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용 칼이나 가위는 사용하는 용도와 즐기는 아웃도어 종목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 오토캠핑에서는 칼을 수납하고 보관이 쉬운 만큼 크고 무거우며 칼날이 날카로운 제품을 많이 쓰며, 등산이나 백패킹 때는 무게와 부피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칼과 가위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나 다용도 툴을 많이 쓴다. <편집자>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다 보면 음식에 들어갈 재료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기 위해, 또는 로프·스트링 따위를 자르기 위해 칼이나 가위를 사용하곤 한다. 가위로는 수선테이프를 자르기도 하고, 칼의 손잡이 부분을 이용해 마늘이나 생강 등을 다지기도 한다.
아웃도어에서 사용하는 칼은 일반 가정용 칼과 달리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대부분이며 일부 제품은 특정 아웃도어 분야에 맞게끔 만들어진 제품도 있다. 즉 해당 종목을 즐기는 마니아들의 특성을 살려 모양이나 기능이 발전했다는 뜻이다. 아웃도어용 칼이나 가위는 대부분 스테인리스 소재로 만들어지며 양쪽에 날이 있는 제품과 한쪽에만 날이 있는 제품으로 나눌 수 있다.
또한 종목에 따라서는 칼집·도마 등에 넣어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제품과 플라스틱이나 스테인리스 몸체 내부로 칼·가위 등을 넣을 수 있는 제품도 있다. 또한 칼과 더불어 톱·드라이버 등의 다용한 도구가 함께 달려 있어 다용도로 이용할 수 있는 멀티 툴 제품도 있다.
자신에게 맞는 아웃도어용 칼이나 가위를 선택하는 방법은, 즐기는 아웃도어 종목과 이동 수단·보관 방법, 그리고 만드는 식재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가정용 칼과 같은 모양의 칼은 크기가 크고 무거워 오토캠핑 시 사용하기 적합하다. 이런 제품은 도마와 한 세트를 이뤄, 도마 안에 넣어 보관할 수 있는 것이 있는가 하면, 가위와 칼이 한 세트를 이루기도 한다.
칼·가위가 한 세트를 이룬 제품은 가위를 떼어내 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있고, 가위의 가장 끝부분에 작은 칼을 단 제품도 있다. 이런 제품은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며, 칼과 가위를 함께 가지고 다니는 것에 비해 부피나 무게를 줄일 수 있어 좋다.
나무나 플라스틱·스테인리스 몸체에 칼 또는 가위를 넣을 수 있는 제품은 이동·보관 시 칼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날이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 손잡이 부분이 되는 몸체가 칼집 역할을 해 부피를 줄일 수 있으며 이동시 칼날에 상처를 입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이런 제품들은 칼날이 매우 날카로워 고기를 써는 것 외에 야외에서 나무를 깎고 때론 물고기를 분해할 때 사용하기도 한다.
사냥 · 스킨스쿠버용 칼 무겁고 단단하며 짧아
날이 양쪽으로 나 있는 아웃도어용 칼은 오토캠핑보다는 사냥이나 서바이벌 시 적합하다. 또한 일반 칼과 달리 칼날의 중간이나 한쪽에 톱처럼 날카롭게 만든 제품도 있는데 이 제품 역시 캠핑보다는 낚시·스킨스쿠버·사냥 등을 즐길 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톱 부분을 이용해 나무나 고기의 뼈를 자를 수 있다. 캠핑용 칼처럼 요리에 사용할 재료를 자를 때 필요한 섬세함보다는 재료를 자르는 게 목적인 제품이라 하겠다.
사냥·스킨스쿠버에 적합한 아웃도어용 칼은 무겁고 단단하며 길이가 짧은 것이 특징이다. 바닷가나 자연 속에서 주로 사용하므로 악천후 상황에서도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녹슬지 않는 스테인리스 소재로 만들어졌다. 대개 플라스틱이나 가죽 칼집이 있어 보관하기 쉽다.
등산이나 백패킹 시 적합한 제품은 가볍고 부피가 작은 제품이 주로 사용된다. 국내에서는 빅토리녹스(Victorinox) 제품과 미국 레더맨(Leatherman)의 다용도 칼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 일명 멀티 툴로 불리는 다용도 칼은 제품에 따라 조금씩 구성이 다르지만, 빅토리녹스의 경우 톱·돋보기·칼·드라이버·병따개 등을 한데 모아 놓았다.
즉 야외에서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끔 만든 것으로 텔레비전 드라마 ‘맥가이버’에서 주인공이 사용하면서 유명해졌다.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는 빅토리녹스의 제품은 60~64개 부품으로 만들어지며 몸체 내부로 모든 툴을 집어넣을 수 있는 게 최대 장점이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빅토리녹스 제품 가운데 고가품에는 돋보기ㆍ정ㆍ프라이어ㆍ핀 등 30여 개에 이르는 툴이 달려있다. 빅토리녹스의 다용도 툴은 대부분 무게를 줄이기 위해 스테인리스 외에 카본과 망간·규소·몰리브덴 등을 넣으며, 400번이 넘는 열처리 기술을 통해 단단하게 만든다.
유럽을 대표하는 빅토리녹스에 비해 미국을 대표하는 멀티 툴인 레더맨은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들어지며 손잡이가 되는 몸체에 각각의 툴을 완전하게 숨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레더맨의 아웃도어용 툴에는 칼·가위·드라이버·펜치 등이 달려 있다. 빅토리녹스의 제품이 야외에서 식재료·나무 등을 자르고 다듬는 곳에 중점을 두었다면, 레더맨의 툴은 장비나 차량·캠핑 도구 등을 수리하는 데 목적을 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레더맨이 탄생하게 된 이야기와도 관련이 높다. 1983년 미국인 기술자 팀 레더맨에 의해 만들어진 레더맨의 다용도 툴은 자동차 고장이 그 원인이었으며, 캠핑이나 아웃도어용 장비라기보다 집에서 고장난 전자 부품들을 수리하는 데 주로 이용되곤 했다. 이후 아웃도어용 다용도 툴로 사용하게 된 것은 펜치·드라이버 등을 이용해 스토브나 랜턴을 수리하면서부터다.
짝퉁 제품 열처리 기술 떨어져 날 금방 망가져
아웃도어용 칼·가위·다용도 툴이 히트하면서 한때는 중국산 짝퉁 제품이 국내에 들어오기도 했었다. 길거리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었던 짝퉁 제품은 사용하다 보면 금방 녹이 슬거나 칼날이 망가지곤 했다. 이는
명품이 지닌 열처리 기술을 흉내낼 수 없었기 때문으로 모양은 복사할 수 있었지만 노하우는 따라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다용도 칼이나 아웃도어용 칼은 다양한 열처리 기술과 노하우가 적용된 제품들이다. 그래서 쉽게 녹슬지 않으며 칼날이 손상되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명품이라고 해도 제대로 보관하고 관리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칼은 사용한 다음에 반드시 물기와 음식물 찌꺼기를 완전히 제거한 뒤 칼집에 넣은 상태로 휴대 또는 보관해야 한다. 또한 캠핑장에서는 아이들의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다용도 툴의 경우 기능이나 용도에서 벗어나 무리한 힘을 가하지 않도록 한다. 또 부피가 작아 잃어버리기 쉬우므로 보관주머니에 넣거나 눈에 잘 띄는 형광색 스트링을 감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바끄로=이철규 기자(sicsicman@bacc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