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준 시인/ 논설위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칭찬은 모든 존재를 변화시키고 성장시키는 근원임을 강조한 말이다. 무게가 6~10톤에 이르고 몸길이가 7~10m에 이르는, 난폭하기로 소문난 백상아리를 사냥하는 바다생태계의 최대의 폭군인 범고래. 그도 조련사의 지속적인 칭찬을 받게 되면 변화하고,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수중 쇼를 한단다. 이처럼 칭찬은 상대를 기쁘게 하고, 그 기쁨은 다시 베타 엔돌핀이나 도파민 등의 호르몬을 분비시켜 모든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힘을 준다고 한다. 매슬로우(Maslow)도 ‘욕구 5단계설’에서, 인간이 생존과 안전의 문제가 해결된 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바로 다른 사람들로부터 칭찬받고 인정받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칭찬과 인정은 구분되어야 할 것 같다. 칭찬은 즉각적인 반응일 수 있다. 상대방이 빼어난 점, 잘한 것을 추어주거나 높이 평가하는 반응이다. 그런데 요즘 칭찬이 너무 흔하다. 자그마한 일에도 칭찬을 남발하다 보니 칭찬이 난무한다. 그런 경향은 젊은 사람일수록 더하는 것 같다. 물론 칭찬을 나쁘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칭찬을 통해 상
아내와 함께 영화관으로 갔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동창들이 “부부동반으로 영화나 보자”고 해서 간 자리다. 그저 일에만 치여 사는 것 같아 좀 쉬고 싶었다. 게다가 영화를 보고 나면 친교의 자리도 있다니 그저 우정이나 돈독히 다질 요량이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다 그만 눈물을 쏟고 말았다.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33년의 역사, 방송횟수 1650회, 본선출연자는 3만명, 예선참가자는 100만명, 방청(관람)객수는 1천만명. 딩동댕 실로폰 소리와 낯익은 배경음악(BGM), “전국~” 하면 꼭 따라 하게 되는 “노래자랑”이라는 단어. 33년 동안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어루만져준 최장수 TV 프로그램-. 대한민국의 원조 버라이어티라는 <전국노래자랑>을 스크린으로 만났다. TV프로그램으로선 진기한 기록을 양산했지만 도무지 마음에 끌리지도, 그렇게 기발해 보이지도 않았던 그 프로그램은 그렇듯 내게 흥미롭지 않았다. 그러나 난 영화를 보고 감동의 의미를 되새겼다. 삶의 존재이유를 조금이나마 깨달았다. 가슴이 벅차오른다는 게 무엇인지를 알 것 같았다.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생활력 강한 아내 ‘미애’의 미용실 셔터맨 ‘봉남’은 비록
▲ 백승주/ C&C 국토개발행정연구소장 제주도가 최근 ‘공공시설물의 합리적 운영 및 관리 방안 연구’용역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직영 공공시설물의 운영적자가 해마다 누증돼 어려운 지방재정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직영 공공시설물 정상운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란다. 제주도 직영공공시설물의 수가 해를 거듭할수록 본의 아니게 증가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예컨대 2010년에는 직영 공공시설물의 수가 140개이었으나 지난해는 여기에 물경 174개소가 더 추가돼 현재 314개에 이르고 있다. 연간 운영비 규모도 연 491억 원에서 555억 원으로 크게 불어남으로써 연간 운영 적자규모가 2011년 현재 351억 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설령 공공시설물 등을 추가하지 않고 현재수준에 멈출지라도 그 적자규모가 2017년 이후 615억 원 이상으로 갑절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앞으로 공공시설물 유지관리에 따른 재정 부담이 가뜩이나 어려운 제주지방재정을 압박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 제주개발행정 전국적 지방재정위기상황을 남의 일로 본다. 이런 상황임에도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서인지 제
