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년 전 마을 재건을 위해 주민들이 함께 함께 살던 자리에서 주민들이 다시 뭉쳤다. 마을 재건을 위한 뜻 깊은 다세대주택 준공식이 열린 것이다.
제주시 애월읍 중산간의 납읍리의 ‘금산학교마을’ 준공식 이야기다.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학교를 살리고자 다세대주택을 건립했던 납읍마을이 3번째 다세대주택을 준공한 것이다.
납읍리는 지난 1997년 1차로 19세대의 다세대주택을 건립해 학생 수 감소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학교 살리기에 나섰다. 이어 2001년에도 2차로 12세대 다세대주택을 건립했다.
당시 학생 수는 80명에 불과했다. 다세대주택으로 110명으로 학생 수가 늘어 그 효과를 톡톡히 본 터였다.
그러나 납읍초등학교는 2012년 7월 말 현재 학생 수 70명으로 오는 2015년 분교대상 학교로 지정됐다. 위기가 닥친 것이다.
이에 마을은 2009년 12월15일 헌집을 수리해 임대하는 방식으로 학교 살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외지사람들은 낡은 집을 외면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의식을 감지한 마을은 학교 살리기 위한 중장기 발전계획 위원회를 구성하고 계획서를 작성 지역구 국회의원으로부터 1억 원의 지원금을 확보했다. 또한 공동주택 재건립을 추진키로 했다.
건립장소는 1946년 9월1일 최초의 학교터인 속칭 ‘사장밭’. 옛날 무예를 익히던 곳이다. 또 4.3사건으로 폐허가 된 마을을 재건하기 위해 마을주민들이 함께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마을은 18평 18세대의 건립목표로 예산 모금에 나섰다. 소요예산은 15억원.
납읍초 김태선 교장이 500만원을 기탁한 것을 처음으로 한 달 만에 3억 원이 모였다. 이후 납읍리민 출향인사 등 340여명이 14억9000만원의 성금을 모았다. 1000만 원 이상 성금을 낸 사람도 45명에 이르렀다.
예상치 못한 성금모금에 규모도 18세대에서 24세대로 늘었다. 총사업비 21억500만원으로 건립을 최종 결정하고 지난해 11월29일 착공에 들어갔다.
납읍초등학교 총동창회 문정수(64·10회) 회장은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한반에 40~50명 정도 되는 규모 있는 학교였다. 전교생이 300명을 넘었다”며 “하지만 높은 교육열로 인해 모두 도시로 빠져나갔다. 시대적 흐름이었다”고 학생 수 감소를 진단했다.
그러나 문 회장은 “하지만 이러한 시대적 흐름이 바뀌고 있다. 우리 마을사람들, 동창들이 모두 나선 것”이라며 “모교가 사라지는 것을 막았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주민들을 유치할 것이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제 새로 오신 입주민들께서도 우리 마을리민으로서 같이 하는 납읍리민이 돼 달라”며 “투명하고 깨끗한 마을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