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도로에서 벌어진 시외버스 전복사고를 둘러싸고 피해승객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난폭운전과 정비부실 의혹이 제기되는 데다가 사고대처마저 한심한 대응으로 일관했다며 항의하고 있다.
12일 오후 6시 50분께 제주시에서 서귀포시 방향으로 5.16도로를 지나던 시외버스가 숲터널 진입 전 도로 옆 도랑으로 빠졌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운전자를 포함한 승객 34명 중 32명이 다쳐 서귀포의료원, 서귀포열린병원, 제주대 병원 등으로 이송됐다.
탑승객 A씨는 <제이누리>와의 통화에서 "S자 급 커버길로 접어들었으나 운전기사가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며 "펑하는 소리가 나면서 기사가 기어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고 그 순간 왼쪽으로 차가 기울어졌다"고 말했다.
A씨는 "사고 처리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다. 당시 5.16도로 사고현장을 지나가던 다른 버스와 버스관계자가 사고 현장에 당도했는데 맨 처음 한 말이 '괜찮은 사람들은 버스 타고 가라'였다"며 "사고 당시 피해자들 스스로 119에 신고요청했고 피해자들끼리 협동해 사고현장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5.16도로는 급경사 커브길이 많은데 버스운전사들이 항상 위험하게 다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탑승객 B씨 역시 <제이누리>와의 통화에서 "사고가 일어나기 1분 전 쯤에 브레이크와 기어가 조절이 잘 안되는 걸 보았다. 그리고 펑소리가 나더라. 버스정비불량으로 보인다. 게다가 커브길에서 차가 멈췄어야 하는데 버스기사가 무리하게 운행하다가 왼쪽으로 전복됐다"며 "마치 세월호와 비슷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B씨는 "버스업체 관계자가 사고현장 당시 왔다. 보통 교통사고가 났으면 관계자가 다친 사람들의 신원이나 상태를 파악해야 하는 것 아닌가"며 "교통사고가 났으면 병원에 이송하도록 신고도 하고 노력해야 하는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항의했다.
B씨는 "119 신고, 사고현장 대피도 우리 승객들이 스스로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해당버스업체 관계자는 "버스정비, 안전사고 대비교육은 평상시 하고 있다. 사고 당시 현장에서 달려간 우리 측 직원이 많이 당황하다보니 사고 뒷처리 과정에서 미흡하게 대처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외는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답했다. [제이누리=강남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