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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의 프리즘] 4연속 자이언트 스텝 ... 커진 한미 금리격차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 사상 초유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단행으로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2%로 여전히 높다. 

이로써 미국은 기준금리 4% 시대에 진입했다. 또한 미국(연 3.75∼4.0%)과 한국(3.0%)의 기준금리 차이는 1.0%포인트로 확대됐다. 지난 10월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0.50 %포인트 인상)을 밟아 0.25%포인트로 좁혀놓은 것이 이내 되돌아갔다. 

그만큼 더 높은 금리(수익률)를 좇아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가치가 떨어질(원·달러 환율 상승) 수 있다. 원화가치 약세는 각종 원부자재 등 수입물품의 원화 환산 가격을 높여 국내 물가 오름세를 자극하게 된다. 

이런 판에 지난 8~9월 둔화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월(5.7%) 들어 다시 가팔라졌다. 특히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오름폭이 커졌다. 소비자들이 향후 물가가 오를 것으로 보는 심리, 즉 기대인플레이션율도 높아졌다.

‘물가와의 전쟁’을 선언한 한은으로선 물가 오름세 심리를 꺾으려면 통화긴축의 고삐를 더 죄어야 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0월 “물가상승률이 5%를 넘으면 여러 고통이 있더라도 금리인상을 통해 물가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딱 한차례 남았다. 따라서 오는 24일 마지막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려 미국과의 금리격차를 좁혀 놓아야 한다. 문제는 식어가는 국내 경기로 금리인상이 경기침체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10월 수출이 1년 전보다 5.7% 감소했다. 20 20년 10월 이후 2년만의 역성장이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 있어 수출 감소는 불길한 징조다. 이미 무역수지는 지난 4월부터 7개월 연속 적자를 내며 연간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내수 경기를 떠받치는 민간 소비도 고물가와 고금리에 치여 언제 고꾸라질지 모른다. 경기침체 우려에 레고랜드 사태가 덮쳐 회사채 시장이 한때 마비되는 등 금융시장도 불안하다. 이래저래 한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판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4연속 자이언트 스텝 단행 직후 기자회견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하며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시장은 연준이 12월에도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으로 본다.

연준이 마냥 기준금리를 인상하진 못할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도 주변국들과의 금리격차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금리 차이는 안전자산인 미 국채로 돈이 몰리게 만든다. 이는 미국 달러화 강세, 즉 다른 나라 통화의 환율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금리격차가 너무 커지면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주변국이 자국 통화가치의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미 국채를 매도하면 가격이 내려간다. 이미 일본, 중국, 한국이 그렇게 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심화하면 연기금들의 자산이 줄고(평가손) 이자가 불어나며 재정 부담도 커진다. 

미국 금융시장과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미 적잖은 미국 기업들이 달러화 초강세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를 호소한다. 해외 소비자 입장에선 자국 통화로 표시되는 미국 제품의 가격이 비싸져 구매를 줄일 것이기 때문이다. 강强달러는 미국 기업의 해외매출에 대한 달러 환산액을 줄여 기업 이익을 악화시키고, 이는 해당 기업의 주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 기준금리가 내년 3월께 5%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본다. 내년 2월과 3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한 뒤 한동안 더 이상 올리지 않고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과의 금리격차를 방관할 수 없는 한은으로선 11월 금통위에 이어 내년 1월과 2월로 예정된 금통위에서 적절하게 금리를 조정해야 할 것이다.  
 

 

결국 감내 가능한 금리 차를 어느 정도로 볼 것이냐가 관건이다. 당장 11월 금통위부터 금리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지금 우리 경제가 처한 여건과 시장 상황을 감안해 인상폭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한미간 금리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져서도 안 되지만, 과감한 금리인상의 후유증을 간과해서도 곤란하다. 막대한 가계부채 뇌관과 취약 차주借主의 증가, 레고랜드 나비효과로 경색된 채권시장과 기업들의 자금난도 고려해야 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와 금통위의 지혜로운 판단을 기대한다. 윤석열 정부 1기 경제팀과 내각이 대오각성 분발해야 함은 물론이다.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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