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정치공학적 계산을 멈추고 8월 30일 안에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 한일 갈등이 격화하는 상홯에서 '조국 블랙홀'에서 허우적거려선 안 된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다.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시절 조 후보자 가족은 사모펀드에 재산총액을 넘는 74억원을 약정하고 10억여원을 투자했다. 이 펀드는 어느 중소기업 지분을 매입해 최대주주가 됐고, 그 뒤 이 기업의 관급공사 수주가 크게 늘었다. 또 부친이 운영하던 사학재단을 자식들이 물려받으면서 빚은 말소하고 채권만 받으면서 상속세는 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부친과 동생이 운영하던 회사의 학교 공사 수주와 부도 및 청산, 새 회사 설립과 재단 상대 소송 등 일반인들로선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절차를 거쳤다. 게다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매우 민감해하는 교육 관련 특혜 시비가 불거졌다. 후보자의 딸은 단 한번의 필기시험 없이 특별전형으로 일류대학과 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에 들어갔다. 고교 2학년생이 대학에서 딱 2주 인턴을 하고선 영어 의학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스펙을 대학
▲ 분양가 상한제는 효과도 있지만 후유증도 적지 않다.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집값 풍선효과나 주택공급 위축 등 분양가 상한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하는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카드를 꺼내들었다. 투기과열지구와 재개발이 진행 중인 아파트단지를 대상에 포함시켰다. 사실상 서울 전역 재개발 아파트가 대상이다. 투기 수요를 차단한다며 재건축 아파트 전매제한 기간을 최장 10년으로 연장하고, 최장 5년의 거주의무 기간도 두기로 했다. 정부는 2017년 ‘8ㆍ2대책’과 2018년 ‘9ㆍ13대책’을 통해 부동산 관련 세금을 무겁게 매기고 주택담보대출 요건을 강화하는 등 ‘수요 억제’ 정책을 폈다. 하지만 효과가 단기에 그치자 지난해 12월과 올해 5월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하며 ‘공급 확대’ 정책을 병행했다. 그럼에도 지난 7월부터 서울 강남 등지의 아파트값이 꿈틀대자 ‘가격 규제’ 칼까지 뽑았다. ‘분양가 상한제’는 말 그대로 직접적인 가격통제다
▲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양국의 새로운 미래를 지향하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아베 총리도 종전기렴일에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자제해야 한다. 두 지도자의 발걸음에 양국의 미래가 달렸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국ㆍ일본 간 경제전쟁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일본은 7일 수출규제 품목 중 하나인 극자외선 감광제에 대한 수출을 허가했다. 수출규제에 나선 지 34일 만이다. 일본은 앞서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ㆍ수출 절차 간소화 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면서 발표한 시행세칙에 절차가 까다로운 개별허가 품목을 추가로 지정하진 않았다. 한국 정부도 이에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8일로 예고했던 전략물자 수출입 고시개정안 의결을 보류했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맞불 차원에서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려던 카드를 일단 칼집에 넣은 것이다. 이제 한일 양국은 지나친 감정 표출을 자제하고 이성적으로 출구전략을 모색할 때다. 미국이 중재에 나설 태세이고, 글로벌 기술 생태계를 망친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는 마당에 일본도 대화를 계속 외면하지 못할 것이다. 양국은 강제징용 배상 판결부터 위
▲ 한국은행은 최근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2.5~2.6%로 추정했다. 3년 전 추계보다 0.3%포인트 낮아졌다. 이런 추세라면 몇년 뒤 1%대로 내려않을 수 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긴요하다. [사진=연합뉴스] 올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1.1%로 발표됐다. 1분기 역성장(-0.4%)에서 벗어났다. 2017년 3분기(1.5%) 이후 7분기 만에 최고치다. 하지만 속내를 보면 문제투성이다. 경제가 점점 저성장 늪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2분기 성장률이 높게 나온 것은 기저효과 때문이다. 실적이 나빴던 1분기와 비교하니 상대적으로 좋아 보였다. 수출과 투자 모두 기저효과 덕을 봤다. 수출은 1분기 3.2% 감소에서 2분기 2.3% 증가세로 돌아섰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도 1분기 마이너스 성장에서 개선된 것처럼 보였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역성장이다. 더 걱정스러운 점은 민간 부문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그 자리를 국민 세금인 재정 지출로 메우는 현실이다. 민간의 성장 기여도는 1분기 0.1%에서 2분기 -0.2%로 뒷걸음쳤다. 반면 정부 기여도는 -0.6%에서 1.3%로 크게 높아졌다. 정부가 적극 돈을 풀
