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국인관광객 증가세 둔화와 지역 간 연계성 강화 등으로 향후 제주지역 소비유출입 구조가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도민의 도내에서 고급 소비지출할 수 있도록 관련 기반을 구축·강화할 필요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13일 발표한 ‘신용카드 이용실적을 통해 본 제주지역의 소비유출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신용카드 가맹점의 신용카드 총매출액 중 타 지역민이 사용한 비중(소비유입 비중)은 26.8%인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민이 732원을 카드로 소비할 때 타 지역민들은 268원을 소비한 것이다. 이는 세종시(37.8%), 서울(36.8%), 충남(32.8%)에 이은 전국 4번째 이다.
이는 제주도가 섬이라는 지리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주요 내국인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용처는 유통(34.0%), 음식·숙박(30.5%), 오락·문화(10.4%), 여행·교통(4.3%) 등이다.
제주지역의 신용카드 사용액 소비유입 비중은 2009년 22.4%에서 2011년 26.5%로 상승했지만 지난해에 다소 둔화됐다. 이는 최근 내국인 관광객의 증가율이 크게 낮아진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1/4분기 관광객 증가율은 18.6%였지만 3/4분기 5.6%, 4/4분기 6.3%에 그쳤다. 올해 1월에는 오히려 –2.5%를 기록했다. 다행히 지난달에는 2.0%로 상승세로 전환했다.
제주도민이 다른 지역에서 사용한 카드사용액(역외소비)는 19.7%이다. 전국에서 가장 낮다. 제주도민의 역외소비는 2009년 20.2%에서 2011년까지 18.0%로 감소 추세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오름세로 전환했다.
제주도민의 도내 신용카드 사용액 중 가장 높은 것은 유통(22.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연료(21.3%), 음식·숙박(15.6%), 오락·문화(6.9%), 의료보건(6.7%) 등이다. 전국 평균과 비교했을 때 의료·보건, 유통 등의 비중이 낮은 반면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의 비중은 높았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성광진 과장은 “타 지역민 소비가 관광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많이 유입되는 반면 제주도민 소비의 유출은 제한적이어서 서비스업 중심의 지역경제가 발전하는 데 보탬이 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성 과장은 그러나 “지난해부터 제주를 찾는 내국인관광객수 증가율이 크게 낮아진 가운데 지역 간 연계성 확대 등으로 일부 업종에서 제주도민의 역외 소비가 점차 늘어나는 모습이어서 향후 소비유출입 구조가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제주경제를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외부로부터의 소비 유입을 더욱 촉진하는 한편 도민의 타 지역소비는 가급적 제주도내로 전환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민의 고급 소비지출을 역내에서 충족할 수 있도록 고급 의료기관, 고급 쇼핑시설, 고품위 문화시설 등 관련 기반을 구축·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