▲ 이성준/ 논설위원 아버지란 존재를 접해본 경험이 없기에, 내게 아버지의 길이란 애초부터 없었다. 삶이란 원래 스스로 알아가는 과정이요, 없는 길을 찾아가는 고행의 길이면서 구도의 길이라지만 아버지의 길은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들과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아버지의 길을 혼자 고민해 보지만 뚜렷한 답을 찾을 수가 없다. 친구들이나 동료들에게 묻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다. 자존심 때문이 아니다. 다 아는 아버지의 길을 나만 모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부끄러움과 자괴심, 아버지 없이 자란 티를 내는 것 같아 차마 묻지 못한다. 아버지, 이럴 땐 어떻게 했어요? 아버지에게 묻고 싶고, 기대고 싶고, 위로받고 싶지만 내게는 아버지가 없으니 그럴 수가 없다. 아버지가 있다고 해서 그런 질문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질문을 한다고 해도 아버지가 답을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버지가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힘이 된다. 집 뒤에 있는 산처럼 말없이 앉은 채 지켜보고, 지켜준다. 가끔은 화를 내며 소리치기도 하고, 내리치기도 하지만 말없이 앉아 있는 게 보통이다. 그런 아버지를 갖지 못한 사람은 외롭다. 애초부터 빼앗겨 버린 것에 대한 갈증
▲ 현우범(민주당, 서귀포시 남원) 제주도의원 노지감귤의 1번과는 2003년 유통명령제 시행과 2004년 '제주특별자치도 감귤생산 및 유통에 관한 조례'의 시행규칙에 따라 비상품으로 규정해 현재에 이르렀다. 당도가 좋고 생산량이 많은 1번과를 비상품으로 분류하고 있어서 많은 농가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출하량 조절이 목적이라면 소과(小果)가 아닌 당도가 떨어지고 가공이 용이한 대과(大果)를 비상품화 해야 옳다. 특히 당도를 높이기 위해 도입한 피복(타이백)재배는 과실크기가 작아지는 경향이 있고 소비자들도 소과를 선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크기로 상품을 판단하는 각주구검(刻舟求劍)의 어리석음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감귤 1번과의 상품화 요구는 매우 합리적이고 분명하다. 우선 유통명령제가 2010년 시한이 만료됐으며 농산물품질관리법에 의한 규격에서 1번과는 분명히 상품이지만, 조례의 시행규칙에서 비상품으로 규정하는 모순이 발생한다. 또 시행규칙을 준수해 1번과를 비상품으로 구분하더라도 실제로 상당량이 유통되고 있으며 적발하고도 제대로 폐기조차 못하고 있어 도정의 논리대로라면 감귤가격이 폭락해야 한다. 현재 단속의 제한성과 미흡한 처벌규정으로 실효
▲ 고운호/ 전 제주경제포럼 공동대표 통계는 중요한 국가자본이다 통계의 홍수 시대다. 지식정보화사회에서 통계는 정보의 핵심이다. 통계 없이는 국가든 기업이든 개인이든 정책이나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령화 등 새로운 변화에 직면하고 있어 국가 정책과 사회 전반에 활용되는 통계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고 있다. 한 나라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말해주는 국가통계는 국가운영을 위한 정책수립에서부터 기업운영에 이르기까지 필수적인 기본 소프트웨어다. 하지만 그 왜곡은 치명적이다. 왜곡된 통계는 탁상공론식 부실한 정책을 낳아 문제해결을 더욱 어렵게 함은 물론 국가적 손실까지도 초래하는 독(毒)이 될 수 있다. '통계 마사지'를 걷어내지 못하면 없느니만 못하다. 통계를 보면 그 나라 수준을 알 수 있다. 사회전반에 걸쳐 통계관리가 잘되는 나라가 선진국이다. 통계의 선진화를 통해 통계의 왜곡을 방지해야 하는 이유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미 2008년 국가자본에 DB(데이터베이스) 자산을 추가하도록 권고했다. 우리나라의 공공 DB를 민간에 개방하면 부가가치가 약 11조원 발생하고, 15만명의 고용을 창출한다는 연구결과도 있
