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없고 여자같이 얌전한 친구가 있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산에만 올라가면 놀랍게 변하는 것이었다. 평소 여자 앞에서는 말 한마디도 못하던 친구가 지나가는 여자들에게 사근사근 말을 붙이질 않나, 먹을 것을 해결하지 않나 그의 변신은 우리들을 경탄하게 하곤 했다. 어쨌든 그 친구의 놀라운 변신력은 그가 우리들에게는 산에 갈 때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었다. 그런데 기상 일을 하다보니 높은 곳에 올라가면 즉 기압이 낮아지는 곳에서는 사람들의 심리상태가 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산 정상처럼 높은 곳에서는 기압이 낮아지는 변화로 인해 사람들의 자신감이 커지고 기분이 고양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아마 그 친구는 둔한 우리보다는 기압 변화에 민감해서 그렇게 변했을지도 모르겠다. 한 연구에 의하면 해발 800미터 정도 높이의 기압이 사람의 두뇌에 가장 쾌적한 상태가 되면서 기억력도 가장 좋아진다고 한다. 해면에서의 기압을 1기압이라 하는데 높이 올라 갈수록 기압은 낮아진다. 따라서 800미터의 높이가 되면 기압은 90헥토파스칼 가량 낮아 920헥토파스칼 정도 된다. 그런데 대개 이 정도의 높이의 산에서 가장 유
▲ 문재인 정부의 국정 지지율이 큰폭으로 하락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중도층이 등을 돌린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5주 연속 미끄럼을 탔다. 리얼미터의 6월 셋째주 조사에서 둘째주보다 6.4%포인트 낮은 61.7%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최대 낙폭이다. 직군별로 볼 때 특히 자영업에서 가장 크게 12.2%포인트 하락했다.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며 승승장구하던 게 한달여 전인데 여론이 급변한 것이다. 한국갤럽의 조사결과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 이유로는 ‘외교 잘함’ ‘북한과의 대화 재개’ ‘대북ㆍ안보 정책’ 등이 꼽혔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경제ㆍ민생 문제 해결 부족’ ‘최저임금 인상’ 등이 거론됐다. 두 기관의 조사 모두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특히 한국갤럽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묻자 45대31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지난해 7월 최저임금 인상 결정 이후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영향을 받는 기상요소는 기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온에 따라 팔리는 상품의 종류와 양이 달라지기도 한다. 여름이 시작되는 온도를 22℃라고 하는데, 이 온도를 흔히 맥주온도라고 부른다. 이 온도를 기점으로 여름 상품이 잘 팔리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 온도부터는 컵 모양의 아이스크림보다 길쭉한 콘 모양의 아이스크림이 더 많이 팔린다. 기온이 30℃가 넘으면 얼음에 가장 가까운 바 모양의 아이스크림이 더 많이 팔린다. 이 밖에도 사이다 같은 탄산음료보다 이온음료가 더 많이 팔리기 시작하면 여름이 시작되었음을 뜻한다. 낮 기온이 30℃를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오면 상품 판매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식중독 계절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기온과 습도가 점차 올라가면서 음식물은 쉽게 부패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기온이 25℃~30℃일 경우 음식물은 6~11시간이 경과하면 부패되어 식중독 위험이 있고, 30℃~35℃일 경우 4~6시간 정도만 음식물을 밖에 방치하면 곧바로 식중독에 걸릴 정도로 위험한 상태가 된다. 인체에 치명적인 비브리오균이나 살모넬라균 등이 번식되는 시간은 35℃일 때가 25℃일 때 보다 3배 정
급기야 소상공인들이 거리로 나설 태세다. 지금 같은 최저임금 정책기조라면 법을 위반할 수밖에 없다며 “나를 잡아가라”는 구호를 외쳤다. 소상공인연합회가 내년 최저임금 기준을 따르지 않겠다는 모라토리엄(불이행)을 선언했다. 편의점가맹점협회는 전국 동시 휴업카드를 들고 나왔다. 소상공인들은 5인 미만 서비스업, 10인 미만 제조업을 꾸리는 사업주다. 영세 자영업자가 대다수다. 이들이 불복 선언을 하고 나선 것은 절박감의 표현이다. 올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이미 한계에 달했는데, 더 오르면 생존 자체를 위협받을 수 있다고 여겨서다.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자는 요구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사용자 측 위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친(親)노동계 공익위원들의 반대로 부결되자 위기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충격파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만 미치는 게 아니다. 저소득층 일자리와 소득을 줄이는 부작용을 빚고 있다.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 연속 취업자 증가폭이 10만명대 이하에 머문 가운데 최저임금에 민감한 도소매업과 음식점, 10~20대 아르바이트와 임시ㆍ일용직 일자리가 감소했
