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세대가 ‘영끌’ ‘빚투’ ‘컵라면 대출’ ‘대출 사재기’ 등에 빠져 한탕을 노린다.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아니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정쟁에만 빠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 투자)’ ‘컵라면 대출(대출신청부터 실행까지 3분 만에 완료)’ ‘대출 사재기(한도가 줄기 전에 신용대출 받아놓기)’ 등 금융거래 및 투자 관련 신조어가 난무한다. 투자는 여윳돈으로 신중하게 판단해 행하는 게 정석인데, 신조어에서 보듯 한몫 잡으려고 무리하게 빚을 내 뛰어든다. ‘빚투’ 열풍의 위험수위는 통계로 입증된다.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신용융자 잔액은 16일 기준 17조7589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지난해 말의 두배에 육박한다. 5대 시중은행의 10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25조4172억원. 8월 말에 비해 불과 8영업일 만에 1조1425억원 불어났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자 신용대출로
▲ 청와대와 여당은 통신비 지원금액을 9200억원을 ‘작은 위로이자 정성’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는 다양한 효과를 낼 수 있는 ‘큰돈’이다.[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의 경제충격이 심각하다. 2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되자 폐업이 속출한다. 일용직과 상용직을 가리지 않고 해고 바람이 불면서 실업률이 치솟는다. 급기야 경제성장률은 외환위기 이래 22년 만의 역성장이 기정사실화했다. 다급해진 정부가 10일 7조8000억원 규모의 네번째 추가경정예산안을 짰다. 한 해 네차례 추경 편성은 59년 만이다. 512조3000억원 슈퍼 본예산 외에도 1~4차 추경 규모가 66조8000억원에 이른다. 이들 추경 가운데 41조7000억원은 적자국채를 발행해 재원을 충당해야 한다. 그 결과 4차 추경이 국회를 통과하면 국가채무는 올해에만 106조원 불어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역대 최고치인 43.9%로 높아진다. 정부가 이를 모를 리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재정상 어려움을 언급하며 코로나 피해가 큰 업종과 직종에 집중하는 맞춤형 재난지원 추경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소
▲ 코로나 위기가 종식될 때까지 확장 재정은 불가피하다. 그래도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재정 건전성을 치밀하게 관리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사진=연합뉴스] 사상 최대, 역대 최고 등 최상급 표현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정부가 확정해 국회에 심의를 요청한 내년 예산안은 555조8000억원 규모. 올해 본예산(512조3000억원)보다 8.5% 많다. 세 차례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크게 불어난 올해 총지출과 견줘도 8조9000억원 많다. 예산 증가율은 2019년(9.5%)과 올해(9.1%)보다 조금 낮아지긴 했다. 하지만 올해 역성장으로 내년 세수가 거의 늘어나지 않을 현실에서 정부 지출을 떠받치려면 89조7000억원의 적자국채를 찍어야 한다. 올해 발행해야 하는 적자국채(60조3000억원)보다 29조4000억원 많다. 적자예산을 계속 편성해대니 국가채무가 급증한다. 국가채무는 내년 말 945조원으로 올해보다 105조6000억원 불어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6.7%로 올해보다 3.2%포인트 높아진다. 총지출과 적자국채 발행액, 국가채무는 사상 최대이고 국가채무 비율은 역대 최고다. 달갑지 않은 재정 부문 최상
▲ 경제성장률의 추가 하락을 막으려면 코로나 방역에 성공해야 한다. 여권이든 야권이든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그래야 경제활동을 정상으로 돌릴 수 있다. [Scoop=연합뉴스] 세상사가 고약한 시나리오로 전개되고 있다. 코로나19가 급속히 재확산하자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2.5단계로 강화됐다. 이 와중에 방역의 일익을 담당할 의사들이 정부의 공공의료 확대정책에 반발하며 파업을 벌였고, 정부는 업무개시명령과 경찰 고발로 맞서며 강 대 강으로 치달았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 원인에 대해서도 정치권은 네 탓 공방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8ㆍ15 광화문 집회를 강행한 교회와 참석자들, 이들에게 왜 진단검사를 권유하지 않느냐며 야당인 미래통합당을 공격했고, 미래통합당은 광화문 집회세력과 관계없다고 선을 그으며 정부의 방역 실패를 꼬집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교회지도자 초청 간담회에서 ‘특정 교회에서 정부 방역지침을 거부 방해해 확진자가 늘었는데, 사과도 안 하고 음모설을 주장한다’고 지적하자 교회총연합회 대표는 방역에 협조할 것이라면서도 ‘정부가 종교단체를 영업장이나 사업장 취급을 하지 않았
