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갓집 항명 소동으로 좌천됐던 제주 출신 양석조(49. 사법연수원 29기) 대전고검 인권감독관이 요직인 서울남부지검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법무부는 이원석 제주지검장을 대검 차장으로, 양석조 인권감독관을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임명하는 등 오는 23일자 인사를 18일 단행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전국적인 주요 수사를 맡는 서울중앙지검 등과 함께 검찰 조직 내부에서도 요직으로 꼽힌다.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임명된 양 검사는 제주 출신으로 오현고를 수석졸업하고 한양대 법대를 졸업했다. 1997년 사법시험(39회)에 합격, 사법연수원(29기)을 수료했다.
공익 법무관을 거쳐 서울지검 동부지청 검사로 검사직에 발을 들여 광주지검·서울중앙지검 검사와 대구지검 서부지청 부장검사, 대검 사이버수사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 부장검사 등을 역임했다.
금융위원회 파견근무 등 금융·조세·사이버수사 분야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엔 국무총리실 공직자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사건을 수사하다 검찰 수뇌부의 부당한 수사방해에 울분을 느껴 사표를 던진 적도 있다.
과거 최순실게이트 특검과 사법농단 수사 등에도 참여했다. 같은 제주출신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발군의 역량을 보였다는 평이 있다. 특검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하면서 특수3부장으로 중용된 것도 양 검사다. 양창헌(75) 전 아세아항공 대표가 그의 부친이다.
양 검사는 상갓집 항명 소동으로도 유명하다. 대검찰청 지휘 라인에 있던 부장에게 항의를 해 이른바 '상갓집 항명'을 일으킨 데 따른 좌천성 인사를 당한 전력이 있다.
양 검사는 전국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요직인 대검찰청 반부패부 선임연구관으로 일하다 2020년 1월 서울 강남 소재 한 장례식장에서 치러진 검찰 간부의 상갓집에서 직속 상관인 심재철(51·27기) 반부패·강력부장(검사장)에게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왜 무혐의냐"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장삼이사(張三李四)도 하지 않는 부적절한 언행을 해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쳤다"고 양 검사를 비판한 바 있다.
항명 논란 이후 대전고검으로 좌천된 양 검사가 이번 인사에서 서울남부지검장이라는 요직을 꿰차고, 요직에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인사가 다수 포진하면서 윤 대통령이 검찰내 친정체제를 굳혔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