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천개발사업의 환경영향평가 축소 의혹을 제기했던 제주지역 환경단체들이 제주도의 “사실무근이며 법과 원칙에 따라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겠다”는 발표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환경운동연합·제주참여환경연대·곶자왈사람들은 16일 공동성명을 내고 “제주도가 말하는 법은 중국자본을 위한 법이요, 제주도가 말하는 원칙은 개발사업 특혜를 위한 원칙일 뿐이다”고 지난 15일 제주도의 해명을 반박했다.
이들 단체들은 “제주도가 마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검토를 마치면 환경영향평가서에 아무런 문제없는 것이 되는 양 언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환경영향평가전문기관으로 환경영향평가 내용에 대해 의견을 내놓을 뿐 구체적인 협의는 심의위원회 심의에서 다뤄지게 된다”며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을 통과하면 문제없다는 식의 뉘앙스를 풍기는 것은 명백히 논점을 흐리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이들 단체들은 “동·식물상 조사시기에 대한 제주도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다”면서 “동·식물의 출현과 생육 등의 속성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시기는 누구나 봄과 여름을 꼽을 것이다. 추운 겨울철에 어떻게 동·식물의 출현과 생육을 제대로 관찰할 수 있겠는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게다가 “제주도는 자신들이 내놓은 환경영향평가 매뉴얼도 제대로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며 “무수천유원지 개발사업 예정지와 바로 인접한 하천지역이 생태자연도 1등급으로 고시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환경영향평가 대상지역에 포함된 이곳은 제주도 환경영향평가 매뉴얼에 따라 봄, 여름, 겨울이 포함된 연3회 조류조사가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자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는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며 “제주도는 본 평가서를 전문기관 및 심의위원에 배포하기 전에 사업자에게 보완요구를 명령하는 것이 순서였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를 지키지도 않고서 법과 원칙을 운운하는 것은 중국자본의 이익만을 위해 본연의 직무를 유기한 행위일 따름이다”며 “제주도가 어제 발표한 해명자료 역시 거짓과 변명에 불과할 뿐이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들은 또 “제주도는 종전(2006년)의 환경영향평가 현지조사와 이번 추가적인 현지조사를 거쳐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하는 것은 법의 취지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며 “8년 전의 현지조사를 그대로 대체한다는 발상이 정상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아울러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발행하지 아니한 자료는 5년 이내의 자료까지만 문헌자료로 활용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며 “결국, 2006년 무수천유원지 환경영향평가 조사결과는 문헌자료로서 활용여부도 불투명한 셈이다”고 꼬집었다.
이들 단체들은 “제주도의 해명은 본질을 흐리고, 자신들의 잘못을 덮기에 급급한 거짓해명일 뿐이다”고 일갈했다.
이어 “단순히 사업을 조기에 시작하려는 사업자의 편을 들어주는 것일 뿐”이며 “상식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않은 행정을 하고 있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미 한 번의 절차위반으로 문제를 일으킨 제주도가 보다 강화된 환경영향평가를 하기 보다는 주먹구구식 날림 환경영향평가를 하겠다는 것은 이전의 절차위반도 단순한 행정착오가 아닌 명백한 특혜였음을 시인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들은 “제주도의 잘못된 행정행위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제주도 감사위원회에 이에 대한 긴급조사와 감사를 요구하려고 한다”며 “또 검토할수록 위법한 절차와 부실한 평가가 확인되고 있어 이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고 천명했다.
더불어 제주도에 이 사안에 대한 공개토론 요구하면서 “제주도가 이렇게 도민보다 사업자를 위한 과속행정을 강행한다면 결국 돌아오는 것은 도민의 불신이란 막다른 길임을 인식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제이누리=고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