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수행 취재하는 기자들을 폭행한 것은 대한민국을 폭행한 것이다.” 한국기자협회는 “참으로 모욕적이고 굴욕적인 외교”라는 성명으로 중국 경호요원들의 기자폭행을 규탄했다. 이번 사태는 중국 정부의 속내가 고스란히 드러난 사건이다. 경남대 허성구 교수는 “중국측 지도부와 언론 등에서 대한민국을 함부로 다룬 분위기를 느낀 말단 공안과 현장 용역까지 그 감정의 태도가 폭력으로 나타났다”는 방송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순방행사를 중단하고 귀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명색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국빈방문한 자리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믿기 어렵다. 이상철 용인대 교수(경호학과)는 "한국 대통령이 바로 근처에 있는 상황에서 벌어졌다"며 "경호 규정을 벗어나 평소 감정이 섞인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대통령을 수행중인 기자들을 폭행한 것은 참으로 야만적인 행위요. 중국 정부의 수준을 보여 주는 단면이다. 특히 수행중인 기자들을 그 나라의 공안의 책임 하에 경호원들이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두고두고 후회하게 만들어 주어야 고쳐질 것이다. 14일
12월 5일 제54회 무역의 날 기념식이 열린 서울 삼성동 코엑스. 축사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한결 발걸음이 가볍고 가슴 뿌듯하다”며 말머리를 열었다. 이어 “무역 1조 달러 시대가 다시 열리고 경제성장률도 3%대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12월 1일 한국은행이 3분기 경제가 전기 대비 1.5%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분기 기준 7년 3개월만의 최고치요, 연간으론 3년 만에 3%대 성장률이 확실하다. 같은날 산업통상자원부도 11월 수출입동향을 발표하면서 “12월 중순께 무역 1조 달러 달성이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이대로라면 무역규모 또한 3년 만에 1조 달러를 회복하게 된다. 대표적인 양적 경제지표인 성장률과 무역규모가 3년 만에 올라섰으니 뿌듯했으리라. 전임 박근혜 정부가 이태 연속 후퇴시킨 경제를 집권 7개월 만에 원상회복시킨 셈이므로. 여기에 내년 중 1인당 국민소득(GNI) 3만 달러 달성도 무난하리란 전망도 가세했다. 북핵 위기와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보복, 보호무역주의 장벽 등 대내외 악조건을 뚫고 예상보다 높은
‘이영렬 무죄-.’ 그의 1심 재판결과가 무죄다. 무소불위의 검찰이 무척 당혹스러울 것이다. 정치검찰들이 당황할 노릇이다. 새 정부 출범이후 ‘검찰 길들이기 차원, 시범 케이스로 처벌된 검사’가 무죄 선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초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으로 있으면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파헤쳐 대통령까지 기소한 중앙지검의 수장이었다. 법조계에서는 ‘아마도 새 정부가 들어서면 검찰총장 자리를 노리고 그리도 열심히 했을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았다. ‘촛불혁명’에 충성을 다하고도 ‘검찰 적폐’로 몰려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되고, 옷 벗기고, 기소까지 돼 재판을 받았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었다. 그런 그에게 무죄가 선고되었다. 기사회생 할 조짐이다. 이번 주에 검찰의 항소가 없으면 재판은 싱겁게 끝난다. 법조계는 “이번 판결로 검찰은 물론이고 청와대까지 소위 ‘적폐 수사’의 정당성을 의심받게 됐다”고 수군거린다. 하루 이틀 더 두고 보면 알게 될 일이다. 1심 판결로 고민하던 정치검찰들이 이쯤에서
대지는 겨울의 매서운 추위에도 살아 숨쉰다. 그 파르르한 떨림의 숨소리는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들을 수 있지만 말이다. 대지가 그러하듯 사람도 엄청난 추위 속에서 살아 존재한다. 러시아의 이르쿠츠크에서는 영하66℃ 까지 떨어지는 추위에도 사람이 살아간다. 그러나 살아 갈 수는 있겠지만 추위는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준다. 유엔에서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추운 지방에 사는 사람들의 수명이 짧다고 한다. 평균기온 0℃ 지역에 사는 사람의 평균수명이 51.3세로, 21℃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59세에 비해 7.3년 정도 짧다는 것이다. 통계에 포함된 나라는 주로 저개발국가였다. 이것을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으로 환산하면 57세 정도가 된다. 작년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75세였으니 우리가 그들에 비해 18년 정도 더 사는 셈이다. 그만큼 난방이나 영양 공급, 의료 체계가 발달해 있다는 뜻이다. 의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추위에 따라 사람들의 수명이 짧아지는 이유는 추위 자극에 더 많은 신경 전달 물질과 호르몬을 분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똑같은 힘을 발휘하더라도 추울 때는 상온에 비해 더 많은 근육들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많아져서 수명이