선거처럼 사람들을 격한 감정상태로 몰아가는 행사도 많지는 않을 것이다. 친구였다가 원수로 변하고 원수였던 사람이 은인으로 변하는 상황이 선거에서는 항다반사(恒茶飯事)로 일어난다. 그러나 연극이 끝나면 관객들이 제 갈 길을 찾아 흩어지듯이 선거가 끝나면 모두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선거가 끝나면 관용과 화해가 뒤따라야 한다. 용서와 화해 없이 일상생활을 하기는 어렵다. 일상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물가에서 일어났던 이야기인 수호전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어쩌면 사람들이 갈등하고 싸우는 것이 정해진 숙명인지도 모를 일이다. 중국에서는 ‘젊어서는 수호전(水滸傳)을 읽지 말고, 늙어서는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를 읽지 마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왜 그런지에 대한 해석이 분분(紛紛)하다. 아마도 삼국지연의에서는 운명을 개척해야 한다는 관점이 강하게 나타나는 반면에 수호전에서는 운명은 정해져 있으며 사람은 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는 숙명의 길을 깨닫고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는 시각이 나타나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수호전은 북송(北宋) 말기 휘종 때 농민반란을 일으킨 송강(宋江)을 다루고 있으
“머리는 차갑게, 발은 따뜻하게, 몸은 거북스럽지 않게 하라, 그리하면 당신은 모든 의사들을 비웃을 수 있을 것이다”. 18세기 네덜란드 의사 브르하페(Hermann Boerhaave) 교수가 남긴 ‘의학상 다시없는 비밀’이라는 제목의 노트에 쓰인 문구다. 우리의 몸을 열측정기(적외선으로 체온의 분포를 측정하는 장치)로 측정해 보면 하반신의 온도가 대체로 상반신 온도보다 낮다. 보통 심장 주변은 37℃전후, 발은 31℃이하라고 하는데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상태를 ‘냉’이라고 한다. 냉은 하체가 상체에 비해 혈액 순환이 잘 되지 않아 생기는 증상으로 하체를 따뜻하게 해주어 고칠 수 있다. 이와 같은 원리를 이용해 최근 ‘반신욕’이라는 생활 건강법이 보편화되기도 했다. 반신욕은 하반신을 뜨거운 물에 담가 체온을 올려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반신욕은 심리적으로 좋다. 하지만 더운 여름에는 반신욕을 하기가 만만치 않다. 우선 물을 데워야 하고 그렇잖아도 더운 날씨 속에 뜨거운 물에 들어간다는 것이 고역스럽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름철에는 수압이 강
▲ G2의 무역전쟁 돌입으로 자유무역주의에 기반한 교역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엔 좋은 소식이 아니다. [사진=뉴시스] 끝내 세계 경제 1ㆍ2위 국가, 미국과 중국이 정면충돌했다. 미국은 6일 0시 1분(현지시간)을 기해 중국산 수입품 340억 달러 규모의 818개 품목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했다. 160억 달러어치, 284개 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도 2주 내로 예고된 상태다. 중국도 되받아쳤다. 미국산 수입제품 340억 달러 규모의 545개 품목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했다. 농산품과 자동차, 수산물이 주된 대상이다. 화학공업제품과 의료설비, 에너지 등 160억 달러어치, 114개 품목에 대한 보복관세도 미국의 후속 움직임에 따라 매겨진다. 무역전쟁에선 양국 모두 피해를 보기 마련이다. 미국이 수입하는 중국 공산품은 추가 관세만큼 오를 것이다. 미국산 대두와 돼지고기에 대한 중국의 보복관세 또한 콩기름과 육류 가격을 올릴 것이다. 결과적으로 양국 소비자 모두 부담이 커진다. 일자리와 경제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이를 모를 리 없는 미중 양국이 무역전쟁을 불사하는 데는 이유와 배경이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피해가 큰 화재로 로마의 화재, 일본 에도시대 메이레키 대화재, 영국 런던 대화재를 꼽는다. 온 도시가 화재에 거의 다 타 버린 후 이들은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갔을까. 영국에서 화재보험이 나온 것은 런던 대화재 이후였다. 당시 의사이자 건축업자인 니콜라스 바번(Nicholas Barbon)은 잿더미가 된 런던 시내를 바라보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를 연구하다가 화재보험을 만들었다. 화재를 두려워하는 시민들에게 조금씩 돈을 받고 돈을 낸 시민 중 화재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불탄 건물과 똑같은 재료로 똑같은 건물을 새로 지어주거나 수리해주는 것이었다. 한편 우리나라 조선시대였던 1426년 2월, 한양에서도 대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세종대왕은 강원도 횡성지역에서 강무(국왕의 친림 아래 거행된 군사훈련을 겸한 수렵대회) 중이었다. 그동안 가뭄이 오래 지속된 상태였던 데다 강한 북서풍이 불면서 한양은 폐허로 변해버렸다. 한양 대화재로 세종대왕은 수도가 폐허가 되는 아픔을 겪었고 지도력에도 큰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그는 위기를 기회로 활용했다. 세종대왕은 폐허가 된 한
