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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의 프리즘] ‘불황형 성장’ 수렁에 빠진 경제 ... 상저하고 고사하고 상저하중 전망
한국만 역주행한 성장률 전망치 ... 여야 정쟁이나 벌일 때 아니야
규제혁파, 노동개혁 정부의 몫 ... 기업 투자 확대해 선순환 이뤄야

 

올 2분기 경제성장률이 0.6%로 1분기(0.3%)보다 높아지며 플러스를 유지했지만 속내는 문제투성이다. 1분기 성장을 이끌었던 소비가 감소로 돌아섰다. 설비·건설투자 증가율도 마이너스다. 1분기 플러스였던 수출도 줄었다. 그럼에도 경제가 성장한 것은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감소한 덕분이다.

결국 2분기 경제성적표는 장부상 숫자만 괜찮게 보인 ‘불황형 성장’이다. 수출이 계속 감소하는 데다 소비와 투자도 함께 빨간불이 켜져 하반기 경기 반등 전망이 어두워졌다. ‘상저하고(上低下高, 상반기에는 어렵고 하반기에 나아짐)’를 외쳐온 정부가 무색하게 ‘잘해야 상저하중(上低下中)’으로 진행되는 모습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주요국 및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높이면서도 한국은 낮춘 이유다. 특히 IMF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부터 5회 연속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4월 2.9%로 전망했던 것이 이번에 1.4%로 반토막 났다. 대다수 국가들이 회복세인데 한국만 역주행이다. 

IMF 전망이 현실화하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 수준인 잠재성장률보다 한참 내려간다. ‘잃어버린 30년’ 불황을 겪은 일본과 같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이러다가 한국도 1%대 저성장이 장기화·고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이 일본과 같은 장기 저성장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반도체·자동차·디스플레이 등 기존 전략산업의 성장 불꽃을 재점화하는 동시에 산업·무역 구조 리셋을 통해 2차전지·바이오·인공지능(AI) 등 신성장동력을 육성해야 한다. 안일한 태도로 변화하는 시장과 4차 산업혁명의 대세를 놓쳐선 안 된다.

최근 소비·기업투자 위축은 민간에 돈이 없어서가 아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사태 3년 동안 가계에 100조원 넘는 초과저축이 쌓인 것으로 본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5%에 이르는 큰돈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소비할 기회가 줄었는데, 임금과 소득은 꾸준히 늘어난 결과다. 

 

코로나 방역 조치가 풀렸는데도 가계 여유자금이 소비 확대나 부채 상환에 쓰이지 않고 주택시장 불안을 키우는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구조를 벗어나려면 민간에 쌓인 돈이 내수 소비와 투자로 흘러가도록 유도해야 한다. 

IMF 전망에서 한국과 달리 성장률 전망치가 높아진 미국, 유로존, 일본 등은 서비스산업이 강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서비스업은 제조업보다 경기 충격에 대응하는 탄력성이 크고 복원력도 강하다. 의료·관광·공연 등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업 투자가 늘어나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 여야 정치권은 12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처리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규제개혁은 ‘돈 안 드는 경기부양책’으로 불린다. 정부는 초격차 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과 더불어 노동·교육·연금 개혁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 윤석열 정부도 출범 초기 낡은 규제를 ‘신발 속 돌멩이’ ‘모래주머니’로 지칭하며 제거하겠다고 역설했지만, 규제개혁 작업은 지지부진하다. 미래 비전과 정책으로 경쟁해야 할 정치권은 과거사 등 사사건건 대립하며 정쟁으로 날을 새우고 있다.

어둡고 우울한 소식만 있진 않다. 현대차가 혁신으로 불황을 뚫고 1~2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2분기 영업이익률(10%)이 세계적 전기차 기업 테슬라(9.6%)보다 높다. 2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에다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째 두자릿수 행진인 기아의 영업이익률은 13%로 세계 완성차 메이커 중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현대차그룹의 실적 호조는 반도체 수급난 해소와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를 비롯한 외부 요인도 있지만 품질 개선과 원가 절감 등 내부 혁신의 산물이다. 2분기 판매 차량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비중이 58.7%인 점은 현대차 경쟁력이 가격이 아닌 품질임을 입증한다.
 

 

정의선 회장의 미래 비전과 혁신 리더십이 통했다. 2020년 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단순 자동차회사가 아닌 모든 이동수단을 포괄하는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로봇기업을 인수하고, 자율주행 법인을 세우고, 플라잉택시 상용화에 나서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했다. 과감한 외부 인재 영입과 복장 자율화 등을 통해 기업문화를 의사결정이 빠른 유연한 조직으로 바꿨다. 

한국 경제가 구조적 저성장을 탈피하려면 기업이 앞서 달려야 한다. 현대차 등 더욱 많은 우량기업들이 투자하고 혁신해야 길이 열린다. 규제혁파와 노동개혁으로 기업의 투자 확대를 이끌어 일자리 확충, 소득·소비 증가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정부와 국회의 역할이다. 우리도 할 수 있다. 각자 위치에서 잘하면 된다.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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