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대 대선에서 ‘최선’ ‘차선’도 아닌 ‘차악’을 뽑는 극한 선택을 해야 한다며 한숨을 내쉬는 유권자가 많다. 지금이라도 정책으로 대결하고, 토론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마스크를 벗지 못한 채 생활하기 어언 2년, 또 이렇게 설을 맞는다. 명절임에도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6명까지만 모일 수 있어 일가친척이 모두 만날 수는 없다. 그래도 20대 대선을 한달여 앞둔 시점이라 차례상을 물린 뒤 선거 이야기가 화제로 등장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판은 온갖 의혹 제기가 난무하는 네거티브 일색이다. 대장동 개발 비리와 고발사주 의혹 등 유력 후보들 본인의 사법 리스크와 함께 가족의 신상 문제가 집중 거론되더니 급기야 후보 부인과 후보 본인의 대화 녹취록 공개 파문이 일었다. 그사이 양대 정당 후보들은 서로 ‘내가 더 많이 퍼주겠다’고 경쟁한다. 내세우는 공약들은 좋게 말해 ‘생활밀착형’이지 후보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거대 담론이나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은 찾아볼 수 없다. 이런저런 이유로 토론을 기피
▲ 금리인상 충격은 저신용자, 잇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영업에 애로가 많은 자영업자들이 더 크게 받는다. [사진=연합뉴스]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을 요즘처럼 실감한 적도 없는 것 같다. 달걀은 ‘금란’이 된 지 오래고, 우유·라면·쌀 등 식료품과 갈비탕·백반을 비롯한 음식값이 다 올랐다. 새해 들어선 커피·햄버거값도 인상됐다. 물가 급등세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는 정부 공식통계로도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 10월부터 3개월 연속 3%대였다. 가격변동이 작은 공산품을 포함한 평균이 이렇지 사람들이 자주 구입하는 생활물가 상승률은 4~5%대를 넘나들었다. 2011년 이후 10년 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우리나라만 물가가 오른 게 아니다. 미국은 더 심각하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0%. 1982년 6월 이후 40년 만의 최고치다. 물건값이 올랐을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 물품을 구입하기도 적잖게 어렵다. 대형 쇼핑몰에서 빈 진열대가 자주 눈에 띌 정도다.
▲ 코로나 피해보상 추경은 지원 대상과 규모가 관건이다.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을 충분하면서도 신속하게 단행하는 게 우선이다.[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피해 보상 추가경정예산 편성 문제가 새해 벽두 정치권 화두로 등장했다. 대선을 앞둔 여야 정당과 대선후보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대선 이전 2월 추경 편성 논의가 가시권에 접어든 모양새다. 실제로 2월에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2월 9일 구조조정 자금 마련을 위한 추경안 제출 이후 가장 이른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5조~30조원 액수를 거론하며 추경 편성을 요구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정부 여당간 협의가 먼저 이뤄진다는 전제 아래 논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난색을 보이던 정부 입장에도 변화가 엿보인다. 지난해 말 “추경 편성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던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방역 진행상황, 소상공인 피해와 추가 지원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며 추경 검토 의사를 내비쳤다. 위드 코로나가 후퇴하고 거리두기 및 영업제한 조치가 다시 취해진 상황에서 소상공인 등에
▲ 여야 정당과 대선후보들은 세금으로 지원되는 선거비용을 보전 받을 정도로 부끄럽지 않은 선거 캠페인을 하고 있는지 자문해야 할 것이다. [사진=뉴시스] 새해가 밝았다. 가장 큰 정치적 이벤트인 20대 대통령선거가 두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민들 마음은 불편하다. 역대급 비호감 후보들을 놓고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런 대선은 없었다. 과거에도 흑색선전이나 폭로 비방전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후보 본인의 사법 리스크와 함께 가족의 신상 문제가 집중 거론되는 네거티브 선거는 처음이다. 여야 유력 후보의 잇단 실언과 발뺌 발언은 국민의 정치혐오를 부채질한다. 정책 경쟁과 토론은 실종되고 인신공격이 난무한다. 부동산 정책이든, 코로나19 대책이든, 대장동 의혹 규명 특검이든 모든 것이 표의 유불리로 계산돼 공방을 벌이며 국민 혼란을 가중시킨다. 급기야 국민의 절반 이상이 여야 유력 대선후보의 교체를 원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길리서치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의 교체 필요성을 묻자 ‘필요하다’는 응답이 56.6%에 이르렀다. 지지층의 생각과 달라
