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에 미래가 보이고 있다. 마을공동체 회복의 구심점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농촌 마을 작은 학교 살리기가 사회적 관심이 되면서 행정도 최근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게다가 도내 농촌 마을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불을 지펴온 학교 살리기 노력도 점차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속속 농촌의 새로운 활력소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 살리기가 곧 마을 살리기라는 인식이 마을 주민들을 움직이고 있다.
서귀포시에 따르면 학교 및 마을단위에서 작은 학교 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표선면 세화2리는 초등생 자녀가 있는 귀농인들을 위해 오래 전부터 집을 수리해서 3년 무상 지원했다. 그런데 정작 빈집이 모자라게 됐다. 마을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빈집이 없어진 것이다.
빈집이 없자 임대료 지원 사업으로 전환했다. 귀농인들에게 1가구당 연 100만원씩의 임대료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에는 9가구에 900만원을 지원하는 등 최근 10년간 학교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표선면 토산2리는 학교 살리기 추진위원회를 2005년도에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마을에서 기금마련 등을 통해 임대료를 지원해왔는데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억700만원을 지원했다. 올해에는 10가구가 더 늘어나 1600만원을 지원한 상태다.
남원읍 신례1리도 2011년에 신례초등학교 살리기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주민과 동문회 등이 십시일반 모금에 참여해 8000만원의 기금을 모았다. 최근에는 12동의 빈집을 수리해 무상 제공했다. 그 결과 22명의 학생을 유치했다.
통폐합 위기에서 겨우 살아난 성산읍 수산1리는 학교 살리기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빈집수리를 통한 학생 유치에 나섰다. 이와 함께 마을 자체 기금으로 2억원을 마련, 마을 임대주택 건립사업을 현재 계획 중에 있다.
같은 위기에 처한 성산읍 신풍리도 지역주민들이 자발적 학교 살리기 기획을 추진하고 있다. '신풍 어멍아방 농촌유학센터'를 기획했다. '어멍아방 잔치마을' 건축물을 활용, 지난 3월에 개관했다. 현재 4명의 학생이 들어와 거주하고 있으며 연내 20명 이상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이들 두 지역의 경우 내년까지 각 학교(수산·풍천초)의 학생 수가 각각 31명, 29명 이상 유치해야 학교가 사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초등학교도 나서고 있다. 안덕면 창천초등학교는 특성화 프로그램을 육성하기 위해 학부모와 함께 하는 텃밭 가꾸기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있다.
상천 분교 텃밭 400여 평(992㎡)을 무상임대 받고 학부모들이 무료 봉사로 개간을 완료해 현재 운영하고 있다.
학교 살리기에 성공한 제주시 해안동, 애월읍 납읍리의 경우에도 마을에서 자발적으로 나서 학교를 지키거나 분교에서 본교로 다시 격상 시킨 좋은 사례다.
제주도도 최근 지원에 나섰다. 도는 마을단위 임대주택 건립 시 최대 5억원까지 지원한다. 또 빈집 수리인 경우에 소요예산의 70%까지 지원하는 지침을 확정했다.
제주도 양기철 특별자치교육지원과장은 “마을과 학교가 합심 노력하는 지역을 우선으로 농촌이주자 유입을 지원하기 위한 주거환경개선비 및 특화프로그램 운영비 지원 등 농촌학교 활력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귀포시 오영관 교육특화담당은 “학교와 마을단위에서 이처럼 많은 노력을 전개한다는 것은 농촌의 작은 학교에 희망과 새바람을 불어넣는 의미있는 행동이 시작됐다는 소리"라며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