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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덕정연가]제주출신 포크가수 김희진 “‘제주’ 같은 쉼터, 그런 가객이 내 길"

 


수줍은 듯 미소 짓는 얼굴이 곱다. 말문을 열고 나오는 성량은 더 없이 맑기만 하다. 그가 기타를 들고 소리를 뽑아내면 청아한 산새들의 지저귐으로 들린다.

 

그를 보고 옛 팝의 음유시인 나나뮤스끄리를, 또는  단아한 음성의 옛 가객 박인희를 떠올리는 이도 있다.

 

한국 포크 음악의 전통을 이어가는 가수 김희진(41)씨.

 

17년 여 전 홀연히 제주를 떠나 뭍 생활로 저력을 뽐내는 한국 포크 가수의 핵심인 그가 제주 출신임을 아는 이는 드물다.

 

제주시내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적부터 막연한 ‘가수’라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고등학교시절 교내 연극반 활동을 하기도 한 그는 가수 뿐만아니라 뮤지컬 등 배우 활동도 겸하고 있다. 2011년에는 제주 7대 자연경관 선정 기념 음반 ‘제주로 가요’를 발표, 아름다운 제주를 노래했다. 꾸준한 활동으로 그는 제주도로부터 ‘제주를 빛낸 예술인’ 타이틀을 받기도 했다.

 

“오늘도 물회를 먹고 왔어요. 역시 된장을 풀어 만든 한치물회가 최고에요!”

 

제주를 찾을 때마다 된장을 푼 한치물회를 찾는 그녀. 제주가 확실했다.

 

그의 꿈은 소싯적부터 ‘가수’였다. 음악이 좋던 그녀다. 정식으로 가수가 되기 전에도 그는 언더그라운드에서 통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 연극 무대에도 섰고, 광고 성우, 모 방송국 여행 프로그램 리포터 생활도 했다.

 

그러던 그는 26살이 되던 해 꿈을 i아 뭍으로 갔다. 2000년 그룹 ‘라나 에 로스포’ 멤버로 데뷔했다. 꿈이 이뤄진 줄 알았지만 처음부터 탄탄대로는 아니었다. 가수 생활도, 객지 생활도 쉽지 만은 않았다. 고향 생각도 났고 친구들도 보고 싶었다.

 

어느 날 그는 한 선배로부터 ‘용기’를 얻었다. “3~4년정도 열심히 하면 너만의 자리가 나올 거야.”
 
그 ‘용기’는 그녀의 가슴 속에 뿌리내렸다. 여유는 없었지만 '열심히' 였다. 그리고 2003년 솔로 앨범 ‘당신이 너무 좋아요’를 발표했다.

 

정말 그의 자리가 생겼다. 그 자리가 지금도 점점 커지고 있다는 그녀의 말.

 

그는 포크계의 ‘아이유’로 불린다. 선배들이 붙여준 애칭이다. 중년의 문턱에 막 들어선 그지만 선배들에겐 귀여운 후배다.

 

“제가 40대지만 포크계에서는 어려요. 보통 선배님들 연세가 60~70대에요. 선배들을 보면 ‘이 길(포크)은 나이와 상관 없는 장르구나~ 오랫동안 음악을 할 수 있겠다’는 것을 깨닫곤 해요. 목소리가 나올 때까지 노래를 계속하고 싶어요.”

 

그의 바람이다. 목소리가 나오는 한 불러주면 어디든지 달려가겠다는 그다.

 

그에게 제주를 물었고 그는 답했다. “제주는 지친 사람들의 영원한 쉼터가 아닐까요?” 그는 그런 공간을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

 

그래서 ‘고향 제주여행’을 시작했다. 2010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서울의 모 보육원 아이들과 고향 제주를 찾았다. 뭍 생활을 하면서 그는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그때 맺은 소중한 인연들이다. 짧은 여행이지만 그들에게 '큰 제주’의 기운을 주고 싶었다.

 


이후 ‘고향 제주여행’은 한 차례 더 있었다. 그는 조만간 다시 소중한 인연들에게 제주의 기운을 선사할 예정이다.

16년동안 그가 해온 일이 또 있다. ‘음악’을 통한 재능기부.

 

그는 뭍으로 올라간 그 해부터 줄곧 서울시내 병원에서 재능기부를 통해 환자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 환자들의 심적 치유를 위해 목소리를 뽑아낼 때면 덩달아 그도 마음의 평안을 느낀다. 행복을 주는 가수가 되고 싶은 그다.

 

요즘 그는 분주하다. 먼저 상경한 선배이자 이젠 유명세를 치르는 제주 출신 가수 진시몬과 함께 <제주오누이>로 앨범을 작업하고 있다. 이 둘은 ‘제주 뮤지션 모임’ 회원이다. ‘고향을 위해 무언가를 준비해보자’는 취지다.

 

이달 말 이들의 제주 사랑이 발표될 예정이다. 고향을 위한 음악을 작업하고 있어 더 행복하다는 그다.

그런 그의 수상경력과 앨범발표 이력도 다채롭다. 2012년에는 제19회 대한민국 연예 예술상 포크가수상을 수상했다. 이듬해는 첫 싱글 앨범 ‘꿈을 꾸는 여인’을 발표했다. 그 외에도 3집 앨범 <순수>, 디지털 싱글 앨범 <Born Again>, <아빠와 딸>, <마중>, <현이와 덕이 오마쥬>, <이대리>등 을 발표했다. 대표곡은 ‘영원한 나의 사랑’과 ‘사랑해’다.

 

콘서트를 통해 팬들과 소통도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그는 서울과 대구, 광주, 부산을 넘나들며 소극장 투어를 하고 있다. KBS <가요무대>와 국군방송·불교방송 라디오에서도 종횡무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 그가 요즘 부쩍 제주행 발걸음이 잦다. 지난달 29일에는 ‘칠성로-문화가 있는 날’ 행사에 참가했고, 오는 8일에는 제주에서 열리는 백난아가요제의 심사위원직을 명 받았다.

 

그는 방송·콘서트가 끝나고 팬들과 갖는 티타임이 좋다. 먼 곳에서도 찾아와 주는 팬들이 고맙고 미안하기도 하다. 이런 그에게 팬들은 “오는 즐거움이 크다. 우리는 행복하다”고 말한다. 이에 그는 또 다짐한다. 팬들이 자주 올 수 있고 그들에게 더 큰 행복을 선사하겠노라고.

그가 수줍게 입을 열었다.

 

“집 떠나면 효자라고 하죠? 제가 그래요. 뭍 생활을 하다보니 고향 제주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곤 해요. 고향만큼 소중한 곳은 없더라구요.”

 

고향 제주를 향한 그의 조심스런 고백. ‘가수’의 꿈을 안고 뭍으로 떠난 지 17년만이다. "제주가 고향인 것이 감사하다. 또 행운이라 생각한다." 제주 밖에서 고향을 그리는 그의 애틋한 마음이다.

 

오는 11월엔 그의 청아한 목소리를 제주에서 제대로 들어볼 기회가 온다. 11월 중에 열릴 ‘제이누리 창간 5주년 기념 제주도민 초청콘서트’가 무대다. [제이누리=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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