▲ 감염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은 국가의 기본 책무다. 경제 살리기도 중요하지만 코로나가 완전 종식될 때까진 방역에 치중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가 2차 대유행으로 치닫고 있다. 감염원을 알 수 없는 집단감염이 교회, 카페, 학교, 음식점 등 일상 생활공간에서 발생해 국민의 걱정이 많다. 2월말 대구 신천지교회 사태 때보다 인구밀집도가 높은 수도권발 2차 대유행 공포가 더 크게 다가온다. 정부의 방역단계가 높아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됐다. 봄에 겪은 것처럼 음식숙박업, 유통업 등 서비스업이 직격탄을 맞고 각종 공사장이 폐쇄돼 대량실업이 재연될 수 있다. 정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세차례 추가경정예산 60조원 등 총 270조원의 지원 패키지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일자리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코로나 2차 대유행으로 실업자와 한계기업이 양산하면 관련 예산이 조기에 바닥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4차 추경과 2차 재난지원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상반기 재난지원금은 저소득층의 소득감소를 상쇄해 분배구조 악화를 억제하는 효과를 냈다. 한정된
▲ 국민은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식상해 있다. 청와대와 정부 경제팀은 지금이야 말로 실용적 정책으로 성과를 내야 할 때다. [사진=뉴시스] 역대 최장 기간의 장마 속 인명과 재산 피해가 극심하다. 장마가 길고 집중호우가 쏟아지기도 했지만, 충청과 호남지역 물난리 원인으로 지목되는 댐 수위 조절 실패 논란과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에서 보듯 관재官災 및 인재人災 성격 피해도 적지 않다. 주말인 8일 섬진강 둑이 터져 전북 남원과 전남 곡성ㆍ구례, 경남 하동 일대가 침수됐다. 이틀 뒤 10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청와대 수석ㆍ보좌관회의의 핵심 의제는 수해대책이 아닌 정부의 부동산대책 결의 다지기였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수해대책에 대해 짧게 언급한 뒤 발언의 3분의 2를 부동산 대책과 여당이 단독 처리한 임대차 3법 등에 대한 옹호와 효과를 낙관하는 데 치중했다. 문 대통령은 “과열현상을 빚던 주택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집중호우 긴급점검 국무회의는 이튿날 11일 열렸다. 대통령의 수해현장 점검은 다시 하루 뒤 12일 이뤄졌다. KTX
▲ 청와대와 정부 경제팀은 현실을 정확하고 냉철하게 직시해야 한다. 근거 없는 낙관론은 잘못된 정책 방향을 고착화한다. [사진=연합뉴스] 집중호우를 동반한 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무더위가 본격화하지 않았음에도 현실은 폭염만큼 덥고 갑갑하다. 세금 폭탄과 대출규제 소급적용 등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대책에 항의하는 집회가 3주 연속 열렸다. 7월 25일 두번째 집회는 현 정부를 탄생시킨 계기였던 촛불집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6ㆍ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반대하는 이들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특정 문구를 노출시키는 ‘실검 챌린지’도 이어갔다. ‘3040 문재인에 속았다’ ‘나라가 니꺼냐’ ‘조세저항 국민운동’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거짓말’로 시작해 ‘문재인을 파면한다’ ‘민주당 독재당’으로 격화했다. 정부는 3년 동안 부동산 대책을 22차례 쏟아내고도 집값을 잡지 못했다. 서울지역 중위 아파트 가격이 5
▲ 코로나 충격이 연내 끝나리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정부는 지금까지 내놓은 재정과 금융 지원책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집행속도를 높여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경제가 두 분기 연속 역성장했다. 2분기 하락폭(-3.3%)이 1분기(-1.3%)보다 커졌다. 당초 예상(-2% 초중반)을 크게 밑돌았다. 분기 성장률로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분기(-6.8%) 이후 22년 만에 가장 낮다. 정부의 올해 성장 목표치 0.1%나 한국은행 전망치 -0.2% 달성은 물 건너갔다. 1분기 역성장은 소비와 서비스업 침체가 주도한 반면 2분기엔 경제의 엔진인 수출과 투자 감소가 직격탄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각국이 국경을 걸어잠그자 수출이 16.6% 급감했다. 1963년 4분기(-24%) 이후 56년여 만의 최악 성적표다. 그나마 민간소비가 긴급재난지원금 덕분에 1.4% 늘었지만 1분기에 6.5% 줄어든 것을 벌충할 수준은 못됐다. 설비투자(-2.9%)와 건설투자(-1.3%)도 성장률을 잠식했다.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경기침체(리세션) 신호다. 한국은행도 코로나19 이전부터 경기하강 국면에 있었고, 코로나1
