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낀 최장 열흘 연휴, 귀성ㆍ성묘 길이 아니라도 차를 몰고 달리고픈 계절이다. 교통체증으로 차안에 갇혀 있으면서, 창문을 열고 시원스레 달리면서 내 차와 앞뒤 차를 비교하고, 나아가 미래형 자동차의 모습도 상상해 봤으리라. 자동차는 이미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다. 최신 첨단 전자기기가 장착되고 이동통신기술(ICT)이 결합하면서 움직이는 삶의 공간이 됐다. 얼마 안 가 자동차는 우리 앞에 전혀 새로운 삶의 세계를 안내할 것이다. 휘발유나 디젤, 즉 화석연료를 쓰느냐 전기나 배터리를 이용하느냐의 차원을 넘어서 하나의 중요한 생활수단으로 등장할 것이다. 이른바 커넥티드(connectedㆍ연결된) 자율주행차 시대다. ICT와 결합해 양방향 인터넷ㆍ모바일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기본이다. 자동차가 놀이기구이자 회의장이고, 극장이었다가 근사한 레스토랑이나 숙소가 될 게다. 자동차 주인의 취향과 경험을 잘 아는 똑똑한 스마트카가 함께 다니면서 물품 구매와 결제 서비스 등 다양한 소비 및 경제활동을 해줄 것이다. 눈치 빠른 통신사업자와 금융회사들이 이 시장을 ‘커넥티드카 커머스’라고 이름 짓고 공략 중이다. 운전자가 말만 하면 자동차가 알아서 음
전국의 각 지방에서는 지방분권 개헌의 유리한 지위를 점유하기 위한 경쟁이 점차 치열해 지고 있다. 그러나, 특별자치를 누려온 이유인지 모르나 제주도는 조용하기만 하고, 헌법적 지위를 확보하자는 주장이 있었으나, 그 추진동력은 점차 꺼져가는 느낌이 들 정도다. 우리나라는 중앙에 집중된 권한으로 인해 국가의 폐해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데도, 중앙의 정치권과 정부는 지방을 폄하하면서 그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권한 하나 하나를 생색이나 내면서 내 던지듯 이양한다. 지방분권특별법에는 지방분권은 포괄적․일괄적으로 이양하도록 규정하였고, 제주특별법에 이양 원칙을 규정하고 있지만 제주도에 이양된 사무는 수천개의 개별적 단위사무다. 특별법에 무엇을 정한들 무엇에 쓰겠는가? 그래서 지방분권 개헌이 필요하고, 제주특별자치도의 헌법적 지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방분권은 “보충성의 원칙에 따라 중앙의 권한을 지방정부에 이양하여야 한다는 원칙”으로, 유럽연합 지방자치헌장은 물론, 프랑스 헌법, 이탈리아 헌법, 스페인 헌법, 포르투갈 헌법, 스위스 헌법에 이미 지방자치의 기본이념으로 보장되어 있다. 보충성의 원칙은 “공공의 책
▲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은 다른 사람의 눈이다. 남을 의식하지 않는 이효리의 변신은 의미 있다. 영화 ‘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는 47세의 중년 남자가 겪는 내적 갱생기라고 할 만하다. 자선단체에서 온라인 홍보일을 하는 주인공 브래드는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쥔 성공한 대학 동창들에게 끝모를 질투심을 느낀다. “인생을 비교하는 건 멍청한 짓이지만 비교할 때면 실패한 기분이 든다”는 그는 닥쳐올 아들 대학 학비 걱정을 하며 열등감의 수렁에 빠져든다. 그는 아들 친구가 인생 조언을 부탁하자 ‘꼰대’다운 조언을 한다. “빌 게이츠처럼 돈을 벌어라. 나처럼 경쟁에서 패배자가 되지 말고….” 그 말을 들은 젊은이가 이렇게 반문한다. “왜 경쟁하세요? 이미 충분히 갖고 계시면서.” 사실 그랬다. 브래드 옆엔 언제나 다정하고 낙천적인 아내가 있고, 하버드대 입학을 앞둔 믿음직한 아들이 있다. 남을 도울 수 있는 소중한 직업도 있다. 세상을 소유하진 못해도 사랑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자신을 너무 높이거나 낮춰 보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삶을 즐기면
▲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초기보다 소폭 하락했다. 청와대와 여당은 부정적 평가가 많아지는 이유를 곱씹어봐야 한다.[사진=뉴시스] 추석이 낀 최장 열흘 연휴가 코앞이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가 북적이고 택배차량이 바삐 오가는 한편에선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와 일자리를 못 구한 청년들의 한숨소리가 들려온다. 긴 연휴를 틈타 해외여행 길에 오르는 이들이 있는 반면 연휴에도 못 쉬고 일하는 중소업체 근로자와 소상공인이 부지기수다. 주부들은 크게 오른 식료품 가격 때문에 차례 비용이 더 들어간다며 울상이고. 민족 최대 명절에 건국 이래 최장 연휴가 다가오지만, 경제 상황은 침체일로다. 수출이 경기를 떠받치고 있지만 반도체와 자동차를 빼면 빈 수레가 요란한 격이다. 가을 취업 시즌이 다가오는데 8월 취업자 수 증가율이 뚝 떨어지면서 청년실업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한폭탄처럼 위태로운 가계부채는 대출을 억제한 8ㆍ2 부동산 대책에도 계속 불어나고, 내수 부진도 장기화하고 있다. 게다가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과 핵실험으로 미국과 북한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도 집요하다.
