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신영근(새누리당, 화북동) 복지안전위원장이 도 소방안전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도 소방공무원 특수건강검진 결과 전체 검진인원 618명의 94.7%인 585명이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병 요관찰자(질병으로 진전될 우려가 있어 추적관찰이 필요한 자)는 94명(15.2%), 일반질병 유소견자(질병의 소견이 있어 사후관리가 필요한 자)는 130명(21.0%), 일반질병 요관찰자는 361명(58.4%)이다.
이는 소방방재청이 실시한 지난해 소방공무원 특수건강진단 결과에서 전국 3만5164명의 47.5%인 1만6714명이 건강이상자로 나타난 것과 비교할 때 무척 높은 수치이다. 통계상으로 거의 모든 소방공무원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이 나온 것이다.
특수 건강검진 세부결과는 소방공무원의 건강상태가 흔히 말하는 피로직업군에서 나타나는 정도를 뛰어넘어 위험한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내분비계 질환인 고지혈증이 최근 3년간 165명에서 317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검사에 새로 포함된 빈혈 및 백혈구 수 이상도 51명의 질환자가 나타나고 있다. 반면 소음, 혈압, 폐활량 등에서는 일정한 개선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신영근 위원장은 소방관 건강악화는 토끼뜀인데 반해, 소방안전본부에서 작성해 제출하는 건강관리계획은 거북이걸음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지혈증이 유병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음에도 이 문제에 대한 대안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소방방재청의 발표가 시·도에서 제출한 결과를 수합한 것임을 감안한다면, 제주 소방안전본부가 자체 특수건강검진 결과에 대해서 선제적 대응을 하고 있지 못하고 중앙정부의 지시를 기다리면서 허송세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문제가 되어 왔던 정신건강관리에 대해서도 제주 소방안전본부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의 단계적 검사 외에 관례적인 대응책을 반복하고 있을 뿐 특단의 대책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수건강검진 결과를 반영하여, 소방공무원의 건강악화에 총체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며 “계획에는 소방관 신체 및 정신 건강 중장기계획 수립을 위한 학술용역 필요성, 인력구조 개편 방안, 조직문화 혁신 방안, 소방관 전문병원의 설립 필요성, 소방관 특화 보험설계의 필요성, 민간자원의 폭넓은 활용, 소방관 안식년제 도입 방안 등 참신한 실험적 아이디어들이 모두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이누리=김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