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미술 1세대'로 불리는 강광 화백이 5일 오전 3시께 별세했다. 향년 82세.
1940년 함경남도 북청에서 출생한 고인은 한국전쟁과 월남전, 민주화 운동 등 한국 근현대사의 격동을 자연이라는 소재로 화폭에 담았다. 서울대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입대해 1년 반 동안 월남전에 참전했다.
월남에서 귀국한 뒤 제주의 오현중·고교 미술교사로 일하면서 고영훈·강요배·강승희 등 제주지역 작가들을 화단으로 이끌었다. 1977년 제주의 젊은 작가들과 함께 '관점동인'(觀點同人)을 결성해 활동했다.
그는 자연을 단순히 재현할 수 있는 추상적 재료가 아니라 스스로의 감정을 드러내는 상징물로 여겼다. 신군부에 의해 '불온 작가'로 낙인찍히기도 했으나 그의 그림은 당시 주류 리얼리즘 미술과 결이 달랐다. 직설적 묘사 대신, 구상과 추상을 오가며 현대사와 산하를 그렸다.
그는 "예술가는 한 시대를 고발하고 정화하는 예언자다. 음악이나 문학, 그 외 다른 수단으로 표현되는 예술가의 사명 또한 마찬가지다. 이는 예술가의 사회참여와 구분해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1982년 인천대 미술학과 교수로 임용되면서 제주를 떠났고 인천대 부총장과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유족으로 부인 박정혜 씨와 딸 은주·은수 씨, 사위 진은준·바나바나포초스 씨가 있다. 빈소는 인천의료원 장례식장이다. 발인은 8일 오전 6시30분, 장지는 부평승화원이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