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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의 프리즘] 주택담보대출 금리 8% 임박

 

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레고랜드 사태로 회사채 시장이 기능을 상실하면서 경제 전반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증시 침체와 환율 변동성 확대 등 금융시장 불안은 물론 부동산 거래 위축과 기업들의 이익 감소 등 실물경제에도 큰 부담을 주고 있다.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 이후 회사채 시장의 투자심리가 냉각하며 돈줄이 막혔다. 급기야 올해 공모 회사채의 상환액이 발행액보다 많아지는 ‘순상환(14일 기준 8조9400억원)’ 상태로 전환됐다. 회사채 상환액이 발행액보다 많은 것은 2016년 이후 6년 만의 일이다. 

회사채 시장이 제대로 돌아가는 시기라면 순상환은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나아지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다. 영업실적 개선 등으로 보유 현금이 많으면 자금 수요가 줄어 회사채로 조달한 빚을 갚기 때문이다. 회사채 1조3700억원이 상환된 2016년이 이런 경우였다. 

하지만 올해 순상환 전환은 자금경색으로 회사채 신규 발행과 차환이 막히면서 나타난 부정적 징후다. 레고랜드 사태로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은행 대출이나 기업어음(CP) 발행으로 내몰렸다.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며 거래가 줄고 미분양이 늘고 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말 1만7710가구에서 올해 9월 4만1604가구로 증가했다. 미분양 주택이 늘면서 건설회사들이 자금난에 허덕이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부실화 우려도 커졌다. 

 

 

지난 6월말 은행·보험·증권사 등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12조2000억원. 특히 PF를 많이 취급한 증권사들이 레고랜드 사태 후폭풍으로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부동산 PF 대출과 이를 바탕으로 발행된 ABCP 부실화 문제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의 종합금융사 부실화나 2003년 카드사태 못지않은 금융불안 뇌관이 될 수 있다.   

이런 판에 국내 주요 대기업의 실적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14일까지 3분기 실적을 공개한 337개 기업의 영업이익이 47조4559억원으로 지난해(53조5696억원)보다 6조1136억원(-11.4%) 감소했다(CEO스코어 분석).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파고 영향으로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한 것이다.

고금리 충격은 비단 기업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1870조원에 이르는 가계대출의 금리도 끌어올려 원리금 상환 부담을 늘리며 가계를 압박하고 소비를 위축시킨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여파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CO FIX)가 지난 10월  0.58%포인트 올랐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예·적금이나 은행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의 가중 평균금리다. 

이를 반영한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98%. 2010년 코픽스 공시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상단이 16일부터 연 7%를 넘어섰다. 가계대출 금리 상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조만간 8%를 찍고, 내년에 연 10%에 이르리란 관측도 나온다. 대출금리 10%는 1억원을 빌리면 연간 이자로 1000만원을 내야 한다는 얘기다.

통계청의 2021년 주택소유 통계에 따르면 2020년에 무주택자였던 103만6000명이 지난해 주택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지난해 말 정점을 찍은 뒤 올해부터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이들 중 상당수가 ‘고점’ 부근에서 매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해 내 집을 마련한 가계의 기쁨은 잠시이고, 집값이 속락하는 가운데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고통은 길어질 판이다. 대출 원리금을 제때 못 갚아서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경우도 나타날 것이다.
 

 

금리상승 추세는 단기간에 바뀌기 어렵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이상 더 올리고,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한동안 5% 수준의 고금리를 유지할 태세다. 한은도 당장 24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움직임이다.

외국인 자금유출 등 부작용을 막으려면 미국의 고금리 추세에 맞춘 통화긴축이 불가피하다. 긴축 기조는 유지하되 채권시장의 자금경색과 올해보다 어려운 내년 경제여건 등을 감안해 금리인상의 속도 조절을 검토할 시점이다. 

금융당국은 취약계층 지원과 가계부채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낮은 금리로 바꿔 타는 안심전환대출 요건을 완화하고, 기한 연장 효과가 있는 대환대출을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취약계층이 불법 사금융 대신 선택할 수 있는 대출 프로그램 마련도 요구된다.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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