▲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경제의 정치화’ 현상이 심해질 것이다. 선거용 지적을 받는 사업이나 정책을 재검토해야 하는 이유다.[사진=뉴시스] 2022년은 정치ㆍ경제ㆍ사회적으로 불확실성이 매우 큰 해다. 사회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중증환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지 47일 만에 거리두기가 다시 강화되고 영업시간이 제한되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짙어지고 소비가 둔화되고 있다. 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리스크도 심각하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하며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둔화하고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압박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우려하는 미국 등 주요국들이 코로나 경제위기 상황에서 풀었던 유동성을 회수하는 통화 및 재정 긴축에 돌입했다. 경제ㆍ사회적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좀 있더라도 정부와 국회가 제대로 일을 하면 경제가 굴러가고 사회도 안정된다. 그런데 2022년 정치 일정과 그에 따른 불확실성은 경제ㆍ사회적 리스크를 더 키울 가능성이 없지 않다. 선거철이면 선심성 포퓰리즘 공약이 난무하며 리스크를 키우는데 내년에는 큰 선거를 두
▲ 5차 대유행을 극복하고 위드 코로나로 복귀하기 위해선 정부가 더 분발해야 한다. 관건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손실보상 대책이다.[사진=연합뉴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45일 만인 12월 16일, 결국 회군 조치가 취해졌다. 18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사적 모임 인원이 4명 이내로 줄고, 식당ㆍ카페ㆍ영화관 등의 영업시간도 밤 9~10시로 제한된다. 11월 말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다”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도 “병상 확보 등의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거리두기 조정 방안을 발표하며 “일상 회복의 길에서 ‘유턴’이나 ‘후퇴’가 아니라 변화되는 상황에 따라 필요한 속도조절”이라고 밝혔다. 방역ㆍ의료 대응 역량을 재정비하는 등 전열을 다진 뒤 위드 코로나로 복귀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하지만 16일간 ‘일시 멈춤’으로 일상 회복을 재개할 수 있을 정도의 상황이 조성될지는 불투명하다. 당장 위ㆍ중증 환자 치료를 위한 병상과 의료인력 확보가
▲ 자영업자의 손실을 보상하는 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그렇다고 피해 실태 등을 구체적으로 추산하지 않고 25조, 50조, 100조원을 지급하겠다고 공언하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 [사진=뉴시스] 대통령선거를 석 달 앞두고 정치권에서 소상공인 자영업자 손실보상금 지급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25조원에서 시작된 재난지원금 지급 경쟁은 50조원을 거쳐 100조원으로 ‘곱절 게임’ 단계에 들어섰다. 코로나19 사태로 생계난에 허덕이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겐 반가운 소식이겠지만, 막대한 재원 마련 방안은 제시되지 않아 표를 노린 말잔치에 그칠 공산이 적지 않다. 활시위는 10월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당겼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1인당 25만원씩 25조원 규모 재난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보편적 재난 지원 대신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맞춤형으로 해드리겠다”며 대통령 당선 후 소상공인 자영업자 손실보상에 5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아 고심하던 이 후보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카드를 철회하는 대신 윤 후보를
▲ 코로나 사태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다. 확진자 및 중환자가 급증하는 고비마다 청와대가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사진은 서울특별시립 서북병원에 마련된 이동형 음압병실을 준비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국내에서도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발생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전파력이 강하고 기존 백신을 뚫고 감염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사망자가 급증하는 판에 오미크론 변이까지 가세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치달을 수 있다. 확진자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한달 만인 12월 1일부터 5000명대로 불어났다. 위·중증 환자 수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사망자도 급증했다. 서울지역 중환자 전담 병상가동률이 90%를 넘어서는 등 치료 능력도 한계에 이르렀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나온 이상 방역틀을 재정비해야 한다. 남아공화국에서 오미크론이 급속 확산하는 데 1~2주밖에 걸리지 않았다. 국내 확산 차단이 시급하자 정부가 사적모임 인원 제한 등 4단계에 준하는 거리두기 조치를 취했지만 보완할 점이 적지 않다. 우선 지난해부터 전문가들이 제안한 대로 수도권 넓은 공터나 운동장, 체