제주 섬 역사의 경험들 정치적 박해 또는 생명의 위협을 느껴 떠난 난민은 우선 범죄자가 아닙니다. 생명을 부지하기 위해 피난 나온 사람들입니다. 포괄적으로 고향을 떠난 사람들을 시간적인 공간을 허물어뜨리면 우리나라에도 무슬림 난민이 온 적이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무슬림 이주민들에 대한 기록입니다. 구한말 일제 강점기에 볼세비키 혁명을 피해 카잔 투르키 무슬림 난민 수백명이 서울로 와서 정착하게 되는데 그들은 기능을 가진 고급 기술자들이었습니다. 다름 아닌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바뀌는 시대에, 그러니 한복이 서양식 의상으로 바뀔 때 였습니다. 왕조에서 제국으로 바뀌는 첫 단추는 복식이었습니다. 정부 관리들과 군인들이 복장이 바뀌지요. 모자, 구두, 양복 등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이들 무슬림 난민들은 정치적 난민들이었지요. 이후 6.25가 발발하기 전 다시 다른 나라로 갑니다. 또한 이 시기에 UN군의 일원으로 터키가 참전하게 되었고 이슬람이라는 종교가 우리나라에 전파하게 됩니다. 반도이자 분단국가의 섬. 제주 섬, 말 키우는 변방 유배지, 4.3의 경험, 6.25의 난민에서 우리들도 국내 난민에 대한 역사의 경험을 한 적이
시중은행이 돈을 대출해 주면서 금융소비자들을 속여 이자율을 높게 책정하는 등의 수법으로 부당이익을 취하는 비윤리적인 경영을 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인식하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은행이 대출과정에서 실수로 일어난 것도 아니고 아예 고의적으로 은행서류를 조작, 이자율을 높여 고객들을 속여 이자를 더 받아 챙긴 대출금리 조작 수법은 은행의 부도덕함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다. 일부 은행 가운데 연봉이 8300만원인 직장인에게 신용대출을 해주면서 대출서류에는 마치 소득이 없는 것 처럼 적어 금리를 높여 받았고, 담보를 잡혀 대출받은 고객 가운데는 담보가 없는 무담보 대출자로 처리해 2.7%포인트나 높은 이자를 매겼다. 또 어느 은행은 신용등급이 올라 고객이 금리인하 요구권을 행사하자 이유 없이 우대금리를 줄인 곳도 있었다. 신용대출의 경우 첫 해는 낮은 이자를 물도록 하고, 다음해는 6.8%이상의 높은 이자를 받기도 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을 속이는 은행들을 믿고 국민들은 금융 거래를 해오고 있다. 무엇보다 이같은 금융 소비자들의 피해사례를 너무나 안이하고 가볍게 생각하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태도가 문제다. 은
혹시 커피 좋아 하세요 ? 은은한 향과 맛으로 세상의 커피 매니아들이 매우 좋아하는 아라비아 커피의 고향은 예멘입니다. 그 예멘사람들이 요새 제주에 단체로 왔습니다. 관광객들이 아니고 생명의 위협을 느껴 피난 온 사람들이지요. 초대받지 못한 손님들입니다. 이들은 오랜 내전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껴 고향을 떠난 유랑민들입니다. 이 세상에는 이런 유랑민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처럼 분단의 반도국, 그러나 비행기를 타고 흘러오는 곳은 세상에 없습니다. 육지로 연결된 국경을 넘는 것이 아닌 섬을 귀착지로 정한 매우 드믄 경우이고 다시 이런 경우는 없을 것입니다. 우선 이들이 어떻게 제주섬으로 오게 되었는가를 거슬러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주 섬에 오기 전에 머무르던 곳은 '노비자'로 3개월 머물 수 있는 곳은 말레이시아입니다. 이슬람이라는 종교문화 공동체여서, 그리고 형제국이라고 여기는 그곳은 이슬람협력기구(OIC) 인구대비 무슬림(이슬람 신자를 통칭하는 아랍어)이 절반을 넘는 국가입니다. 전세계 이슬람 57개국중 하나입니다. 말레이시아는 의장국을 역임한 국가이나 세계난민기구 협약국은 아닙니다. 그래서 '저렴한 항
▲ 규제를 혁신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장관이 직접 나서 이해관계자를 설득하지 않으면 국민이 체감할 만한 규제개혁안을 만들 수 없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6월 27일 청와대에서 주재하려던 회의를 “답답하다”며 연기했다. 회의 시작 3시간 전 급작스레 결정된 연기 대상은 10여개 부처가 5개월여 준비했다는 현 정부 두 번째 규제혁신점검회의. “민간의 눈높이에서 볼 때 미흡하다”는 이낙연 총리의 건의를 받아들였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청와대는 ‘연기’라는 표현을 썼지만, 함께 전한 대통령 발언으로 볼 때 ‘퇴짜’ 놓은 것이다. 대통령이 관련 부처 장관들에게 전달하고픈 메시지에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속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규제혁신은 구호에 불과하다” “우선 허용하고 사후에 규제하는 네거티브 방식 도입에 더욱 속도를 내달라” “이해 당사자를 10번이든, 20번이든 찾아가서라도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이 장관에게 전한 메시지 더욱 과감하고, 실질적이며, 속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