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살인진드기’ 바이러스(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의심환자인 70대도 SFTS에 감염돼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23일 제주의 SFTS 의심환자 강모(74)씨의 검체를 분석해 SFTS 바이러스를 검출했다고 밝혔다.
이로서 국내에서는 두 번째 확진 사례로 판정됐다.
서귀포시 표선면에 거주하는 강씨는 지난 2일 발열과 오한, 근육통 증세를 보였다. 이후 6일에는 설사를 동반해 제주시내 모 병원에 입원해 쯔쯔가무시증 의심하에 항생제 치료하였으나 호전 없었다.
강씨의 가슴과 등 부근에 SFTS를 매개하는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린 자국과 양쪽 겨드랑이 림프절종창이 확인됐다.
강씨는 8일 제주대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악화로 10일 중환자실로 이동해 호흡기 치료를 하던 중 지난 16일 오전 6시40분쯤 패혈성쇼크로 숨을 거뒀다.
강씨가 숨지자 제주대 병원은 강씨의 사망 사실을 질병관리본부에 통보했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국립보건연구원에 의뢰해 최근 전국의 사례와 함께 같이 분석한 결과 지난 21일 제주의 사례에서 SFTS 관련 유전자가 검출됐고 임상경과와 잠정검사결과가 부합된다고 밝혔다. 다만 바이러스가 분리되지 않아 확진되지 않았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이후 제주 사망 환자의 검체에서 바이러스를 분리했고 23일 확진 판정을 내렸다.
강씨는 평상시에도 작업 도중 진드기에 자주 물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질병관리본부는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1일 강원도에 거주했던 환자로 사망한 63세 여성의 검체에서 바이러스를 분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첫 사례인 것이다.
첫 사례로 확인된 사망자는 지난해 7월 중순과 하순에 3~4차례 텃밭에서 작업하다가 진드기에 물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유사 증상을 보이다가 8월 12일 숨졌다.
제주도 오진택 보건위생과장은 지난 21일 브리핑에서 “제주 사망사례에 대해서도 SFTS 유전자가 검출돼 살인진드기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아직 확정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제주시 서부지역과 해안가를 제외한 목장과 오름 등의 지역에서 작은소참진드기가 발견됐다. 이에 도 당국은 도로와 올레길, 관광지 등에 대한 집중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