제주지역 편의점 수가 포화상태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골목상권 슈퍼는 급감추세다.
17일 오후 제주시 민속오일시장 고객지원센터에서 ‘골목상권 살리기 연구용역 설명회 및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설명회에서 강기춘 제주대 교수가 발표한 ‘골목상권 살리기’ 연구용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0일 현재 제주지역 편의점은 제주시 424개소, 서귀포시 109개소 등 모두 533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개소 당 인구수가 1070명으로 기준을 삼으면 제주지역의 적정 편의점 수는 300개를 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미국이나 일본의 편의점 1개소 당 인구수는 약 2500명, 우리나라의 2010년 기준 1개소 당 평균인구수는 3000명이다. 관광 중심의 강원도도 편의점 1개소 당 평균인구수는 2200명으로 280개소가 있다.
지난해 10월 현재 제주지역 상주인구 57만명과 관광객 700만명을 고려하더라도 편의점은 난립됐다는 분석이다.
제주도는 편의점 연평균 증가율도 전국 증가율 12.7%보다 높다. 제주시 14.5%, 서귀포시 12.5% 등 제주도 전체적으로 14.1%에 이른다.
특히 최근 1년여 사이가 폭증하고 있다. 지난 2010년 346개에서 지난해 10월 현재 533개로 무려 54%나 증가했다.
결국 편의점이 제주지역 유통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편의점이 증가하는 요인으로 강 교수는 “회사원들의 조기 퇴직 증가와 재취업이 어려우면서 소규모 자본으로 할 수 있는 편의점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며 “경제 침체로 다른 자영업에 실패한 사업자들이 편의점을 창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전문적인 지식이 없이 경영이 가능하고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중무휴 24시간 영업에 생필품 중심으로 상품을 갖추고 있고, 공공요금 수납, 현금자동입출금기 설치 등 다양한 생활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용객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처럼 무더기로 생기는 편의점은 결국 출혈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강 교수는 “체인사들이 출점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쟁사의 점포와 출점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 자사의 편의점을 먼저 출점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일부 상권의 경우 다른 체인사의 편의점뿐만 아니라 같은 체인사의 편의점과도 경쟁하게 되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같은 체인사의 마케팅 전략이 동일하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도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반면 골목상권의 점포수는 크게 감소하고 있다. 2007년 9월 1254개소였던 것이 지난해 5월에는 819개소로 435개소(34.7%)가 감소했다.
이처럼 골목상권이 침체된 이유에 대해 상인들은 크게 대기업 편의점 확대와 대형마트의 진출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에 골목상권 육성을 위해 강 교수는 골목상권 상인들에 대한 교육, 각 점포별 컨설팅, 공동마케팅, 자체브랜드 상품 개발, 지역주민 밀착형 서비스 개발을 주문했다.
또한 행정에서는 유통산업발전법 등 제도 개선과 유통업체 총량제 추진 등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골목상권 육성 특별자금 조성으로 사업자에게 저금리로 대출해주고, 가칭 중소유통업활성화추진단을 구성해 실태조사와 컨설팅, 교육, 제도개선 등을 위한 정책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