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 집값 등이 민생고를 심화시키고 있다. 청와대부터 위기의식을 갖고 변해야 할 때다. [사진=연합뉴스] 답답하고 참담하다. 일상생활인 의식주(衣食住) 가운데 두 핵심 과제, 식과 주가 위협받고 있다. 8월 고용지표는 외환위기 이래 최악이다. 9월 취업자 증가는 마이너스일 거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일자리를 못 구해서, 일터에서 쫓겨나는 판에 생활물가는 오르니 소득이 줄고 먹는 일이 걱정인데, 청와대는 “경제체질이 바뀌면서 수반되는 통증”이라며 기다리란다. 집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 1년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16.4% 치솟았다. 평균가격이 7억원을 넘어섰다. 2분기 도시근로자 가구 연평균 소득(6000만원)의 10배도 넘는다. 서울 집값이 뛰며 여파가 수도권으로 확산됐다. 부지런히 일하고 저축하면 내 집을 장만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앗아갔다. 종합부동산세 더 올리고 대출 틀어막겠다는 9ㆍ13 대책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벌써 8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재임 16개월 동안 두달에 한번꼴로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그런데 여기 눌렀다가 아니면 저기 누르는 두더지 잡기식 수요억제책 위주라서 효과는커녕 매물 품귀
▲ 서울 서초동 아파트값이 평당 1억원을 넘나든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이들이 희망을 갖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까. 합리적인 정부 정책이 필요할 때다. [사진=연합뉴스] 곧 추석인데 치솟는 물가가 무섭다. 채소와 과일값 오른 거야 날씨 때문이지만, 서울 아파트값 급등세는 상당 부분 인재(人災)다. 적절한 선제적인 정책으로 시장을 안정시켜야 할 정부와 집권 여당이 갈팡질팡하거나 중구난방으로 떠들어댄 결과다. ‘관재(官災)’와 ‘정재(政災)’의 합작품이라는 것이다. 어이없는 일이 한둘이 아니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신규 주택공급을 검토 중인 경기도 과천 등 후보지 8곳을 공개했다. 주택공급 후보지는 사전 유출시 해당 지역에 대한 투기와 땅값 폭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극도의 보안을 지켜야 할 ‘국가적 기밀’임에도 신 의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라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국토교통부가 유출 경위를 조사하고, 신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배제됐다지만 이미 해당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도 탁상공론에 오락가락한
▲ 1기 내각은 정책 집행의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 2기 내각은 다른 길을 가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8월 30일 5명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단행했다. 후보자 검증이 끝나지 않은 부처(환경부 거론) 장관 한자리도 곧 바꾸겠다고 예고했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취임 이후 최저치로 하락한 상황에서 민심을 다독이고 국정 추동력을 다시 확보하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개각의 키워드가 ‘심기일전’과 ‘체감’임을 강조했다. 정부 출범 2기를 맞아 새로운 마음으로 새출발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자는 의미라고 했다. 개각 대상을 보면 정책추진 과정에서 혼선과 논란을 빚은 부처의 장관들로 바꿀 사람을 바꾼 개각이다. 오히려 6ㆍ13 지방선거 직후 했어야 할 일이 늦은 감이 있다. 이제 관건은 2기 내각의 능력 발휘와 실적이다. 심기일전이야 청와대와 내각이 의당 해야 할 일이고, 체감은 국민 몫이다. 책상에 앉아 서류를 그럴싸하게 꾸민다고, 구호를 크게 외친다고, 진보-보수 등 진영 논리에 기댄다고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현실에 기반한 실질
▲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전략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은 채 무조건 기다려 달라고 말한다. 이는 국민을 희망고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진=뉴시스] 애써 그런 모습을 언론에 공개할 때부터 걱정스러웠다. 문재인 정부 경제라인의 투톱-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엇박자를 내지 않고 잘 해낼지에 대한 의구심이 컸던 지난해 6월 21일, 장하성 실장이 서울 세종로 부총리 집무실을 찾았다. "경제정책은 부총리가 중심을 잡고 이끈다. 과거에는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주요 경제정책을 결정했지만, 새 정부에선 부총리가 경제의 중심이라는 것을 국민께 알려드리기 위해 부총리 집무실로 왔다(장하성 실장).” “거시지표가 호전되는 기미가 보이지만 체감경기나 고용시장은 어려운 이중적인 상황이다. 경제팀은 서로 이야기하면서 국민을 위해서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현안점검회의를 통해 일관되게 해나가야 한다. 경제팀이 한목소리 내고, 토의와 논쟁을 벌이며 방향을 정할 것이다(김동연 부총리).” 상징적인 모습과 발언이라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거기까지였다. ‘경제운영에 한치의 빈틈