▲ 세계적으로 공유경제에서 가장 활발한 분야는 모빌리티다. 모빌리티 업계와 택시업계의 상생안은 혁신산업의 모델을 제시하는 시금석이다. 이런 면에서 이번 정부 정책에선 혁신 의지가 읽히지 않는다. [사진=연합뉴스] 모빌리티(이동) 플랫폼 사업을 허용하는 택시제도 개편 방안이 나왔다. 정부가 플랫폼 사업자에게 운송면허를 내주고, 해당 사업자는 운행차량 대수를 할당받는 대가로 사회적 기여금을 내야 한다. 정부는 이 기여금을 택시감차 비용으로 활용하며, 택시 총량을 관리한다. 사업자는 운행차량을 모두 직접 소유해야 하고(‘타다’처럼 렌터카는 안 된다), 기사는 택시기사 자격증 보유자만 가능하다. 이쯤 되면 택시회사를 새로 설립하라는 얘기다. ‘혁신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이란 명칭과 달리 기존 택시업계 보호대책에 가깝지 혁신성장 방안으로 보기 어렵다. 규제를 풀기는커녕 진입장벽을 더 쌓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신산업 육성이나 소비자 편익 증진보다 내년 총선거를 의식해 택시업계 표를 더 고려한 것 같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논란의 한 축이었던 타다 입장에선 운행 중인 1000여대
▲ 한국은 정량적인 기준으로 연구성과를 평가한다. 시간이 걸리는 기초연구는 홀대받을 수밖에 없다. 국가 R&D 투자 우선순위를 재점검해야 하는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대다수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우리 과학기술계의 민낯이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은 세계 1위다. 정부와 민간을 합친 R&D 비용 총액은 세계 5위, 인구 1만명당 연구원 수도 세계 3위권이다. 그렇다면 연구개발의 질적 성과 및 혁신가치 창출 성과는? 부끄럽게도 하위권이다. SCI(국제과학논문인용색인)급 논문 게재와 특허등록 건수가 각각 10위, 4위인 반면 연구원 1인당 논문 인용 수는 35위, R&D 투자 대비 기술수출액 비중은 30위에 머물렀다. 투입은 많은데 질적 성과는 별로인 이른바 ‘코리안 패러독스’의 대표적 사례다. R&D 비용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많은데, 왜 일본이 수출규제에 돌입한 반도체 소재ㆍ부품의 국산화는 진전이 없는가. 이 사례를 놓고 국가 R&D 사업 전반을 실증 분석해보자. 학계는 관료주도형 연구통제의 한계를
▲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을 사실상 금수(禁輸) 조치한 것은 한일 양국 기업들을 어려움에 빠뜨릴 것이다. 한일 정부가 대화의 물꾜를 하루빨리 터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이 4일부터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발동했다. 대상은 우리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제조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ㆍ부품이다. 청와대 정책실장 설명대로 ‘일본에서만 수입하는, 우리가 가장 아프다고 느낄 1~3번을 짚었다’고 하니 일본이 마음먹고 한국의 급소를 찌른 셈이다. 한국으로선 설마 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지난해 일본에서 들여온 규제 대상 3개 품목 수입액은 4500억원 정도이지만, 이로 인해 발목이 잡히는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수출액만 176조원이 넘는다. 일본의 이들 소재 세계시장 점유율이 70~90%여서 대체 수입처 찾기도 쉽지 않다. 경제보복 조치까지 동원하며 한일 양국이 정면충돌한 것은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처음 벌어진 비상상황이다.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수출규제에 나선 것은 치졸한 행위다. 그렇더라도 우리 정부의 대응 자세는 무책임하고
▲ 이명박 전 대통령의 '747 공약'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474 경제비전'도 실현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344비전'이 성과를 내려면 과거 정부와 달라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6월 19일 ‘2030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 선포식을 했다. 2030년까지 산업구조의 스마트화, 친환경화, 융ㆍ복합화 혁신을 통해 세계 4대 제조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포식에서 “제조업 4강과 함께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한국 경제는 전통적으로 수출 제조업이 이끌어왔다. 양질의 노동력과 기업의 도전을 바탕으로 섬유ㆍ신발(1970년대), 철강ㆍ기계ㆍ조선(1980년대), 전자ㆍ자동차(1990년대), 반도체ㆍ휴대전화(2000년대) 등 주력산업을 개척했다. 그러나 제조원가 상승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속 전통 주력산업의 경쟁력은 약화되고 신산업이 뿌리내리지 못해 경제 전반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제조업 비전을 논의한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은 지난해 말 문 대통
