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이도2동 속칭 ‘막은내’ 지역의 건물들이 내년이면 모두 철거된다.
제주시는 이도2동 1928-28 일대 막은내 지역 8800㎡에 대한 소방방재청의 현장조사가 1월 마무리됨에 따라 조사 면적 중 놀이터 부지 700㎡를 제외한 8100㎡를 재해위험지구로 5일 지정·고시했다.
시가 지난해 시행한 긴급안전점검 및 안전성 검사 용역에서는 이곳 건물 58채 가운데 25채가 철거 또는 전체적으로 보수·보강이 필요한 최하위등급인 D·E등급 판정을 받았다.
이 지역을 정비하려면 건물과 토지를 사들여야 한다. 시는 이사비용을 포함해 93억 원 정도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조만간에 사업계획을 수립한 뒤 소방방재청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 소방방재청은 내년 사업에 포함해 예산을 확보하게 된다.
시는 사업계획 수립을 위해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 실시설계를 해 토지와 건물 매입 등에 나설 계획이다.
토지와 건물 매입을 위해 감정평가기관 2곳을 통해 감정평가액을 산정하게 된다. 이를 통해 시는 지역주민들과 보상협의를 하게 된다.
하지만 감정평가액이 낮게 나왔을 경우 주민들의 수용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시 고윤권 재난관리과장은 “감정평가기관 2곳을 통해 산술평가를 하고 이사비와 함께 보상을 하게 된다”며 “그러나 주민들과 협의가 쉽게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고 과장은 그러나 “지역주민들이 재해위험지구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했기 때문에 주민들도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다소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내년 소방방재청에서 사업이 반영될 경우 상반기 내에 신속하게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제주시 이도2동 속칭 ‘막은내 마을’은 당초 쓰레기 매립장이었다. 당시 제주시는 화북천 지류 일부가 산지천과 합류하는 하천을 막아 쓰레기매립장으로 사용했다. 그래서 ‘막은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쓰레기매립장은 1976년 12월부터 1980년 12월까지 연탄재와 일반쓰레기 등을 매립했다. 그 규모는 길이 1km에 면적 3만2964㎡다. 매립량은 10만4000t에 이른다. 매립 높이는 3~6m로 추정된다.
이후 1984년 전국소년체전을 앞두고 도시환경 개선을 명목으로 하천변 등에 무허가 건물을 짓고 살던 주민 44명이 1981년부터 이곳에서 집을 짓고 살았다. 이후 자연사박물관 인근 하천 주민 16명과 신산공원 인근 하천 주민 9명도 이곳으로 이주했다. 1987년까지 이주는 이어졌다.
1984년 거주가 양성화 되면서 제주시가 이들에게 이곳을 ㎡당 1800원(평당 5940원)에 매각했다. 당시 주민들은 30평 안팎으로 분할해 집을 짓고 살았다.
우선 여러 지역에서 이주해온 44명에 1984년 8월 매각했고, 자연사박물관 인근에서 이주한 16명에게는 그해 12월에 팔았다. 1987년 4월에도 신산공원 인근에서 이주한 주민 9명에도 매각했다.
제주시는 1987년에도 이곳을 매각했다. 하지만 1986년 제정된 폐기물관리법은 사용이 끝난 매립지는 20년 동안 공원, 초지 외에는 건축물을 조성할 수 없도록 명시했다. 지난해에는 법 개정으로 30년으로 그 기간을 강화했다.
이 지역의 문제는 1995년 2월9일 준공된 4층 규모의 주택이 안전진단 결과 사용중지 통보가 내려지면서 시작됐다. 주민들은 제주도의회에 진정서를 내고 재해위험지구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