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한의 기술과 자본력, 북한의 지하자원과 노동력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내면 '한반도 경제공동체'의 초석이 세워질 수 있다. [사진=뉴시스]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 번영을 이룩하기 위하여 10ㆍ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해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하였다.” 판문점선언의 남북간 경제협력 관련 부분이다. 애초 4ㆍ27 정상회담에선 경제협력이 의제로 잡히지 않았다. 남북경협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풀려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남북경협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만큼 북한이 남북경협에 적극적이었다는 방증이다. 정상회담 때 문 대통령이 “북측을 통해 백두산에 가보고 싶다”고 하자 김 위원장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게 우리 교통이 불비(不備)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고 응답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평창올림픽에 다녀온 분에게 들었다며 “고속열차가 좋다고 하더라&r
서울의 대표적 오피스타운인 시청역 일대. 점심시간이면 근처 식당과 카페는 가벼운 옷차림에 회사 출입증을 목에 건 직장인들로 북적인다. 대한항공 빌딩도 부근에 있다. 그런데 거기 다니는 직원들 상당수는 출입증을 풀어 호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대한항공 직원이라는 것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 무엇이 이들 직원들에게 회사 로고가 새겨진 출입증을 감추게 했나. 바로 그 회사 오너 일가의 상식을 벗어난 갑질 행위다. 이는 ‘대한’ 명칭과 태극 문양 로고가 새겨진 국적 항공사 비행기를 타고 글로벌 용어로 승격했다. 외신들이 앞다퉈 ‘chaebol(재벌)’과 ‘gapjil(갑질)’이란 단어까지 소개하며 한국 재벌 일가 특유의 특권의식을 지적하는 바람에. 대기업 오너 일가의 갑질 행위는 심각한 ‘오너 리스크’로 작용한다. 열심히 일하는 일반 직원들의 근무의욕을 저하시킴은 물론 기업가치도 떨어뜨린다. 물벼락 갑질 행위가 외부에 알려지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대한항공 및 계열사의 주가가 급락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대기업 오너 일가의 갑질 행위는 재벌의
고용 쇼크가 두달째 계속됐다. 3월 취업자 증가폭도 2월에 이어 10만명대에 그쳤다. 3월 실업률(4.5%)은 17년 만의 최고치, 청년실업률(11.6%)은 2년 만의 최고치다.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하며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판까지 설치했는데 고용 상황이 개선되기는커녕 악화하고 있다. 통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2월에 이어 3월 고용동향이 던진 메시지는 의미심장하다. 두달 연속 취업자 증가폭이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에 머문 것은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의 방향이 잘못돼 있다는 방증이다. 취업자가 어디서 어떻게 줄었는지 분석하면 고용정책 기조의 문제점은 바로 드러난다. 산업별로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 아파트경비원이 포함된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등에서 감소했다. 영세 자영업 상인이 다수인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에서 3월에만 11만6000명 줄었다. 근로형태로 보면 임시직과 일용직이 감소했다. 인건비 상승에 취약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여건이 불안한 근로계층에서 집중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추운 겨울도 아니고 봄이다. 정부로선 수출이 잘 돼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진단하
환율 하락세가 심상찮다. 2월 이후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한때 달러당 1050원선이 위협받았다. 2014년 10월 이후 3년 4개월만에 최저 수준이다. 시장에선 하반기에 1000원 아래로 내려가고, 자칫 900원대도 흔들릴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온다. 3월 수출이 515억8000만 달러로 역대 같은 달 최대이고, 국제수지가 74개월 연속 흑자이니 원화강세(환율 하락)가 그리 이상한 것은 아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등 한반도 비핵화 진전 분위기와 40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외환보유액도 환율하락 압력 요인이다. 환율은 경제변수에만 영향을 받지 않는다. 경제외적 요인도 작용한다. 가장 주목받는 외곽 요인은 4월 중 발표될 미국의 환율보고서 영향설이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부담 때문에 외환 당국이 시장 개입을 자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점이다. 이는 최근 한국과 미국 간 환율 협의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과 함께 진행됐던 터라 설득력을 더한다. 국내 외환시장에는 불확실성과 그로 인한 불안감이 존재한다. 한미 FTA 개정 협상 때 미국이 환율조작 금지를 과도하게 요구한 사실이