▲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세무조사 면제 대책은 전형적인 미봉책이다. 이들을 상습적 탈루집단으로 오인케 할 뿐만 아니라 법의 공정성을 저해한다는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 대책으로 세무조사 면제카드까지 꺼내들었다. 국세청은 16일 전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87.0%인 569만명에 대해 내년 말까지 세무조사를 면제한다고 발표했다. 사업자가 제출한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신고내용 등에 대한 확인(사후 검증)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국세청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세무검증 걱정 없이 사업에만 전념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자연재해나 조선 경기 침체로 인해 특정 지역의 세금납부나 세무조사 등을 유예한 적은 있지만 이번 같은 전국적인 세무조사 면제 조치는 처음이다. 세무조사 면제는 범정부 차원에서 마련 중인 자영업자 지원종합대책의 하나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주축인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가 내년 최저임금 인상 결정과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불복을 선언한 데 이어 29일 항의집회를 열기로 하자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마련한 정치적 결정이다. 자영업자 지원 대책으
▲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총수들을 만나 투자 등을 요청하는 것을 두고 '투자 구걸'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하지만 대기업의 투자계획 발표는 국내 투자를 살려주는 마중물 역할을 할수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그룹이 2020년까지 3년 동안 18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투자와 일자리를 늘려달라고 당부한 지 한달,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삼성전자 평택공장에서 이 부회장을 만난 지 이틀 만의 화답이다. 이로써 삼성을 비롯해 현대차, SK, LG, 신세계 등 5대 그룹이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규모는 총 311조원이 됐다. GDP(약 180 0조원)의 17.3%에 해당하는 큰 규모다. 문 대통령과 김 부총리가 재벌 총수들을 만나 투자와 일자리 확대를 요청하는 것을 두고 ‘투자 구걸’ ‘팔목 비틀기’와 같은 표현이 등장하며 논란이 일었다. 국정농단 사태로 재판 중인 총수를 만나는 것 자체가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정 기업에 대한 투자ㆍ고용 독려나, 여기에 답하는 형식 모두 자연스
▲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광화문 호프집에서 시민들과 대화했다. 이 자리에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유증이 거론됐다. 여론을 청취한 대통령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 궁금하다. [사진=연합뉴스] 너무 덥다. 그러나 경제는 냉골이다. 2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7%에 그쳤다. 투자가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소비 증가세도 부진한 탓이다. 버팀목인 수출마저 근근이 증가세를 유지했다. 투자와 소비, 수출 등 주요 지표에 경고등이 켜졌다.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낮춰 잡은 연간 2.9% 성장도 버거워 보인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통계에서 특히 주목할 대목은 투자 감소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둘 다 큰폭으로 뒷걸음쳤다. 기업 경영자의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7월 90.7로 17개월 만에 최저치인 점도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기 힘든 환경임을 말해준다. 민간소비 또한 2분기에 0.3% 늘어나는 데 그쳐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소비의 주체인 가계 형편을 보여주는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1.0으로 전달보다 4.5포인트 하락하며 탄핵정국 때와
▲ 문재인 정부의 국정 지지율이 큰폭으로 하락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중도층이 등을 돌린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5주 연속 미끄럼을 탔다. 리얼미터의 6월 셋째주 조사에서 둘째주보다 6.4%포인트 낮은 61.7%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최대 낙폭이다. 직군별로 볼 때 특히 자영업에서 가장 크게 12.2%포인트 하락했다.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며 승승장구하던 게 한달여 전인데 여론이 급변한 것이다. 한국갤럽의 조사결과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 이유로는 ‘외교 잘함’ ‘북한과의 대화 재개’ ‘대북ㆍ안보 정책’ 등이 꼽혔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경제ㆍ민생 문제 해결 부족’ ‘최저임금 인상’ 등이 거론됐다. 두 기관의 조사 모두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특히 한국갤럽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묻자 45대31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지난해 7월 최저임금 인상 결정 이후
