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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허울' 뿐인 외식분야 결기대회 ... '제주도정 홍보공간'으로 전락

 

제주도는 지난 19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외식분야 '제주와의 약속' 실천 한마음 결기대회를 열었다. 오영훈 제주지사와 제주관광협회장, 외식업 중앙회제주도지회장, 및 도내 외식업 대표자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오 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최근 제주관광에 대한 우려와 비판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외식업계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주와의 약속 TV광고와 영상 시청, 도 정책 및 지원사업 설명이 진행됐다. 이후 도 정책 및 지원사업 설명에서는 그동안 도가 해온 사업내용이 PPT로 전개됐다. 하지만 특별할 것 없는 다 알고, 다 생각해볼만한 그저 그런 내용들이었다. 

 

이후 도지사와의 간담회 시간이 이어졌다. 

 

오 지사는 "내수경기가 바닥이라는 인식과 달리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 관광객의 패턴이 많이 바뀌어 디지털 세대들이 많이 방문 중이다. 그들의 요구에 맞는 여러 행사와 시설을 보완하겠다"고 말을 이어갔다.

 

 

다만, 이날 행사에서 오간 얘기는 오히려 부정적 언론보도에 대한 대응방안이 주축이었다. 

 

"지난해 이미 제주도가 바가지라는 언론의 프레임이 거의 완성됐다. 최근 언론에서 취재를 통한 기사가 아닌 개인 SNS나 유튜브 채널에서 나온 사건이 이슈가 되면서 그 내용을 확대해석해 재생산 하고있다"며 "이런 문제를 대응하고 관리할 수 있는 TF팀이 필요하지 않나?"라는 외식업계측의 질문도 있었다.

 

오지사는 "언론에서 그런 보도가 될 때마다 펙트 체크 후 대변인실이 해당 언론사 기자에게 연락해 정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왜 급격하게 여론화되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경제지를 중심으로 한 언론사, 해외여행 수요를 늘리길 원하는 항공사, 여행사 등 어떤 목적이 있는 세력도 연관있다고 본다. 지금 이런 부분들을 이겨 낼 방법은 부정적인 이미지, 프레임을 긍정으로 바꾸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제주지역 외식업체의 폐업률이 코로나19 때보다 높아졌다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가 나왔고, 외식업계는 최저임금 상승과 물가 문제 등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실적이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사안들도 이날 간담회에선 부차적 문제였다. 

 

 

몇몇 문제에 대해 오 지사는 이날 회피성 발언을 주로 했다. 책임전가를 하는 듯한 태도였다. 특히 제주도의 부정적 이미지는 '언론보도가 원인'이었다. '제주도 바가지' 등 물가가 너무 비싸다고 한 관광객들의 시선이 오히려 문제였다. 

 

오 지사는 "100만원 짜리 굴비도 즐비하다"며 "갈치는 5만원 받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된거다. 관광객들의 시선이 아직 70년~80년대에 머물러 있어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간담회가 끝나고 단체 사진 촬영이 진행됐다. 몇몇 관광협회 직원과 도청 공무원들이 일사분란하게 홍보피켓을 나르며 함께 구호를 외쳤다. 마치 '잘 짜여진 연극 피날레'를 보는 것 같았다. 

 

이번 행사는 도와 외식업계가 협력해 공정한 가격과 서비스 품질을 높이겠다는 약속을 다지는 자리였다. 외식업계의 고통과 고충을 함께 이겨내기 위해 마련된 자리인지, 아니면 민선 8기 제주도정의 관광정책 홍보를 위한 자리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20분 남짓의 도지사 간담회에서 수 차례 손을 들었지만 끝내 질문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한 외식업 대표자는 행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오 지사를 붙잡고 한탄을 털어놨다. 

 

"1시간 남짓한 행사 중에 우리 목소리, 고충을 듣는시간은 고작 20분 남짓"이라며 "이게 무슨 제주도 외식업을 위한 행사냐? 도가 잘 난거, 잘 한거 자랑하는 시간 이지..."라며 분개했다. 

 

2분 남짓 묵묵히 듣기만 하던 오 지사는 "다른 일정이 있다"는 말로 대화를 황급히 종료시켰다. 

 

'속 빈 강정'이란 말이 딱 맞았다. 지금 껏 문제가 일어나면 주먹구구식 임시방편들이 튀어나왔다. 장기적인 대안 보다 단기적인 대안들이 줄을 이었다. 

 

외식업계가 정말 원하는 것은 '관광대혁신', '관광 불편센터 운영' 'TF팀 가동' 등 거창한 내용들이 아니다. 도와 외식업계의 협력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산업 발전에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협력은 실질적인 문제 해결과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제주도에 대한 논란이 연이어 언론, 인터넷, SNS에 오르고 있다. 이런 뉴스들은 다시 재생산 되면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바자기 논란', '평상 갑질', '용두암 해삼 5만원' 등 잊혀질만 하면 계속 터져나오는 악재 속에 도는 늘 후속조치를 해왔다. 

 

소 잃고 외양간을 늘 고치는 격이다. 이러다 외양간은커녕 남은 소 마저 모두 잃을까 걱정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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