▲ 새로운 경제 투톱 김상조 신임 정책실장과 이호승 신임 경제수석은 현장의 소리를 경청해 ‘되는 일’과 ‘안 되는 일’을 분명하게 구분해줘야 한다. 그래야 불확실성이 줄어 기업들이 투자에 나선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경제라인 투톱을 전격 교체했다. 현 정부의 핵심 정책기조인 소득주도성장과 일자리 정책을 주도해온 김수현 정책실장, 윤종원 경제수석을 경질한 것이다. 경제실적 부진에 대한 문책 성격이 짙다. 김수현 정책실장은 임명된 지 7개월 만에 물러났다. 윤종원 경제수석도 1년을 채우지 못했다. 문 대통령이 집권 3년차를 맞아 정책 성과를 강조하는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작금의 경제 상황은 자못 심각하다.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마저 7개월 연속 감소세다. 1분기 해외직접투자액이 38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국내 제조업 투자는 10년 만의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각종 규제와 높은 인건비 등으로 투자 매력이 떨어진 한국을 떠나는 제조업체가 늘었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미미했던 월별 취업자 증가수가 올 들어 확
▲ 젊은이들이 문화.스포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기성세대 중심으로 작동하는 경제나 정치외교 활동의 성과는 형편 없다. 젊은이들에게 부끄러워할 일이다. [사진=연합뉴스] 역사는 계속 새로 쓰인다. 냉철한 현실 분석을 바탕으로 미래를 내다보며 준비하고 도전하는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서. 그 일을 이번에 우리 한국인이 해냈다. 나이 스물 이하 젊은이들 21명이 하나로 뭉쳐서. 축구사를 새로 쓴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표팀은 탄탄하고 끈끈한 ‘원팀(One Team)’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7위 팀이 결승에서 10계단 위 우크라이나와 당당히 맞섰다. 슛돌이 이강인이나 ‘빛광연’으로 불리는 골키퍼 이광연이나 인터뷰할 때마다 경기를 뛴 선수들이나 뛰지 않은 선수들이나 한마음으로 뛴 성과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그랬다. 코리아 원팀은 스타플레이어 한둘의 팀이 아니었다. 정정용 감독은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고 벤치에 있던 선수들을 승부처에 과감히 투입했다. 에콰도르와의 4강전에서 후반, 체력이 떨어진 이강인을 주저하지 않고 교체했다. 사실 이번 대표팀은 ‘
▲ 과거에도 경상수지 적자는 있었지만 산업과 기술 경쟁력 강화로 돌파할 수 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우리에겐 경상수지에 얽힌 아픈 기억이 있다. 한국전쟁 이후 최대 국란으로 불리는 1997년 말 외환위기다. 한국 경제의 세계화를 부르짖던 1996년, 선진국 클럽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다며 샴페인을 터뜨렸다. 그러나 경상수지는 사상 최대인 238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듬해 초부터 대기업들이 줄줄이 쓰러지고 금융회사의 외화 차입이 막혀 외화곳간이 비었다.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에 긴급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했다. 아픈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1986년은 한국 경제사에서 기념비적인 해다.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정치와 자본주의 경제체제로 국제무대에 데뷔한 이래 처음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비록 46억 달러 규모였지만, 당시 ‘외채 망국론’이 대두됐고 외채위기가 경상수지 적자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경상수지 흑자는 경사(慶事)였다. 이후 저달러.저유가.저금리의 ‘3저(低) 호황’을 구가하던 경제가 1990년대 들어
▲ 최저임금 인상은 문재인 정부의 크레이드마크이자 딜레마다. 지난 2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시장과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다각적으로 살펴야 할 때다. [사진=연합뉴스] 최저임금위원회가 새로 구성돼 내년 최저임금 심의에 들어갔다. 법상 최저임금 고시 기한이 8월 5일이라서 7월 중순까진 결론을 내야 한다. 그런데 첫 회의부터 경영계는 경제적 어려움을 내세우고,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론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등 기싸움이 팽팽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문재인 정부의 트레이드마크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경제정책의 뼈대로 삼았고,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주도성장을 이끄는 견인차였다. 최저임금위도 이에 보조를 맞춰 2017〜2018년 2년 사이 최저임금을 29% 올렸다. 그런데 최저임금은 받는 쪽에서는 소득이지만 주는 쪽에서는 비용이다. 이런 두 얼굴의 속성 때문에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은 고용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줄이고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부담을 주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고용시장 안의 상시 임금근로자 소득은 개선된 반면 고용시장에서 밀려나는 비정규직 알바 등의 소득은 줄면서 가계소득의 양극화도 심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