▲ 모든 국민이 이번 10일 연휴를 생애 최고의 휴식기간으로 느끼려면 정부와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이 숱하다.[사진=뉴시스] 대한민국 건국 이래 가장 긴 연휴가 채 스무날도 남지 않았다. 정부가 5일 국무회의에서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함으로써 추석 연휴를 포함해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열흘 연휴가 가능해졌다. 사람들은 로또 맞은 기분이 든다며 반기지만, 우리네 살아가는 형편과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상황을 보노라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국민들께서 모처럼 휴식과 위안의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추석 연휴가 내수 진작과 경제 활성화를 촉진하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해달라고 내각에 당부했다. 문 대통령 말대로 푹 쉬는 한편 내수 진작에도 보탬이 되는 등 경제효과까지 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만은 않다. 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이 국민 휴식권을 보장하는 조치라지만, 일손이 달리는 중소기업 생산 현장에선 이번에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근로자들이 태반일 것이다. 사무실 주변 음식점 주인이나 시장 상인 등 자영업자들은 벌써부터 곡哭소리 나게 생겼다며 울
라틴아메리카는 오랜 세월동안 서구의 침략과 지배를 당했다. 그러다보니 아메리카 민중의 진정한 해방을 위해 투쟁해온 수많은 혁명가가 나왔다. 쿠바의 ‘호세 마르티’, 페루의 ‘호세 카르로스 마리아테기’, 아르헨티나 출신의 ‘체 게바라’ 등이다. 그들은 라틴아메리카 민중의 희망이었고 꿈이었으며 위대한 영웅이었다. 멕시코 또한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스페인의 압정에 시달리다 독립했지만 스페인 지배자 못지않게 멕시코의 독재자들은 민중을 수탈했다. 그러기에 멕시코인들에게 자유를 위해 투쟁을 벌였던 ‘에밀리아노 사파타’는 영웅이었다. 이와 더불어 스페인의 지배로부터 본격적인 독립전쟁을 일으킨 ‘미겔 이달고’도 영웅으로 대접 받았다.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호소하는 그의 연설은 민중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달고가 이끄는 혁명군은 스페인 왕정 군대를 무너뜨리고 멕시코시티를 점령하는 전과를 거두지만 결국은 진압 당하게 된다. 약 1년 동안 계속된 독립전쟁은 실패했지만 이 사건은 멕시코 민중을 깨우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어떻게 30명밖에 안 되는 혁명군이 순식간에 1
“오락가락 이라는 말은 언론이 만들어 낸 말이다” “총리께서 짜증을 냈다” 온나라가 먹거리에 대한 걱정과 탄식의 소리가 나오는데도 주무부처인 류영진 식약처장의 위기 대처법은 모두 남탓이다. 책임을 전가하기에 바쁘다.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국회의원들의 요구에도 그는 속으로 ‘죄 없는 내게 별 소리를 다하고 있다’는 투로 실실 웃으면서 멀뚱멀뚱 쳐다만 봤다. 최근 모든 언론의 이슈가 ‘살충제 달걀 파동’이다. 국민들이 먹거리를 가지고 장난 치는 사람들을 얼마나 혐오하는지를 모를 사람도 아닐텐데 문제의 진상과 결과에 대해 식약처장은 책임이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국회는 국민들이 더욱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자 22일 오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를 열고 식약처장을 불러 문제점을 따졌다. 사태의 심각성을 경고하며 사퇴를 요구하는 여,야 의원들을 상대로 류 처장은 ‘마이웨이’식 변명으로 일관했다. 그 바람에 의원들과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류처장이 약사 출신이라 식품 안전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다”
▲ 영화 군함도 포스터 ‘군함도’의 열풍이 한 여름 처럼 뜨겁다. ‘강제징용’ 이란 무거운 주제인데도 관람객들은 마치 우리 조상들의 아픔을 현실처럼 받아 들였다. 어른들의 관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생각보다 젊은 관객들이 많았다. 필자도 아내와 함께 관람했다. 아내는 영화속 한국인들의 죽음을 보고 연신 훌쩍훌쩍 눈물을 흘렸다. 영화가 끝난 뒤 우리는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모든 관람객들이 나갈 때까지 기다렸다. ‘군함도’의 흥행이 가파르다. 지난 26일 개봉 된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는 첫 날 97만명의 입장객에 이어 28일까지 200만명을 기록, 주말을 지나면 300만명이 넘어 설 것으로 보인다. 첫날 입장객은 역대 1위를 기록한 흥행작 '명량'(전체관객 1761만명)과 비슷하다. 첫날 영화 배급사인 ‘외유내강’은 전국의 스크린 2027개를 확보, 독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3일째에도 1961개 스크린에서 동시에 상영돼 최근 개봉된 다른 영화사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게다가 일본 언론들과 네티즌들도 영화의 내용을 두고 어깃장을 놓고 있다. 그들은 영화 &l