한국과 미국 간 현안을 둘러싸고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한국은 순진하고 미국은 지극히 계산적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이 타결됐다고 발표해서 끝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미국이 잇달아 딴죽을 걸고 나서면서 삐걱거리는 모습이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3월 26일 한미 FTA 개정 협상 결과를 발표한 이후 미국의 반응이 묘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만 해도 “위대한 합의”라고 치켜세우더니만, 하루 만에 “북한과의 협상이 타결된 이후로 미룰 수 있다”고 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한미 FTA와 환율을 연계하는 문제를 놓고 “(FTA) 하위 협의에 넣었다” “철강관세, 환율, FTA 개정이 독립적이지만 한미 통상관계를 정의한다”는 등 패키지로 협상했다고 주장했다. USTR이나 백악관 통상 관계자의 환율 연계 주장은 FTA 개정 협상 결과에 대한 미국 내 평가가 그리 좋지 않자 이를 불식시키려는 국내용 발언으로 보인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하려
금리인상이 거역할 수 없는 상수(常數)가 됐다. 벌써 연내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연 6%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진 판에 한국도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2008년부터 이어져온 초저금리 시대가 저물고 있다. 가계와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들은 직면한 금리정상화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21일(현지시간) 석달 만에 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1.50~1.75%)가 한국 기준금리(1.50%)보다 높아졌다.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은 2007년 8월 이후 10년 7개월 만이다. 당장 국내에 들어온 외국자본의 이탈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외국인 투자는 국가간 금리 차이뿐만 아니라 거시경제 상황과 기업 실적, 환율 등 여러 변수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22일 금융시장에서 염려했던 금리역전 쇼크는 없었다. 주가는 오르고 국고채 등 채권금리도 소폭 하락(가격은 상승)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우리보다 경제규모가 크고 국제 신인도도 좋은 미국의 금리가 더 높으니 국제금융시장의 단기부동자금은 그리로 흐를 게다. 금리 차이
고용 쇼크다. 2월 취업자 증가폭이 10만명을 간신히 넘겼다.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 방향에서 연간 취업자 증가폭을 지난해(32만명)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몇만명도 아닌 20만명 넘게 목표에 미달한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정부는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한 한국GM과 중소 조선사들의 인력 구조조정, 이상 한파 등 특이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한다. 과연 그뿐일까. 최저임금 적용 근로자가 많은 도ㆍ소매업과 숙박ㆍ음식업 등에서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감소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실업급여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정밀 분석해 진짜 원인을 밝혀내자.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이 큰 것으로 드러나면 2020년으로 공약한 1만원 도달 시점을 조정해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동요부터 진정시켜야 할 것이다. 다급해진 정부가 15일 청년 일자리 대책을 내놨다.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의 실질소득을 연 1000만원 정도 늘려주는 게 핵심이다. 소득세를 면제하고, 목돈 마련을 도와주며, 주거비를 싼 이자로 빌려준다. 중소기업에는 청년을 추가 고용할 때 지원하는 장려금을 늘리기로 했다. 국민 세금인 재정 투입과 세금 감면을 통해
한반도에 빠른 속도로 봄이 오고 있다. 날씨만이 아니라 전쟁위기설까지 나돌았던 안보 전선에도. 4월말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5월에는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 김정은 북한 노동위원장의 깜짝 제의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격 수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가 놀랐다. 외신들은 ‘대사건’ ‘중대 변화’라고 평가했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급히 통화했다.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이 성사 단계에 이른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진정성과 한반도 운전자론이 통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체제 보장을 원하는 북한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지렛대로 삼으려 들겠지만, 정상회담을 앞둔 사전 접촉과 회담 결과에 따라 비핵화에 이어 65년간 이어져온 한반도 휴전 상태를 종식시키는 북미평화협정 체결에 이를 수도 있다. 한반도 정세가 지금까지와는 전혀 결이 다른 새로운 차원으로 접어드는 것이다. 정부는 차분하고 냉철하게 정상회담과 그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한 이산가족 상봉 재개 및 문화ㆍ스포츠 교류가 우선 거론되겠지만, 정상회담이 순항하면 남북경협 확대로 초점이 모아질 것이다. 국제사