▲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가계와 기업은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할 때다. [사진=뉴시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1월 30일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조정했다. 6년 5개월 만의 금리인상이다. 그동안 부진한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저금리로 돈을 풀었던 ‘유동성 잔치’가 끝나고 ‘긴축의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기준금리는 대출이자와 예금ㆍ적금 금리에 영향을 미친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을 미리 반영해 10월부터 올랐다. 이제 빚 내 집을 사거나 가게를 얻어 장사하는 시대는 저물었다. 기업이든 가계든 허리띠를 조여매야 한다. 그동안 익숙해진 부채의존 체질을 바꿔 나가야 한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지난해 6월 이후 17개월간 유지됐던 사상 최저금리(1.25%) 시대는 막을 내렸다. 한은이 추가 금리인상은 신중하게 판단하겠다지만, 내년에도 기준금리가 한두차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장기간 초저금리 상황에 익숙했던 기업과 가계, 정부 등 경제주체들로선 ‘통화정책 정상화(금리인상)’라는 달라진 환경에 적응해 나가야 한다. 가계부채는 올 3분기 말 1419
1997년 말 몰아닥친 외환위기는 한국 사회를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한보ㆍ기아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쓰러지면서 대마불사大馬不死 신화가 무너졌다. 정리해고 등 대규모 실직으로 평생직장 개념도 깨졌다. 조기ㆍ명예퇴직이 횡행하고 노숙자가 늘어나면서 실직자 가정이 풍비박산 났다. 그로부터 20년, 거시경제 지표는 양호해졌다.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당시 39억 달러에 불과했던 외환보유액은 올 10월 현재 3845억 달러로 세계 9위다. 400%에 육박했던 제조업 평균 부채비율은 60%대로 내려갔다. 103억 달러 적자였던 경상수지는 올 들어 9월까지 934억 달러 흑자다. 300대 중반이던 코스피 지수는 2500을 넘어섰다. 투기등급인 B+까지 떨어졌던 국가신용등급은 중국ㆍ일본보다 높은 AA다. 그러나 커진 덩치만큼 경제 체질은 개선되지 않았다. 경제성장률이 7년째 2~3%대를 맴돌고 있다. 2011년 이후 단 한번도 세계경제 평균 성장률을 넘지 못했다. 저성장이 고착화하면서 경제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고용불안이 상시화됐다. 1997년 5.7%였던 청년실업률이 지난해 9.8%로 치솟았다. 체감실업률은 21.7%로 청년 다섯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활약한 수많은 학자 가운데서도 으뜸으로 손꼽히는 장자(莊子, 이름은 周)는 "본성을 잃지 말고 변화에 순응하라"고 말했다. 때에 따라 겉모습은 바꾸었어도 내면에 품은 본성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고수하는 삶의 자세를 강조한 말이다. 장자의 말에 의하면 사람들이 사회에서 살아가려면 규칙과 변화에 따라야 한다. 이것이 겉모습이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겉모습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만의 독특한 가치관과 품격, 그리고 내면에 깊이 간직한 본성이 있다. 이것이 속마음이다. 제주관광도 그러해야 한다. 관광환경과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는 대응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최근의 관광은 스마트관광이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손바닥만한 휴대전화가 관광지도가 되기도 하고, 관광가이드 또는 관광통역사가 되는 세상이다. 그런 세상에서 제주도만 옛것을 지킨다고 종이 관광지도와 물어물어 가이드를 고집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무리 관광환경이 변하고 세상이 천지개벽해도 바뀌지 않아야 할 제주관광만의 품격과 본성은 지켜야 한다. 이것이 겉모습은 변해도 속마음은 변하지 말아야 한다는 장자의 가르침을 제주관광에 입히는 일이다. 궁극적으로는 제주관
몇 년 전 예술의 전당에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장영주)의 연주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현란한 기교와 풍부한 표현력을 겸비한 생동감 넘치는 연주로 정평이 나 있는 그녀의 연주를 들으면서 벅찬 감동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사라 장의 바이올린이 스트라디바리우스(Stradivarius)라는데, 몇 십 억원 한 대.” 옆 좌석에 앉은 사람의 말을 무심히 들으면서 진짜일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바이올린이 무엇인지는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스트라디바리우스라면 정말 세계적인 명품 바이올린이다. 스트라디바리우스는 17세기부터 18세기에 걸쳐 이탈리아의 바이올린 제작자 스트라디바리(Stradivari) 일가가 제작한 바이올린이다. 어느 나라가 몇 대를 가지고 있느냐로 그 나라의 국력을 매긴다는 말이 있을 만큼 명기로 알려져 있다. 이런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도 날씨 덕분이다. 14세기부터 시작된 소빙하기로 이탈리아의 산 위에 자생하는 나무들은 성장을 거의 하지 못했다. 몇 백 년 동안 추운 날씨와 강한 바람에 살아남은 나무들의 밀도는 엄청나게 높았다. 이 나무로 만들어진 바이올린이나 비올라, 첼
