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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효자효부 대상 양정순씨…전순임·한옥자씨는 효부상
뇌출혈에 쓰러진 치매 앓은 구순의 시모와 시력 잃은 남편 봉양

젊은 시절 시집와서 평생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았다. 늙고, 치매에 걸리고, 불치병을 앓고 있어도 지극정성이었다. 그들을 우리는 ‘이 시대의 효자(孝子)이자 효부(孝婦)’라고 부른다.

 

21살(82년)에 시집온 양정순(52·여·제주시 용담1동)씨. 10년 전인 2003년 시어머니가 몸이 좋지 않자 시댁으로 들어가 살았다. 그때부터 시어머니와 같이 재미있게 사는가 싶었다.

 

그런데 그에게 힘든 시련이 닥쳐왔다. 같이 산지 6개월이 지나자 갑자기 시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진 것이다.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치매 증상이 조금씩 보이더니 2년 뒤에는 치매 증세가 더욱 심해졌다.

 

그런데 그를 더욱 아프게 한 것은 친정어머니도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것이다. 3년을 누워 있다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 그게 벌써 5년 전 일이다. 40대 중반에 양가 어머니가 모두 뇌출혈로 쓰러졌다. 억장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아들이 “엄마는 지지리도 복도 없다”고 말했다.

 

정말 복이 없었던 것일까? 엎친 데 덮친 격일까? 급기야 4년 전에는 남편마저 당뇨로 인해 시력이 나빠져 망막수술을 했다. 결국 2년 뒤에는 글자를 읽을 수 없을 만큼 나빠지더니 시력을 잃었다. 아들의 말이 생각났다.

 

하지만 그는 낙담하고 삶을 포기할 정신이 없었다. 아들 둘과 함께 집안을 이끌어야만 했다. 사실상 가장으로서 생계를 책임져야 한 것이다.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이것저것 하다 보니 살아지더라고요. 참 많은 일을 했죠. 요양보호사도 했어요”

 

요양보호사를 하다가 최근에 그만두고 친구의 일을 돕는다. 시어머니를 보살펴야 하기 때문에 하루 종일 일하지도 못해 친구가게에서 시간이 날 때마다 도와주면서 벌이를 이어가고 있다.

 

양씨는 시어머니의 손과 발이 마비돼 스스로 식사조차 할 수 없어 끼니때마다 시어머니의 밥상을 차리고 음식까지 떠 먹여줘야 한다. 게다가 치매증상까지 겹쳐 대소변을 다 받아내야 한다.

“다행이 아들들이 착하게 커줘 그게 힘이 됐어요. 이제는 다 컸죠”

 

남들은 그에게 시부모님을 요양원으로 보내라고 하지만 그는 한사코 거절했다. 친정어머니를 요양원에서 보낸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 1년 정도는 무척 힘들었다. 그런데 시어머니를 볼 때마다 불쌍하다고 느꼈다. 더구나 그 동안 느끼지 못했던 정이 점차 느껴졌다. 고생하면서 남편을 기르고 집안을 일구었던 시어머니라는 것을 새삼 생각난 것이다.

 

어린애 같으면서도 보듬어 안아주고 싶은 그런 시어머니다. 누워 있는 것만 봐도 그저 좋기만 하다. 아니 살아 있는 그 자체가 그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힘들어도, 잘 하지는 못해도 시어머니는 내가 모실 거예요. 절대로 요양원에는 보내지 않을 거예요. 내겐 유일한 부모님이잖아요. 내 남편을 낳고 키워주신 부모님이잖아요”

 

그에게는 작은 바람이 있다면 남편이 건강했으면 한는 것이다. 양씨는 항상 웃는 모습으로 생활하고 있다. 이런 양씨는 동네에서 효부로 통한다.

 

전순임(64·여·삼도1동)씨는 치매에 92세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다.

 

시어머니는 농촌에서 혼자살고 있었다. 자주 찾아보지만 못내 마음이 걸렸다. 그런데 치매증상이 나타나자 집으로 모셔야 했다.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 봉양은 물론 마을 경로당을 주기적으로 찾아 청소 등을 했다.

 

한옥자(59·여·한림읍 수원리)씨는 시어머니(80)가 허리수술로 거동이 힘들어지자 15년 전인 1998년 시댁으로 들어갔다. 시부모님을 대신해 농사를 지었다. 그런데 고단한 삶을 살던 친정어머니마저 치매가 심해졌다. 친정어머니는 요양원으로 모셨지만 수시로 찾아보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게다가 시아버지마저 파킨슨병을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 지금은 시어머니를 모시고 집안을 책임지고 있다.

 

제주시 바르게살기협의회는 제41회 어버이날을 맞아 ‘제7회 제주시 효자효부’ 수상자를 선정했다. 양정순씨에게는 효자효부 대상 수상자로 뽑았다. 또 전순임씨와 한옥자씨는 효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바르게살기협의회는 지난해까지 모두 84명의 효자효부상 수상자를 선정, 시상했다.

 

이번 수상자는 지난달 22일부터 24일까지 접수를 받아 현지실사를 통해 1일 최종 선정했다. 시상식은 오는 10일 오전 11시 제주시 열린정보센터 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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