▲ 은행은 정부 지분이 없어도 금융기관으로 불린다. 공공성이 강해서다. 금융당국이 금융의 탐욕적 속성과 실수요자의 어려움을 꼼꼼하게 살펴야 하는 이유다.[사진=뉴시스] 올 들어 3분기까지 쌓인 순이익이 지난해 1년치보다 훨씬 많은 업종이 있다. 혁신 제품을 만들거나 기발한 서비스를 하는 기업이 아니다. 돈을 맡아주고, 맡은 돈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며 생기는 이자차익(예대마진)으로 수입을 올리는 은행들 이야기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을 보면 올 들어 19개 국내은행의 3분기까지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15조5000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율이 50.5%,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12조1000억원)보다도 3조4000억원(28.1%) 많다. 이런 대단한 실적은 대출자산이 불어나 이자차익이 급증한 덕분이다. 3분기에 이자이익으로만 11조6000억원을 거둬들였다. 지난해 3분기보다 1조3000억원 많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된 이자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9000억원 불어난 33조7000억원.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간 이자이익은 45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은행들의 &lsq
▲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로 많은 이들이 어려움에 빠졌다. 대선 후보들이 세금 정책을 '표심 잡기' 수단으로 삼아선 안 된는 이유다. [사진=뉴시스] 국세청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고지서가 22일부터 발송되면서 대선후보들과 여야 정당의 부동산 세금 논쟁이 가열됐다. 후보들은 종부세와 양도소득세 등을 놓고 다른 처방을 내놓았다. 집값 급등과 전세대란 등 부동산 문제가 내년 3·9 대선의 쟁점인 만큼 부동산 세금 논쟁은 대선 정국을 계속 달굴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부동산 불로소득 타파를 명분으로 국토보유세 신설을 약속했다. 모든 토지에 세금을, 비싼 땅일수록 더 많이(누진세) 매기면 토지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낮아져 부동산을 시장에 내놓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종부세 전면 재검토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종부세를 중장기적으로 재산세에 통합하거나 1주택자에 대한 면제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두 후보의 공약 모두 부동산 세제의 골격을 바꾸는 사안으로 벌써 증세 및 감세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국토보유세 신설은 모든 토지가 과세 대상인 만큼 조세저항을
▲ 요소수 대란과 같은 문제는 다른 소재 분야에서도 터질 수 있다.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점을 통합 관리할 체계를 서둘러 갖춰야 할 것이다. [사진=뉴시스] 요소수와 요소에 대해 정부가 11일 긴급 수급 조정조치를 취했다. 이제 요소수 판매업자는 주유소에만 납품해야 한다. 차량용 요소수 판매는 승용차의 경우 한번에 10L, 화물차ㆍ승합차ㆍ건설기계ㆍ농기계는 30L로 제한된다. 요소수 구매자는 제3자에게 재판매할 수 없고, 요소와 요소수 수출도 금지된다. 중국발 요소 품귀 사태로 요소를 원료로 만드는 경유차 연료 첨가제인 요소수 대란이 발생하자 정부가 유통망 관리에 나섰다. 정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국내 생산량을 대폭 늘리면서 유통을 관리한 지난해 마스크 대란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요소수 대란의 경우, 중국의 요소 수출 재개 등 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 요소수 대란을 해결하려면 긴급 수급 조정조치 외에도 물량을 조속히 여유 있게 확보해야 한다. 중국에 묶여있던 1만8700톤(t) 요소의 수출 절차가 진행될 것임을 확인한 건 다행이다. 하지만 정부가 지금까지 추가 확보한 요소수는 2~3달 사용할 수 있
▲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데, 여당 후보는 수십조원 재난지원금을 주자고 한다. 금리를 올리고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정부의 정책과도 배치된다. 조율이 필요할 때다. [사진=뉴시스] 월급 빼고 모든 게 올랐다. 달걀과 쇠고기ㆍ돼지고기 등 농축산물부터 라면ㆍ빵을 비롯한 가공식품, 기름값과 전기요금, 전셋값 등 가계에 부담을 주는 품목이 거의 다 올랐다. 화물트럭 등 경유차의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는 데 필요한 요소수까지 품귀 현상을 빚으며 가격이 급등했다. 또한 은행의 대출금리도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어느새 5%대 중반에 이르렀다. 물가는 느낌으로만 뛴 게 아니다. 정부 공식통계도 마찬가지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3.2%)은 9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특히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지수 상승률(4.6%)은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다. 최근 물가 상승은 정부가 손쓰기 어려운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대란의 요인이 작용했다. 그렇다고 ‘일시적 상승이라 곧 안정될 것’이라며 원자재 확보 등 대응을 소홀히 한 정부가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전셋값 상승이나 8년 만의 전기요금 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