국제사회에서 전쟁과 갈등을 지양하고 평화정신을 고양시키기 위하여 올림픽을 창설하였다. 올림픽은 스포츠의 힘으로 정치적, 문화적, 역사적 차이를 극복하며 인류애를 고양시키고 평화를 증진시키는데 공헌해왔다. 이런 올림픽 정신을 유엔에서도 지지하고 있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11월 13일 열린 제72차 유엔총회에서 평창올림픽 성공개최를 위한 '올림픽 휴전결의안'을 표결 없이 만장일치로 채택하였다. 이 결의안에서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7일전부터 패럴림픽 폐막 후 7일까지 평창동계올림픽을 전후한 2월 2일부터 3월 25일까지 52일 동안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하자는 것을 결의하고 있다. 1993년 이후 동·하계 올림픽이 열리는 2년마다 유엔에서 채택되고 있는 휴전 결의는 선수들이 집을 떠나 돌아갈 때까지 전쟁을 멈춘 고대 그리스 전통에서 유래되었다. 한반도의 긴장상태를 고려해보면 유엔에서 채택한 이번 휴전결의안은 더 뜻 깊은 결의가 될 것이며 세계평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평가할만하다. 한반도의 긴장상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며 너무나 오랫동안 유지되어서 웬만한 도발사태에는 국민들이 둔감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최근의 남북한 간의 위기
▲ 한국 기업 생태계 쇠락의 원인은 낡은 규제 환경에 있다. 기업 생태계를 활기 넘치게 만들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규제를 걷어내야 한다. [사진=뉴시스] 한국은 인구구조만 늙는 게 아니라 기업 생태계도 늙어가는 구조다. 인구 고령화의 원인이 저출산과 평균수명 연장이라면 기업 생태계 고령화의 배경은 유망 신생기업의 탄생이 더딘 대신 늙은 기업들이 그렁저렁 연명하는 데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에게 전한 ‘최근 경제 현안에 대한 전문가 제언집’을 보면 미국 10대 기업(시가총액 기준)의 나이는 최근 10년간 14살 젊어진 반면 한국 10대 기업의 평균 나이는 15살 더 들었다. 미국에서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젊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성장한 데 비해 한국에선 전자ㆍ자동차ㆍ석유화학 등 기존 중후장대형 굴뚝산업에 머문 결과다. 뭐가 문제인가. 무엇보다 얽히고설킨 규제가 많아 혁신적인 아이디어로도 신사업을 벌이기 어려운 구조다. 세계적 기술을 개발해도 제값 주고 사려는 데가 없고, 대기업에 달려가면 손잡는 듯하다가 기술을 빼앗거나 베껴 먹는다. 젊은이들이 안정적인 공무원이나 대기업 입사에 매달리고, 우수한
리들리 스캇 감독의 영화 ‘바디 오브 라이즈(Body of Lies)’는 2003년 3월부터 4월까지 약 한달에 걸친 ‘이라크 전쟁’을 둘러싸고 벌어진 거짓의 대향연을 다룬다.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은 전쟁이라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로 20여일 만에 미국의 일방적 승리로 끝난다. 그러나 개운치 않은 승리였고 전쟁의 정당성과 도덕성 논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리들리 스캇 감독은 ‘국가의 이익(National interest)’이라는 목적이 어떤 수단도 정당화시킬 수 있는지 묻는다. CIA 정예요원 로저 페리스(Roger Ferriesㆍ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에드 호프만(Ed Hoffmanㆍ러셀 크로우)은 신출귀몰하는 이라크 거물 테러리스트 알 살림(Al-Saleem) 검거에 번번이 실패하고 농락 당한다. 알 살림은 결국 이들의 추적과 감시를 비웃기라도 하듯 암스테르담에서 대형사고를 친다. 페리스와 호프만은 당연히 열이 받는다. 첩보원으로서의 자괴감과 모욕감 정도가 아니라 그들의 ‘밥줄’에 위기의식을 느낀다. 밥줄 걱정하게 된 페리스는 기상천외한 새로운 작전을 기획한다. 유령
▲ 최저임금 인상의 파급 효과는 중소기업을 얼어붙게 만들 수 있다. 지금이라도 최저임금 인상 폭과 속도를 조절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사진=뉴시스] 정부가 지난 9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부담을 재정에서 지원하는 일자리 안정자금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나랏돈 3조원으로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월급 190만원 미만 근로자 300만명에게 월 13만원씩 지원한다는 것이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16.4%)이 직전 5년 평균 인상률(7.4%)을 초과한 부분(12만원)에 노무비용 등 추가부담금(1만원)을 합한 금액이다. 이는 내년 1년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대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할 경우를 가정한 대책은 포함되지 않았다. 저소득층 소득이 감소하는 등 양극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긴급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와 여당의 입장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7월 최저시급을 올해 6470원에서 내년 7530원으로 올렸다. 민간기업 근로자 임금을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직접 지원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다. 대선 공약에 맞춰 최저임금을 무리하게 올려놓고선 고용이 줄어들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자 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