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인들이 스스로 집을 짓기 시작했다. 콘크리트나 조립식 스틸하우스가 아닌 목조로 된 집이다.
15일 제주도 서귀포시 신효동 고길주(65)씨의 땅에서는 10여명이 모여들어 목수의 가르침을 받으며 목조주택을 짓고 있다. 150여㎡ 남짓한 콘크리트 기초 위에는 나무 기둥을 세우고 벽을 만들었다. 다소 서툴지만 땀을 흘리며 전기톱으로 나무를 자르고 못총과 망치로 못을 박았다.
이들은 지난해 제1기 귀농귀촌 교육과정을 수료한 귀농·귀촌인들이다. 고씨 역시 귀농인이다.
시는 지난해 귀농·귀촌 정착 프로그램 만족도 조사결과 애로사항 1순위인 주거 공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귀농·귀촌 정착지원 핵심 사업으로 집짓기 프로그램을 우선 추진키로 했다.
이에 직접 생활공간을 만들고 수리하는 DIY(Do it yourself)를 활용키로 했다. 그러나 집짓기는 해본 적이 없는 귀농·귀촌인들에게는 힘든 일.
때문에 시는 전문가를 초빙해 귀농·귀촌인들에게 집짓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1기 교육으로 이달 1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총 42일간 294시간의 과정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
교육은 이론과정에 목조주택 개요·자재 기초이론·공구 사용법·현장 자재 재단법 등을, 실습과정에 기초바닥 레이아웃 작업·토대작업 및 벽체조립·인테리어 마감작업 등으로 이뤄지고 있다.
시는 특히 이들이 건축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수료생들이 품앗이로 본인 주택을 신축하도록 하고 있다. 돌아가면서 서로 집을 지어주는 것이다. 단 이 작업도 모두 실습과정이다. 집을 지으면서 실습도 하고 있는 샘이다.
이날도 전문 목수의 지도 아래 고씨의 땅에서 고씨가 살 집을 귀농·귀촌인들이 함께 모여 집을 짓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품앗이로 집을 지어 인건비를 절약한다면 전문가들에게 맡겨 지을 때보다 건축비를 50% 정도 절감할 수 있다.
서귀포시 정혜란 귀농정보담당은 “앞으로 이번 교육에 대한 모니터링 및 성과 분석을 통해 목수인재 양성을 위한 목수학교 운영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귀농·귀촌인들의 고충을 반영한 시책을 추진함으로써 서귀포에서 꿈과 희망의 터전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