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 우리나라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가구수는 2012년 364만 가구에서 2022년 602만 가구로 증가했고, 연관산업규모는 2017년 2조3322억원에서 2027년 6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이렇게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을 가족구성원으로 인식하는 펫휴머니제이션, 펫팸족과같은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반려동물과 연관된 산업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 펫테크, 펫서비스, 펫푸드, 펫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반려동물 관련된 제품이 선보였고, SK텔레콤은 AI 기술로 반려동물의 엑스레이 사진을 분석하는 인공지능진단솔루션을 개발하기도 했다.
관광트렌드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지난해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제주여행 계획이 있는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자의 81.6%가 반려동물과 동반여행을 하고 있으며, 특히 반려동물 동반 방문 여행지는 제주가 70.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제주여행을 하고 싶은 이유로는 응답자의 40.5%가 해변, 숲 등 추억하고 싶은 장소가 많아서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호텔스닷컴에 따르면 반려동물과 동반하는 국내관광객의 소비는 일반여행 지출액대비 당일기준 약 3.7배, 숙박은 1박기준 2.2배 높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반려동물 동반 여행객이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23년 3월 한국관광공사가 내놓은 ‘댕댕이 제주전세기’상품은 39만원임에도 완판된 바 있다. 울산의 ‘울산댕댕트레인’이 인기를 몰고 있고, 충남 태안군 ‘반려동물 동반 해넘이 투어’는 신청접수 3시간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이처럼 트렌드의 변화, 반려동물 동반관광이 증가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제주의 준비는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민선8기 핵심공약 동물보호ㆍ복지 강화 및 반려동물 산업육성에는 반려동물 관련 산업 인프라 구축,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 정착이 명시되어 있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해 ‘제주특별자치도 동물보호 및 복지조례“를 개정하고, 동물등록을 무료로 지원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애월읍 어음2리에 동물장묘시설을 포함한 반려동물 복지문화센터를 열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아쉬운 점도 많다. 전국 17개 시도 반려동물 관련 공공 공간 조성현황을 살펴보면 경기가 39개소로 가장 많은데 비해 제주는 0개소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반려동물과의 동반여행 정보도 많이 부족하다. 반려동물과 여행하는 과정은 많은 준비와 고려가 필요하다.
우선 항공기 탑승부터 무게 제한, 비용, 기내 케이지 놓는 위치, 주의할 사항들을 알아두어야 한다. 제주에 도착하면 다음은 더욱 복잡하다. 렌트카에 반려동믈이 동반탑승해도 되는지, 함께 갈 수 있는 관광지는 어딘지, 숙소와 어메니티 구성은 어떻게 되는지, 야외 산책코스나 운동장이 있는지 등등 필요한 정보가 다양하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가 2022년~2023년 발간한 ‘혼저옵서개’에 약 300여개의 정보가 수록되어 있지만 더욱 많은 정보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변화하는 트렌드, 성장하는 시장, 관광객의 수요증가를 고려할 때, 제주만의 독특한 반려동물 관광상품도 기대해볼만 하다. 이미 포화상태인 숙박도 반려동물 전용공간을 만들고, 렌트카도 반려동물 전용 렌트카를 구성해 관광객의 편의를 더하면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 지난해 성황리에 개최되었던 ‘제주펫페어’를 강화해 반려동물 동반 관광객을 유치하는 목적형 관광상품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수요가 증가하는데 요구에 부응하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관광1번지 제주는 관광객의 편의를 더하는 풍부한 정보, 충분한 시설인프라, 만족할만한 관광상품을 만들어 제공하고 이를 통해 관련 업계의 성장을 유도하는데 힘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정현정 제주관광공사 문화관광그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