▲ 제주도청 정보정책과 김근수 2013년 3월말 우리나라 스마트폰 보유 인구는 3천5백만 명 정도로 우리나라 인구 중 약 70%이상이 보유하고 있다. 이는 어린이 및 노약자를 빼고 나면 국민 90%가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고 것이다. 스마트폰은 인터넷과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단순하게 통화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플리케이션” 기능이 추가되면서 더 이상 전화기가 아니라 개인 정보와 자료가 저장되어 휴대용 컴퓨터가 되어 버렸다. 가격 또한 고가여서 분실시는 정신적 물질적으로 상당한 고통을 받는다. 하지만 막상 스마트폰 분실시 다급한 마음에 주변을 찾아 헤매기만 할뿐, 정작 필요한 조치사항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 분실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유비무환(有備無患)의 마음으로 스마트폰 데이터를 수시로 PC등에 백업하자. 스마트폰을 잃어 버렸을 때 가장 안타까운 것 중 하나가 전화번호부와 사진 등 각종 데이터 자료일 것이다. 현대인 대다수가 디지털치매를 앓고 있어 가족 외에 연락처를 기억하는 경우가 드문 만큼 전화번호 등의 자료를 수시로 백업해 두도록 한다. 또한 스마트폰 암호 설정은 최소한의 방어책이
▲ 제주도 총무과장 문영방 현재 한국사회 최고의 가치는 건강이다. 그리 오래지 않았던 ‘보릿고개’라는 단어로 축약돼 표현되던 시절 먹고 사는 문제가 최고의 화두였으나 불과 몇 십년 만에 옛날 얘기가 돼버렸다. 고등고육 등을 통한 국민들의 잠재력이 급속한 사업화로 승화된 덕분이다. 그런데 급속한 산업화는 또 다른 문제를 가져왔다. 스트레스다. 한국인의 생활스트레스와 직무스트레스 경험률이 세계최고 수준이며 그로인한 사회적 비용이 수십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어느 조사기관의 발표결과를 들은 바 있다. 제주도의 실정은 어떠한가? 지난해 지역사회건강조사결과에 따르면 비만율과 흡연율, 고위험 음주율 등이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승자독식 시대의 과도한 경쟁과 상대적으로 체면이 중시될 수밖에 없는 제주지역의 사회구조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도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제주특별자치도는 ‘건강한 공직사회’가 ‘행복한 제주’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 건강한 공무원 만들기를 목표로 설정했다. 과도한 업무로 스트레스를 받는 공직자들이 없도록 원인제거와 해소, 재충전할 수 있도록 작
제주올레와 제주도를 배운 주말 4월 13일부터 4월 14일까지 서귀포 시청에서 열린 제주올레 아카데미 제16회 참석했다. 토요일 야외수업을 포함한 다양한 강의들이 있었고 약 40명 정도가 수강했다. 많은 육지사람들도 참석해서 놀랐다. 지기소개 시간 때 보니, 아마도 50%정도가 육지 사람들이었다. 서울, 인천, 대전 등지에서 왔다. 난 아침 일찍 일어나 제주시를 떠났지만, 그 사람들은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 왔다. 감동했다. 또 토요일에는 청각장애인들도 참가 했다. 앞으로 그 사람들이 다른 청각장애인들에게 제주 올레를 소개할 것이다. 강의 주제는 ‘제주어의 가치’, ‘탐라신화로 보는 제주섬의 신들과 현대사의 비극’, ‘제주 4.3’, ‘한라산의 인문적 고찰’, ‘화산이 준 보석 오름과 곶자왈’, ‘제주와 해양생태’ 등이다. 한라산에 대한 강의가 가장 흥미로웠다. 제주 불교의 탄생과 한라산 목장과 빙산고, 그리고 통신수단으로써의 한라산, 어승생에 있는 일본 동굴들에 대한 얘기였다. 그리고 독일인인 ‘겐테’에 대해
