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의 노인이 제주시청에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당연할 수도 있는 행동이지만 자신의 민원 상담에 친절하게 대해준 7급 공무원 때문이다. 최근 사회복지공무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면서 이 공무원의 작지만 큰 행동으로 공직사회는 물론 제주사회가 따뜻해지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가 고향인 이문준(82)씨는 수년전 목 부위 암으로 성대를 모두 제거해 전혀 말을 할 수 없는 언어장애 3급이다. 수술 후 암 전이 예방과 건강회복을 위해 청정한 제주에 내려와 현재 제주시 삼도 2동 모 아파트에 살고 있다.
그는 지난달 초부터 지난주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제주시청을 찾았다. 그가 시청을 찾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사회복지관련 문의는 물론, 버스에 대한 제도, 지역경제과 업무 등 사회복지과 업무만이 아닌 여러 이유에서다.
그는 시청에 들어서면 우선 사회복지과 장애인복지를 담당하는 양은숙(사회복지 7급·45·여) 주무관을 늘 찾았다.
하지만 그는 전혀 말을 할 수 없고, 수화도 안 돼 글을 써서 자신의 의사를 전달했다. 양 주무관은 이씨가 다른 일로 찾아오면 그대로 담당부서로 보낼 수 없다고 판단, 직접 이씨를 데리고 담당부서를 방문해 중간에 담당직원과 소통의 역할도 했다.
항상 친절한 행동에 감동한 이씨는 지난 22일 김상오 제주시장 앞으로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이씨는 편지에서 “양씨는 너무나 자상하고 친절하게 답답한 점을 알려주고 제주에서 낯설은 삶을 이어가고 있는 저에게 크나 큰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줬다. 참으로 고맙고 감사한 공직자라고 여기게 됐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그는 “양씨의 민원인에 대한 행동과 최선은 평소 교육 및 지도 이념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믿고 있다”며 “제주시에 근무하는 모든 공직자들이 모두 하나같이 양씨의 모범적인 행동과 자세로 임한다면 제주의 온 시민은 물론이고 1000만 내·외국인 관광객에게까지 칭찬과 호평을 받을 수 있는 제주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장께서 양씨를 한 번 불러서 칭찬과 격려를 해 주면 양씨는 더욱 분발해서 장애인은 물론 제주시민을 위해서 아낌없는 노력으로 봉사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쑥스럽다”면서 “당연히 우리 사회복지과 직원들은 친절을 베푼다”고 당연한 일임을 강조했다.
최근 사회복지 공무원의 자살 소식으로 인한 관심에 대해 “최근 분위기로 봐서 사회복지과가 많이 조용해 졌다. 그 전에 소리치면 해결된다는 인식으로 찾아오던 민원인들도 자제하고 있다”며 “사회복지 공무원들은 물론 제주시 소속 공무원들은 성숙한 민원인들이 찾아오면 당연히 가족처럼 응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상오 시장은 편지내용을 전 직원이 공람해 더욱 친절한 민원 서비스에 임해줄 것을 지원들에게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