▲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은 차기 정부에서 실행할 일이 더 많다. 현 정부에서 차기 정부에서 할 일을 구분해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는 작업이 긴요하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14일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내놓았다. 2025년까지 총 160조원(국비 114조원)을 투입해 190만개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도약시키겠다는 거창한 청사진이다. 디지털 혁신과 역동성을 촉진ㆍ확산시키는 ‘디지털 뉴딜’, 친환경ㆍ저탄소 전환을 가속화하는 ‘그린 뉴딜’, 고용ㆍ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 ‘안전망 강화’ 등 3대 축으로 구성돼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그에 따른 경제 충격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 미국ㆍ중국 간 갈등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대외 환경이 매우 불확실하다. 이런 대내외 상황을 감안할 때 국가 차원의 경제부흥 계획을 마련한 것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럴싸한 구호와 선언적 계획들이 백화점식으로 나열돼 있지만 상당 부분 정부가 이미 추진해온 정책의 재탕삼탕이거나 짜깁기 수준이다. 데이
▲ 부동산 시장은 다양한 필요와 욕구를 가진 수요자들의 거래를 통해 움직인다. 악덕 투기꾼보다 실수요자가 훨씬 많다. 부동산 정책이 경제종합대책이어야 하는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6ㆍ17 부동산 대책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인 7월 10일, 대책이 또 나왔다. 한 달도 안 된 23일 만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벌써 22번째 대책이다. 2017년 5월 정부 출범 이후 6ㆍ17대책까지 50일에 한 번꼴이었는데, 이번에는 대책 발표 주기를 절반으로 단축했다. 그만큼 다급했던 모양이다. 6ㆍ17대책에도 집값은 되레 더 뛰었다. 초강력 수요억제책으로 수도권 대부분을 규제지역으로 묶자 수요가 다시 서울로 쏠렸다. 집값이 더 뛸까 염려하는 실수요자들이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음)해서 집 사자’며 매수세에 가담했다. 특히 서울 전셋값은 공급부족 현상을 보이며 54주 연속 올랐다. 부동산 정책 실패 후폭풍은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를 끌어내렸다. 한국갤럽의 7~9일 조사에서 긍정평가가 47.0%로 내려갔다. 부정평가(44.0%)와 차이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64.0
▲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지금 같은 전시경제 상황에선 노사 양쪽의 취약계층을 함께 보듬는 최저임금 동결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뉴시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1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노동계와 경영계의 공식 요구안이 나왔다. 노동계는 올해보다 16.4% 오른 시급 1만원을, 경영계는 2.1% 인하한 8410원을 제시했다. 노동계는 2020년 1만원 달성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맞추고, 경영계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임금 수준은 노사 모두에게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이다. 근로자 입장에선 더 많이 올리려 들고, 사용자로선 가능한 한 인상폭을 줄이려 한다. 노사 양측 모두 명분과 논리를 내세운다. 우리가 6월 29일까지 이듬해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해 8월 5일자로 고시하도록 법으로 정한 것은 노사 모두 변화하는 경제ㆍ사회 환경에 적응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최근 우리 경제 여건과 사회 환경은 몇가지 특수한 상황에 처해 있다. 첫째, 올해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해 보인다는 점이다. 국내외 경제예측기관들이 잇달아 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로 하향조정했다. 정부조차 기존 2.4%에
▲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옳은 방향이다. 정규직 전환이 공공 부문에만 그치면 효과가 미미하므로 민간기업의 협력도 긴요하다.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보안검색 요원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한 것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이해관계가 얽힌 여러 집단이 동시다발로 반발하고 나섰다. 인천공항공사의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화가 원칙이 없고, 과정도 공정하지 않다면서. 공사는 6월 말까지 계약이 끝나는 보안요원 1902명을 자회사 인천공항경비에 편입시킨 뒤 채용 절차를 통과한 합격자를 올해 안에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 이런 방침에 가장 먼저 반발한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당사자인 보안요원들이다. 인천공항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당선 직후 찾아가 ‘비정규직 제로(0)’를 선언하며 1호 정책으로 정규직화를 약속한 상징적 장소다. 바로 이 시점 이전에 입사한 보안요원과 이후 입사자의 정규직 전환 절차가 다른 점이 불만의 1차 원인이다. 2017년 5월 이전 입사자는 공개경쟁 없이 정규직으로 직고용할 방침이다. 반면 정규직 전환 선언 이후 입사자는 일반 지원자들과 함께 공개경쟁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