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50년 만에 한라산천연보호구역의 정밀토양도를 전면 개편한다고 11일 밝혔다.
기존 한라산천연보호구역 조사지역 92㎢에는 흑악, 토산, 노로, 논고, 적악, 군산 등 6개 토양통만이 분포했다. 하지만 이번 정밀조사로 한라통, 성판통, 백록통, 수악통 등 4개가 추가됐다.
일반적으로 토양통 이름은 첫 발견 지역의 이름을 따르지만 이번에는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 위해 보다 직관적인 명칭이 채택됐다.
연구진은 신설 토양통 설정, 토양분포 면적 계산, 식생 차이에 따른 토양 특성 규명, 주요 식생에 대한 적지 기준 설정, 토양 종류별 토양수분 보유 특성 규명 등을 수행했다.
이번 정밀조사 결과는 최근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한라산 구상나무 고사와 제주조릿대 확산 등 식생 문제에 대한 토양학적 해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롭게 명명된 4개 토양통은 학회 논문 발표와 국가유산청, 농촌진흥청 등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세계유산본부는 연말까지 최종 토양도를 바탕으로 토양의 건조, 적정, 과습 상태를 나타내는 토양수분도 작성도 완료할 계획이다.
이번 정밀조사 사업은 국가유산청 예산을 지원받아 2020년부터 5개년에 걸쳐 진행됐다. 한라산천연보호구역 식생의 체계적 보전과 효율적인 보호를 위한 과학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한라산 지역의 토양 조사는 1962년부터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진행돼 왔다. 1976년 정밀토양도가 제작됐으나 당시에는 저지대 위주로 조사가 이뤄졌다. 한라산 등 산악지역은 접근성 문제로 정밀한 토양분류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다.
강석찬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5년간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구상나무를 비롯한 한라산 식생의 체계적인 보전과 관리에 나서 한라산천연보호구역의 가치를 한층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