▲ 박성현 [USGA] “우승을 도와 준 것은 캐디 덕분입니다” 올해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절묘한 뒤집기로 첫 우승을 거둔 박성현은 의외로 캐디에게 먼저 감사를 표현했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모여 각자의 개인적인 기량에 따라 우승이 결정되는 여자골프대회에서 박 선수는 자신의 실력보다 새로 파트너를 맺은 외국인 캐디에게 감사함를 표시한 것. ‘특급 신인’ 박성현(24·KEB하나금융그룹)이 올해 미국에 진출,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컵을 번쩍 들어 올려 단숨에 세계여자골프랭킹 11위에서 5위로 껑충 뛰었다. 올해 미국 시즌에 참여, 5번째 도전해 이룬 쾌거다. 지난 7월17일,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파72·6732야드)에서 시작된 72년 전통의 US여자오픈 챔피언십(총상금 500만 달러)의 4라운드 최종 경기 18번홀(파5)에서 박 선수의 우승이 결정됐다. 그녀에겐 우승 직전에 위기가 있었다. 챔피언조 앞 조에서 경기를 갖던중 세 번째 친 볼이 그린을 넘어가 버렸기 때문. 그는 당시 2타 앞선 상황이지만 다른 선수들
모든 언론의 톱 뉴스는 ‘새 정부 5년의 국정 과제’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1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장, 차관 등 정부의 모든 관료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20대 국정비전과 100대 국정과제, 487개 실천과제가 담긴 내용을 발표했다. 1호 과제는 ‘적폐청산’이요. 2호 과제는 ‘반부패 개혁’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새 정부는 촛불혁명의 정신으로 탄생했고 앞으로 국민이 주인으로 대접받는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필자는 이미 문재인 대통령이 성공적인 정부 운영으로 5년 후에는 국민들의 박수를 받고 고향집으로 낙향하길 간절히 기도했다. 이같은 바람은 군사정권 이후 들어 선 문민정부던 보수나 진보정권이던 가리지 않고 30년동안 새 정부가 탄생할 때 마다 똑 같았다. 그러나 이번 문재인 정부의 발표는 좀 성급해 보였다. 탄핵 이후 두달 만에 후다닥 준비도 없이 실시된 19대 대선으로 인해 정부의 인수, 인계위원회의 활동 절차도 없이 곧 바로 출범한 새 정부로 인해 국정운영의 준비기간이 절대 부족한 상황이다. 갑자기 생긴 국정기획자문위
▲ 민족문제연구소 회원들은 29일 오후 서울중앙우체국 앞에서 우정사업본부의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발행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한 장을 두고 정치 이념의 덩어리가 덕지덕지 붙어 버렸다. 우정사업본부 우편발행심의위원회는 12일 오후 5시, 오는 9월에 발행 될 '박정희 전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60만장에 대한 발행을 재심의, 발행 철회 결정을 내렸다. 대한민국의 각종 기념우표 발행 계획이 재심의 대상이 되거나 번복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정본부의 스타일이 확 구겨져 버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직중에 세웠던 계획이 정권 교체 후 재심 결정으로 번복 되자 정치적인 논란으로 불거졌다. 기념우표가 취소되자 미래창조과학부 공무원노동조합(우정사업본부)은 미리 작성해 두었던 성명을 통해 ‘심의위의 우표 발행 철회 결정을 환영한다’고 했고, 정의당도 즉시 ‘기념우표 취소는 당연한 귀결이며, 상식적인 선에서 마무리 된 것이 다행’이라는 논평을 냈다. 이번 재의결은 전체 심의위원 17명중 12명이 참석한 뒤 투
▲ 김희현 도의원 촛불시민혁명으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인권위의 위상강화를 비롯해 임기 내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등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인권 경시 태도와는 확연히 다른 인권변호사 출신의 인권대통령으로서의 면모를 임기 초기부터 보여주고 있다. 사회양극화와 빈곤해결을 비롯해 지난 9년 동안 후퇴하거나 정체되었던 의사표현의 자유와 집회·시위의 자유,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인권교육법 제정, 국가인권위의 헌법기구화, 및 군인권보호관 제도의 시행,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대체복무제 도입 등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임기 동안 우리나라가 인권 존중과 사회통합의 가치를 함께 아우르는 성숙한 민주사회 실현하고 진정한 의미의 인권국가로 거듭나기 위해서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보다 내실 있는 인권국가가 되려면 국가 차원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인권적 사고와 실천이 스며들어야 하며, 기존의 국가 단위의 인권보장체계를 보완할 뿐만 아니라, 그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대안으로 인정받고 있는 지역적 차원에서의 인권보장체계가 갖추어져야 한다. 이러한 때 제주에서는 인권을 의제로 한 의미 있는 행사가 있었다. 바로 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