법정 근로시간을 주당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2월 28일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가 관련 논의를 시작한지 5년 만에 결론냈다. 이로써 장시간 근로 관행에 제동을 걸고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 확립과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릴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일을 덜 하는 만큼 근로자의 월급봉투는 얇아질 수 있다. 기업으로선 생산량을 유지하려면 추가로 고용해야 한다. 어떤 제도 변화든 볕과 그늘이 따른다. 근로자의 노동과 그에 대한 기업의 대가(임금)와 관련되는 것이라 더 그렇다. 공무원에만 적용돼온 법정공휴일 유급휴무 제도를 민간으로 확대하는 ‘빨간날 평등법’에 대해 노동계는 환영하지만 중소기업계는 유감을 표시한다. 이는 모든 근로자들이 공휴일에도 돈을 받고 쉴 수 있게 하자는 ‘보편적 휴식권’ 보장이다. 하지만 휴일에도 못 쉬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인력이 부족한 소기업들로선 비용 부담이 커진다며 부담스러워한다. 최대 쟁점이었던 휴일근로수당의 중복할증을 인정하지 않고 현행대로 통상임금의 150%를 유지하기로 한 데
철강업계가 단단히 화가 났다. 2월 21일 한국철강협회 정기총회에서 철강사 대표들은 정부에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미국이 36년 만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들고 나와 매기겠다는 세율 53%의 관세폭탄이 현실화하면 대미(對美) 수출이 사실상 막히는데 정부는 그동안 뭘 했느냐며. 업계는 2016년 미국 상무부가 포스코 열연강판에 반덤핑관세를 부과했을 때부터 정부가 적극 대응해야 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나, 문재인 정부나 이렇다 할 대비를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수입 철강이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라고 지시했고, 그 결과가 올 초 나올 예정이었는데도 정부가 미적대며 골든타임을 놓쳤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국에 대한 통상압박은 전방위적이다.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에 이어 설 연휴 기간에는 철강ㆍ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고관세를 예고했다. 미 무역위원회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특허침해를 조사 중인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까지 비상 상황이다. 미국의 연쇄적인 통상압박에 마땅한 대응 방안을 찾지 못한 우리 정부로선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방침이지만 실익이 없다는 점
시장은 명분이나 당위성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를 새해 벽두부터 불어닥친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이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최저임금의 파격적 인상은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의 대표 정책으로 추진했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내수를 증대시키는 분수효과를 일으켜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리란 논리였다. 그러나 시장은 거꾸로 갔다. 경비원이나 미화원 등 취약계층이 혜택을 받기는커녕 있던 자리에서 밀려났다. 시간제 아르바이트가 무인주문기로 대체되며 줄어들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벌이가 시원찮은 판에 인건비 부담이 늘었다며 불평이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이냐’는 항변이 나왔다. 정부 여당은 현장의 하소연을 경청하기보다 시간이 지나면 문제가 해소되고 정책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자영업자들이 어려운 것은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올라서가 아니라 임대료가 높아서라고 강변했다. 상가 임대료 인상을 억제하고 카드 수수료를 낮추겠다고 했다. 국민 세금으로 민간기업 임금을 대주는 초유의 최저임금 보전용 예산(일자리안정자금 3조원)까지 마련했다. 신청이 저조하자 ‘홍보 부족’이라며 공무원들이
▲ 남북한 선수들이 끌어낼 평화의 메시지 효과는 값어치를 따지기 어렵다. 평창올림픽 기간만이라도 정쟁을 피해야 하는 이유다. [사진=뉴시스] 비록 발바닥 부상으로 준결승에서 기권했지만, 메이저 테니스대회 4강에 오른 정현 선수에게서 우리는 한국인의 자긍심을 느꼈다. 세계 수준의 실력과 기록, 유창한 영어와 재치있는 언변, 상대선수를 존중하는 매너에서 기성세대와 다른 당당한 젊은 세대의 유전자(DNA)를 발견했다. 평창올림픽에서도 그에 버금가는 선수들의 활약을 볼 수 있으리라. 평창올림픽은 각종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만 뛰는 게 아니다. 대회를 원활하게 진행해야 할 올림픽조직위원회와 자원봉사단에서부터 스폰서를 맡은 기업, 대회에 참관하는 각국 정상들과 주요 인사들을 맞는 정부, 경기장을 찾아 응원하는 국민에 이르기까지 온 나라가 동참하는 국가적 행사다. 먼저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외국 선수단과 관람객을 맞는 것은 LG전자가 배치한 로봇이다. 8개 외국어를 구사하도록 인공지능(AI) 음성인식 플랫폼을 탑재했다. 보행 로봇 ‘휴보’가 성화 봉송주자로 나선 데 이어 음료서빙 로봇이 등장하고 로봇스키대회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