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제주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제주항공 창립시절 제주도가 주주로 참여했지만 이어지는 유상증자에 지분을 사들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도는 제주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24일 밝혔다.
유상증자는 회사가 추가자본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을 추가발행하는 것을 말한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21일 공시를 통해 모두 1214만2857주를 추가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제주항공이 밝힌 주당 발행가는 1만4000원이었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최근 주가가 떨어진 것을 감안, 발행가를 1만3050원으로 더 낮췄다.
제주항공은 이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유상증자 대금 중 1000억여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600억여원은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다음달 중으로 증자를 마무리한다.
제주항공이 이와 같은 계획을 밝히자 제주항공 주주인 제주도 역시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뜻을 밝혔다.
제주도는 80억원을 들여 제주항공의 유상증자 주식 57만1428주를 매입한다.
제주도 관계자는 “현재 제주항공이 코로나19로 인해 어렵기 때문에 현금유동성 및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에 나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주도도 주주인 입장에서 지분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제주항공이 그 동안 지역사회에 공헌한 부분도 고려됐다. 제주항공이 설립 이후 도민 할인에 더해 제주4.3희생자 및 유족 할인 등에 나서고 이외에 고용창출에도 도움을 준 점을 검토한 것이다.
도는 이번 주식 매입을 위해 최근 지방재정투자심사를 받고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이후 주식 매입을 위해 공유재산심의위원회 의결과 제주도의회 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편, 도는 2005년 제주항공 출자 당시 50억원을 투자, 전체 주식 400만주 중 25%인 100만 주를 확보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이뤄진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한때 지분율이 3.9%까지 떨어졌다.
이후 도는 제주항공과의 업무협약 등에 따라 주식 100만주를 무상증여 받는 과정 등을 거치면서 현재 204만2362주를 확보하고 있다. 지분율은 7.75%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