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부터 진상품으로 알려졌던 천연기념물 제546호로 지정된 제주흑우가 ‘맛의 방주’에 등재됐다.
‘맛의 방주’(Ark of taste)는 이탈리아 브라에 본부를 두고 150여 개국 10만여 회원과 1300여개 지부를 두고 활동하는 국제비영리기구 ‘슬로푸드 국제본부’의 프로젝트다.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각 지역의 토종음식과 종자(種子)를 찾아 목록을 만들고 관심과 소비를 이끌어내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또 사라져 가는 종 보호, 종 다양성 유지를 위한 사업도 전개하기 위해 이뤄지고 있다.
국가위원회는 총 9개국(이탈리아, 독일, 스위스, 미국, 프랑스, 일본, 영국, 네덜란드, 한국(준 국가위원회))으로 구성돼 있다. 각 위원회로부터 전통 먹거리 목록 등을 추천받아 약 20일간 공개 검증 과정을 거쳐 맛의 방주 목록에 공식 등재토록 돼 있다.
농촌진흥청 난지축산시험장에 따르면 올해 남양주 슬로푸드 국제대회에서 제주흑우가 지난 3일 등재됐다. 한국 토종 먹거리로는 연산오계와 칡소가 지난 8월에 등재된데 이어 세 번째다.
제주흑우는 지방산 분석에서 맛과 관련한 올레인산과 리놀레인산 및 불포화 지방산 함량이 한우보다 높다. 이미 제주흑우는 향미, 연도, 다즙성, 기호성에 대한 육질 평가에서도 고기의 우수성이 입증됐다.
제주흑우는 순수품종으로서 국립축산과학원 난지축산시험장 45두, 제주도 축산진흥원 157두, 농가 보유축 등 포함해 약 480두가 보존·육성 관리되고 있다.
현재 FAO(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에도 2002년에 등록돼 있다. 지난 5월7일에는 문화재청으로부터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국립축산과학원 난지축산시험장 고문석 장장은 “제주흑우가 맛의 방주에 정식 목록으로 등재된 것은 지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을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결과”라며 “제주흑우가 세계의 명품으로 거듭 태어나는 계기를 마련한 좋은 기회로 평가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 기회를 계기로 세계적이고 고품격인 제주흑우로 자리매김 하도록 연구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도에서는 또 다른 품목으로서 ‘푸른콩 장’이 지난 8월 맛의 방주에 등재됐다. [제이누리=김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