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보육원을 설립한 독립유공자 고(故) 탁명숙 여사에게 건국포장이 전수됐다. 건국포장은 후손에게 전달됐다.
독립유공자 탁명숙 여사는 1893년 함경남도 정평군에서 태어났다.
세브란스병원 간호부양성소를 졸업, 원산 구세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던 중 1919년 3월1일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나자, 서울로 갔다. 며칠 후 거행된 3.5 학생의거에 참여했고, 이로 인해 징역 6월, 집행유예 3년의 선고를 받고 옥고를 치렀다.
그는 또 1920년 9월 강우규 의사(義士)가 사이토 총독을 암살하려다 실패하자 지인의 집에 숨을 수 있도록 도와준 일로 또 다시 일본 경찰에 체포되는 수모를 겪었다.
1920년에는 고향인 함경도에서 유지들의 도움을 받아 여성교육을 위한 사립 동명여학교를 설립하는 등 여성교육에 앞장서 왔다.
탁 여사와 제주의 인연은 1922년 제주 성산읍 출신의 현이길(제3대 김녕중학교 교장)과 결혼하면서부터다.
그는 해방 이후 1947년 8월에 애국부녀연맹 남제주군지부를 결성했다. 1952년 자유당 시절엔 자유당 제주도지부 부녀부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제주 4·3사건으로 고아가 많이 생기자 1951년에 제주보육원을 설립했다. 그의 육영(育嬰)사업은 1972년 별세할 때까지 이어졌다. 제주 고아들을 위해 헌신한 고아들의 어머니였던 것이다.
탁 여사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별세 전인 1963년 제1회 대한민국 건국문화포상을 수상했다.
그의 업적은 사후에도 계속 기려지고 있는데 올해에는 3·1절 기념 건국포장 대상자로 결정됐다.
건국포장은 지난달 25일 제주도보훈청장이 후손 중 제일 연장자인 외손 강태용씨를 방문해 전달했다.
이번 포상으로 제주출신 독립유공자는 생존한 강태선 애국지사 등을 비롯해 모두 157명으로 늘어났다.
한편 제주 출신으로 일본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1935년에 순국한 고(故) 정우생(鄭友生) 선생도 2006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으나 현재까지 후손을 찾지 못해 전수되지 못하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