▲ 이성준 논설위원 나에게 아버지는 없었다. 태어나기를 버림받은 이름으로, 유복자로 태어났으니 아버지란 존재를 접해본 경험이 없다. 내게 아버지란 지워진 존재였다. 분명 존재하기는 했었으나 영원히 사라져버린 전설 속의 존재일 뿐이었다. 몇 장의 사진이나 유품들이 남아있어 고대 잉카제국이나 그리스처럼 실존을 증명하고 있기는 했지만, 내게 아버지란 인간의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가공의 이상향일 수밖에 없었다. 상상으로 그려낼 수밖에 없는, 지워진 존재였다. 내게 아버지는 그리움이었고 영원히 충족될 수 없는 갈증이었지만, 아버지란 존재는 두려움 그 자체이기도 했다. 유복자 콤플렉스. 아버지를 겪어보지 못한 아들이 아버지란 존재에 대해 갖는 두려움. 그것은 나의 무의식과 의식을 지배하는 암세포와 같은 것이었다. 무한 자가증식을 통해 결국 나를 죽이고, 자기도 죽을 그런 것이었다.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이 싹트고 자라기 시작한 것이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정황상 또래들과 어울리기 시작하면서 형성된 것이 아닌가 한다. 아이들이란 다투면서 배우고 크는데, 아이들의 다툼 뒤에는 항상 어른이 도사리고 있다. 아이들의 부모다. 그들은 자신의 아이가 다른 아이로부터 공격당하
신록이 물든 5월 <제이누리>의 새 필진이 또 등장합니다. 국내·외 경제와 제주경제 현실에 밝은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이 주인공입니다. 많은 언론매체를 통해 날카로운 분석과 혜안을 선보였던 인물입니다. 한때 도정과 힘을 합쳐 제주경제포럼 공동대표를 맡으며 제주경제의 혁신과 부흥을 외쳤던 그는 이제 제주의 새로운 전진을 위해 우리가 해결해야 할 ‘현실 제주’에 대한 진단과 미래비전을 제시합니다. 우리의 과제와 비전을 화두로 현실을 분석하고 대안과 타개책을 내놓습니다. 많은 성원바랍니다. / 편집자 주 ▲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 제주 도정신문 ․ 홈페이지의 실패는 집단사고 때문 ♯ 글로벌 금융위기 때 세계 최고 두뇌집단인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학자들은 선진국에선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으며, 금융기관의 문제는 시장 자율기능에 의해 해결될 수 있다는 집단사고(集團思考)에 빠져 있었다. 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기에 그들은 금융위기를 예측하는 데 철저히 무력했다. IMF는 스스로의 무능에 대한 뼈저린 반성문에서 “조직 내의 부서간 장벽과 부서 이기주의에 의한
자기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쑥스럽고 부끄러운 일일 것이다. 나 역시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고향 제주도청에서 행정사무관 공무원으로, 즉 공인의 삶을 시작하고 고향의 도지사로 이를 마무리했던 나로서는 제주 땅과 역사를 인질로 삼아 그 뒤에 숨어서라도 내 삶의 이야기로 인한 쑥스러움과 부끄러움에서 벗어나고 싶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고건 전 국무총리는 “한번 고위공직을 담당했던 사람은 퇴임 후에도 공인이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는 그동안 나의 공직여정에 그리고 공직 이후의 삶에 이 말이 얼마나 녹아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다만 내가 가야할 공직의 길을 항진할 수 있도록 행운과 기회가 나에게 주어졌었음을 알고 있을 뿐이다. 내 삶의 이야기 속에서 나는 뜻밖에도 횡재하는 나 스스로를 만난다. 여섯 달 공부하고 합격한 행정고시 시험장에서도, 어승생 저수지에서도, 신제주 개발계획에서도, 중문관광단지 개발계획에서도, 그린벨트 지정에서도, 한라산 국립공원 지정에서도, 강정천 용수개발사업에서도, 미국 유학생활에서도, 로마 식량농업기구(FAO)에서도, 한·미 쇠고기협상 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