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청정지대를 유지해오던 제주에 비상이 걸렸다. 철새도래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 방역당국에 적색신호가 켜졌다.
10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5일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양성반응이 나왔다.
국립환경과학원에 정밀검사를 맡긴 결과 H5N6형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고병원성 여부는 이르면 1~2일 내로 나올 예정이다.
도는 H5N6 바이러스가 고병원성 인플루엔자로 바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채취 장소로부터 반경 10㎞이내 지역에 대한 가금류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이번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확인될 경우 가금류 이동제한은 계속 유지된다.
하도 철새도래지에서는 지난달 28일에도 H7N7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하지만 이 바이러스는 사람과 가금류에 대한 전파력이 떨어지는 저병원성 바이러스였다.
전국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가 유행하자 하도 철새도래지 부근은 지난달 16일부터 통제되고 있다. 3곳의 올레 코스를 통제, 임시 우회로를 개설해 사람의 접근을 막고 있다.
제주도에선 철새 분변 등에서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검출된 적은 있으나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검출되진 않았다.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지 않아 청정지역이란 타이틀을 지니고 있다.
도 관계자는 "이번 AI 바이러스가 가금류 사육 농가에서 발생한 것은 아니기에 당장 가금류 농장에 대한 살처분 조치를 내리진 않는다"며 "정밀 검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내 154개 농가에서는 닭·오리 등 가금류 181만100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제주도에서는 14건의 AI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5건의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나왔지만 아직 농가로 확산된 사례는 없다.
국립환경과학원의 하도리 철새도래지 조류 분변 고병원성 여부는 11일 발표될 예정이다. [제이누리=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