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정가가 빠르게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되면서 ‘지방선거 운동 금지령’도 해제 국면이다.
‘대권’이 아닌 ‘지방정치권력’의 새로운 등장을 향한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대선 당선인이 확정된 10일은 지방선거 D-83일. 제주도지사·제주교육감·제주도의원 주자들이 셈이 분주해지고 있다. 대선 결과가 미칠 파장도 주목된다.
관건은 대선 결과가 지방선거에 미칠 효과다. 여세를 몰아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도 승리를 거둘지, 현재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민주당이 아성을 고수할지가 관심사다.
역대 민선 제주도지사 선거결과는 제주가 특정 정당에 유리하지도, 정당위주의 투표성향도 아니었던 걸 방증한다.
1995년 민선 1기에선 무소속 신구범 전 지사가 당선됐다. 1998년 민선 2기 새정치국민회의 우근민 전 지사, 2002년 민선 3기 새천년민주당 우근민 전 지사, 2004년 재선거 한나라당 김태환 전 지사, 2006년 민선 4기 무소속 김태환 전 지사, 2010년 민선 5기 무소속 우근민 전 지사, 2014년 민선 6기 새누리당 원희룡 전 지사, 2018년 민선 7기 무소속 원희룡 전 지사가 당선됐다.
민선 6·7기 원 지사의 연속 당선으로 지사 패권을 거머쥐었지만 이번 대선결과를 보면 현재로선 국민의힘의 도전이 결코 호락호락한 상황이 아니다.
대선 승리 실패에도 민주당 측이 다소 우세하다는 평가다.
그동안의 제주지역 여론조사를 놓고봐도 제주도지사 후보군에서 1·2위는 민주당 내 주자들이다.
원 전 지사의 중도사퇴로 무주공산이 된 마당에 고작 80여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제대로 맞설 경쟁력 있는 주자를 내세울지도 미지수다.
제주지사 주자로는 현재 민주당에서는 송재호(제주시갑)·오영훈(제주시을)·위성곤(서귀포시) 등 현직 국회의원 3명이 거론된다.
또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도지사 후보로 나섰던 문대림 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 김태석·박원철 제주도의원 역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국민의힘에서는 허향진 제주도당위원장, 장성철 전 도당위원장의 출마가 거론된다. 또 고경실 전 제주시장, 문성유 전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등도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고은실 의원이 정의당 주자로 유력한 가운데 제주 제2공항 반대 활동을 펼친 박찬식 제주가치 공동대표, 녹색당 부순정 제주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등은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의원 선거도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정당별로 민주당 29명,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2명, 바른미래당(국민의당 전신) 2명, 정의당 1명, 무소속 4명, 당적이 없는 교육의원 5명 등 43명이 당선됐다. 민주당이 사실상 장악한 의회였다.
하지만 대선결과가 미칠 파장에 따라 이번엔 분위기 전환이 예고됐다.
대선기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의 개인 선거운동을 사실상 금지했다. 그 여파로 지난달 18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지만 선관위에 등록을 마친 도의원 예비후보는 고작 8명에 그쳤다.
그러나 이제 대선이 종료된 마당에 예비후보들에게 채워진 족쇄는 사실상 풀렸다. 지방선거를 향한 정치선량들의 시선이 선관위를 향하고 있다. 10·11일중 예비후보 등록 열풍이 불 전망이다.
이제 지방선거 불꽃 경쟁이 시작됐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