급기야 소상공인들이 거리로 나설 태세다. 지금 같은 최저임금 정책기조라면 법을 위반할 수밖에 없다며 “나를 잡아가라”는 구호를 외쳤다. 소상공인연합회가 내년 최저임금 기준을 따르지 않겠다는 모라토리엄(불이행)을 선언했다. 편의점가맹점협회는 전국 동시 휴업카드를 들고 나왔다. 소상공인들은 5인 미만 서비스업, 10인 미만 제조업을 꾸리는 사업주다. 영세 자영업자가 대다수다. 이들이 불복 선언을 하고 나선 것은 절박감의 표현이다. 올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이미 한계에 달했는데, 더 오르면 생존 자체를 위협받을 수 있다고 여겨서다.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자는 요구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사용자 측 위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친(親)노동계 공익위원들의 반대로 부결되자 위기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충격파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만 미치는 게 아니다. 저소득층 일자리와 소득을 줄이는 부작용을 빚고 있다.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 연속 취업자 증가폭이 10만명대 이하에 머문 가운데 최저임금에 민감한 도소매업과 음식점, 10~20대 아르바이트와 임시ㆍ일용직 일자리가 감소했
▲ G2의 무역전쟁 돌입으로 자유무역주의에 기반한 교역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엔 좋은 소식이 아니다. [사진=뉴시스] 끝내 세계 경제 1ㆍ2위 국가, 미국과 중국이 정면충돌했다. 미국은 6일 0시 1분(현지시간)을 기해 중국산 수입품 340억 달러 규모의 818개 품목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했다. 160억 달러어치, 284개 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도 2주 내로 예고된 상태다. 중국도 되받아쳤다. 미국산 수입제품 340억 달러 규모의 545개 품목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했다. 농산품과 자동차, 수산물이 주된 대상이다. 화학공업제품과 의료설비, 에너지 등 160억 달러어치, 114개 품목에 대한 보복관세도 미국의 후속 움직임에 따라 매겨진다. 무역전쟁에선 양국 모두 피해를 보기 마련이다. 미국이 수입하는 중국 공산품은 추가 관세만큼 오를 것이다. 미국산 대두와 돼지고기에 대한 중국의 보복관세 또한 콩기름과 육류 가격을 올릴 것이다. 결과적으로 양국 소비자 모두 부담이 커진다. 일자리와 경제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이를 모를 리 없는 미중 양국이 무역전쟁을 불사하는 데는 이유와 배경이 있다.
▲ 규제를 혁신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장관이 직접 나서 이해관계자를 설득하지 않으면 국민이 체감할 만한 규제개혁안을 만들 수 없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6월 27일 청와대에서 주재하려던 회의를 “답답하다”며 연기했다. 회의 시작 3시간 전 급작스레 결정된 연기 대상은 10여개 부처가 5개월여 준비했다는 현 정부 두 번째 규제혁신점검회의. “민간의 눈높이에서 볼 때 미흡하다”는 이낙연 총리의 건의를 받아들였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청와대는 ‘연기’라는 표현을 썼지만, 함께 전한 대통령 발언으로 볼 때 ‘퇴짜’ 놓은 것이다. 대통령이 관련 부처 장관들에게 전달하고픈 메시지에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속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규제혁신은 구호에 불과하다” “우선 허용하고 사후에 규제하는 네거티브 방식 도입에 더욱 속도를 내달라” “이해 당사자를 10번이든, 20번이든 찾아가서라도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이 장관에게 전한 메시지 더욱 과감하고, 실질적이며, 속도감
▲ 한국경제에 필요한 것은 규제혁파와 혁신성장이지 무리한 재정확대가 아니다. 지금 당ㆍ정ㆍ청이 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숙고해 봐야 한다.[사진=뉴시스] 7월부터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무제도에 대해 정부가 6개월간 처벌을 유예하는 계도기간을 두기로 했다. 고용현장에서 혼선을 빚자 시행을 불과 열흘 앞둔 20일 당ㆍ정ㆍ청이 한국경영자총협회의 건의를 수용하는 형식을 취했다.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7월 1일 강행 방침을 고수하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나섰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시행해 보고 보완할 부분이 있으면 보완하겠다”며 강행 의지를 밝혔다. 무책임한 발언이다. 국민을 정책 실험 대상으로 삼느냐는 불만이 나올 만하다. 국회가 주 52시간 근무를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처리한 것이 지난 2월 27일인데, 그동안 뭘 하고서 ‘시행 이후 보완’을 말하는가. 고용 현장에선 부서 회식이나 거래처와의 식사ㆍ출장 중 이동시간 등을 업무로 봐야 할지에 대한 해석이 제각각이다. 대기시간이 긴 영업직원의 근로시간을 어떻게 계산할지도 고민거리다. 그런데 고용부가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을 20일 앞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