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 행정기관이 도민들의 개인 신용정보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제주시에 따르면 제주도는 물론 두 행정시에서 지난 2006년 9월 11일부터 시민들의 납부 편의를 위해 각종 세외수입(수수료, 과태료, 쓰레기봉투 대금 등)에 대해 현금과 함께 신용카드 결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방세는 신용카드 납부가 이뤄지고 있다.
보통 신용카드로 결제하게 되면 고객의 명세서에 카드번호 4자리와 유효기간이 ‘****’, ‘**/**’, 또는 하얀색으로 표시된다. 이는 무심코 버린 명세서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사기, 개인정보 유출 등을 막기 위함이다.
그런데 김씨 처럼 도내 행정기관 일부에서 세외수입 결제 시 신용카드 번호와 유효기관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전 행정기관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제주시청 민원실을 비롯해 실과, 읍면동사무소 등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제주시에 따르면 단말기 때문이다. 단말기는 버전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별)’표로 처리되는 단말기와 하얀색으로 지워지는 단말기 두 종류다.
문제는 하얀색으로 지워지는 단말기다. 명세서는 카드사에 제출하는 명세서와 업체 보관 명세서, 이용자에게 제출되는 명세서 등 4장으로 구성된다. 카드사에 제출되는 명세서에는 16자리 모두 인쇄되지만 업체보관 명세서와 이용자에게 주어지는 명세서에는 4자리와 유효기간이 지워져 나오게 된다.
그런데 이 단말기는 먹지를 이용하게 되는데, 먹지와 명세서에 번호를 인쇄하는 부분과 정확히 맞지 않으면 가려져야 될 번호가 노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평상시 단말기 점검 등을 하지 않아 시민의 소중한 정보가 유출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행정 당국은 김씨가 문제를 제기하자 뒤늦게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 계약을 맺은 단말기 업체에 수정을 요구했다.
해당 업체는 지난 3일부터 도내 각 행정기관 부서를 방문해 별표처리가 가능한 단말기는 별표처리를 하고, 그렇지 못한 것은 줄맞춤 기능을 이용해 정확한 수정을 해 제대로 출력이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는 오는 7일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제주시 관계자는 “그런 부분까지 세세하게 신경 쓰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제주시 또 다른 관계자는 “단말기 관리가 허술했다”면서 “신용카드 명세서에 개인정보가 많이 담겨 있다. 일반적으로 함부로 버리는데 소중한 개인정보의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명세서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 등 명세서 관리에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