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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의 프리즘] 2023년 경제기상도 사면초가 한랭전선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외변수까지 수두룩

 

2023년 토끼띠 새해가 밝았지만, 어디 한 구석 밝은 빛이 보이지 않는다. 투자와 생산, 수출의 주체인 기업들이 처한 상황은 사면초가 한랭전선이다. 고금리가 지속되며 대출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데다 미국-중국 간 갈등 및 북한의 무인기 도발 등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원자재·에너지 가격 상승, 세계경기 위축 등 대외변수의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기업들이 비상경영에 돌입한 배경이다. 대한민국 대표기업 삼성전자는 2022년 말 ‘비상경영 체제 전환’ 공지문을 사내 연결망에 올렸다.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 긴급회의도 열었다. 계열사 사장단 회의는 2017년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 폐지 이후 6년 만이다. 반도체 사업 실적 악화가 핵심 의제였다.

‘반도체 빙하기’는 2022년 하반기 예고됐다. 글로벌 수요가 침체하면서 증시가 먼저 반응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하락하며 ‘5만전자’ ‘7만닉스’ 탄식이 흘러나왔다. 급기야 2023년 1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적자전환 전망까지 제기됐다. 현실화한다면 2009년 1분기(7052억원 적자) 이래 13년만의 일이 된다.

증시는 실물경제의 거울이다. 2022년 증시가 폐장한 12월 29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모두 2% 가까이 급락했다. 1월 3일 2988.77였던 코스피는 이날 2236.40로 752.37포인트(25.2%) 하락하며 한해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1037.83에서 679.29로 358.54포인트(34.5%) 내려가 하락률이 더 높았다. 2022년 연간 주가 하락폭도 컸지만, 지난해 폐장일 주가 급락은 새해 주가 전망도 밝지 않음을 예고한다.  

 

 

기업들의 새해 준비 등 움직임은 기업경기전망지수(BSI)로 가늠할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1분기 제조업 BSI는 74. 직전 분기보다 7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19가 대확산하던 2년 전 수준으로 나빠졌다. BSI는 2021년 3분기에 정점을 찍은 뒤 6분기 연속 100 아래를 맴돌았다. 

BSI는 100 이상이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지만,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 조사 1분기 BSI가 이런 데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1월 전全산업 업황 BSI(70)도 2022년 12월(74)보다 낮아진 것은 2022년 말 닥친 추위보다 혹독한 한파가 새해에 몰아칠 수 있음이다. 

소비 주체인 가계 또한 치솟는 물가와 금리로 인해 여력이 없다. 5%를 넘어섰던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2022년 11월부터 꺾였다지만, 연초부터 공공요금발 물가상승이 대기하고 있다. 1분기 전기·가스 요금 인상에 이어 4월에는 서울 지하철과 버스 요금이 300원씩 오른다. 파급력이 큰 이들 공공요금이 오르면 다른 물가에도 영향을 미쳐 그렇지 않아도 고금리에 따른 대출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로 고통받는 가계가 타격을 받을 것이다.

3년째 국내외 경제·사회 활동을 옥죄던 코로나19 사태도 종식되지 않았다. 중국에서 코로나가 급속 확산하자 2022년 말부터 일본, 인도, 이탈리아, 미국, 영국 등 여러 국가에서 중국발 여행객의 검역과 입국 규제를 다시 강화했다.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현실화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려면 기업들이 뛰도록 해야 한다. 주요 경제단체장들이 신년사를 통해 기업의 활로를 찾는데 필요한 정부의 지원과 노동개혁, 규제개혁을 주문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기업 부담을 줄이는 제도적 뒷받침은 정부와 국회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정치권은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기업들과 3인4각으로 뛰어도 난관을 돌파하기 쉽지 않다. 

세계적으로 반도체 투자세액 공제율 25%가 대세인데 6%에서 8%로 올린 반쪽 ‘K-칩스법(반도체특별법)’으로 반도체 신냉전을 돌파할 수 있을까. 경제부처 업무보고에서 “정부와 민간이 한 몸이 돼 ‘기업 중심’ ‘국민 중심’으로 대응하라”고 한 윤석열 대통령의 말이 구호에 그쳐선 안 된다. 

기업과 국가는 물론 개인도 혹독한 겨울을 대비해야 한다. 계절이 바뀌어도 경제는 한동안 한파가 엄습할 수 있다. 그렇다고 움츠리고만 있을 수는 없다. R의 공포는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한국전쟁과 1·2차 오일쇼크,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를 이겨낸 한국경제 75년사가 입증한다. 경제주체들의 적극적인 발상 전환과 능동적인 행동이 요구된다. 민관정(民官政)이 지혜와 힘을 모아 사면초가 한랭전선을 뚫고 녹여야 한다.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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