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행 중국관광객들의 소비가 특정 장소에만 한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한 경제적 파급효과에도 체감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29일 서용건 제주대 교수와 한은 제주본부가 공동으로 작성한 ‘제주방문 중국관광객의 소비특성과 파급효과 분석’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제주도내 지출비용은 평균 184만5189원이고 개별관광객은 237만6523원이다.
개별관광객이 53만1334원을 더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관광객의 경우 쇼핑(39.9%), 숙박(19.1%), 식음료(10.5%), 오락(카지노 등)(10.2%)순이다. 개별관광객은 쇼핑(29.9%), 숙박(21.1%), 기타(팁·음주·마사지 등)(14.2%), 식음료(12.1%)순으로 이뤄졌다.
일반적으로 여행비용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숙박비용보다 쇼핑비용이 많은 것은 중국관광객의 특별한 소비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제주를 관광목적지로 방문하는 직항관광객은 제주에서의 소비패턴이 다양하지 못하고 소비품목들도 한정돼 있다. 이는 중국관광객들에게 제주가 자연관광지로서의 매력은 높으나 쇼핑관광지로서는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관광객 쇼핑장소를 보면 서울은 명동, 면세점, 전통시장, 백화점, 소규모 상점 등 다양했다. 하지만 제주는 면세점과 일부 토산품 판매점, 대형 할인점 등으로 일부장소에 한정된 형태를 보이고 있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다소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관광객의 업종별 지출금액은 도소매 부문 73만5552원(39.9%), 음식점·숙박 부문 54만5877원(29.6%), 사회·기타 서비스 부문 41만9635원(22.7%), 기타 부문 12만1,880원(6.6%), 운수 부문 2만2234원(1.2%)으로 나타났다.
개별관광객의 경우 음식점 및 숙박 부문 78만7912원(33.2%), 도소매 부문 71만7,507원(29.9%), 사회·기타 서비스 부문 42만7,730원(18.0%), 기타 부문 33만6,534원(14.2%), 운수 부문에 11만2,840원(4.7%)을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종합하면 단체관광객들은 도소매(쇼핑) 부문에서 가장 많은 지출을 했고 개별관광객의 경우는 음식점 및 숙박과 도소매(쇼핑)부문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소비지출에 따른 파급효과는 단체관광객의 경우 생산유발효과 약 1조9000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 약 9700억 원, 취업유발효과 약 4만5000여 명으로 분석됐다. 개별관광객의 경우 생산유발효과는 8300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3800억 원, 취업유발효과 약 1만7000여명으로 조사됐다.
전체적으로 단체와 개별관광객을 합산한 전체 중국관광객의 제주지역 소비지출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2조7500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1조3600억 원, 취업유발효과는 약 6만3000명으로 분석됐다.
중국인관광객의 소비지출은 수치상으로 제주 경제에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도내 일각에서는 이러한 파급효과를 실질적으로 체감하지 못한다는 문제제기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러한 파급효과 저감 요인은 근본적으로 단체관광 중심의 중국인관광객 여행행태에 따른 혜택 편중과 여행사 과당경쟁 때문인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단체관광 중심의 여행행태는 정해진 장소에서만 쇼핑이 이뤄진다. 때문에 쇼핑품목도 화장품과 식료품 등과 같은 일부 상품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고 중국관광객 증가 효과가 일부 업체에 편중돼 나타난다. 관광업계 전반의 심리적 체감도는 낮아지는 요인이다.
아울러 제주 이외 지역에 본사를 둔 사업체의 관광객과 관련된 수입의 역외유출도 파급효과의 체감 저하에 부분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판단된다. 주로 면세점이나 대형마트, 도외·외국 자본이 운영하는 카지노가 그 예다.
여행사 과당경쟁도 체감도를 낮추고 있다.
중국 여유법 시행 전 도내 일부 여행사들이 중국인관광객 유치를 위해 과당경쟁으로 중국 현지 또는 서울 소재 여행사로부터 소위 ‘마이너스 투어 피’(minus tour fee·송객수수료 지불)라는 비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졌다. 대신 쇼핑 등 관광업체로부터 방문의 대가의 송객수수료(commission)를 수취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 여유법 시행 전까지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최소 50% 이상의 여행사가 제로 여행비 또는 마이너스 여행비로 중국관광객을 모집했다.
보고서는 “이렇듯 정상적인 거래를 통해 도내 관광업체에 귀속돼야 할 수입이 과도한 송객수수료의 유출로 직접적인 경제적 파급효과가 감소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도내 관광관련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고용 여력이 제한되는 등의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제이누리=김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