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한/제주커피연구소장 600여년 전의 조선에서는 옷감이 귀했다. 양반들은 비단옷을 입을 수 있었지만 백성들은 삼베가 전부였다. 삼베는 통풍이 잘 되어 여름에는 좋지만 겨울에는 추위를 막을 길이 없다. 삼베옷을 입고 추운 겨울에 흙집에서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얼어 죽기도 했다. 1363년에 문익점은 원나라에 갔다. 원나라에서 가장 부러운 것은 따뜻한 옷을 입을 수 있는 목화솜이었다. “조선에도 목화가 있으면 백성들이 얼어 죽는 일은 없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고 어떻게 하든 목화씨를 가지고 가고 싶었다. 원나라 국경에서 검사를 피하기 위해 붓대공에 목화씨 몇 알을 넣어 가지고 온다. 문익점은 소중한 목화씨를 심어서 키울 자신이 없어서 가지고 온 씨의 반은 따뜻한 경상도 산천에서 농사를 짓는 장인 정찬익에게 씨를 나눈다. 문익점이 한양에서 심은 목화는 모두 죽고 정찬익이 심은 목화도 대부분이 죽고 한그루만 살아 남는다. 이 한 그루에서 씨를 받아서 삼년의 노력끝에 목화씨를 전파한다. 문익점의 손자 “래”는 실을 만드는 법을 발명했으며 손자 “명”은 면포를 찌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문익점이
▲ 김동현/ 오현고 1년 요즘 장애인 학생의 사립학교의 일반계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비율이 예전보다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사립학교는 특수학급이 있지 않아 사립학교 일반계열에 다니고 있는 장애인 학생들의 어려움이 많이 있다. 전국적으로 사립학교의 설치 비율은 공립학교의 약 5분의1 수준이다. 2011년 전국초중고 특수학급현황'에 따르면 공립학교의 특수학급 설치 비율은 초등학교는 79.8% 중학교 71.5% 고등학교 68.2%로 높았다. 하지만 사립학교는 초등학교 25% 중학교 16.8% 고등학교 11.3% 매우 심각한 부분이다. 현황에 의하면 제주특별자치도가 특수학급 설치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게 나왔다. 그 이유는 다른 지역들보다 학교 수가 적은 것도 있지만 특수학급이 사립학교에는 대부분 없기 때문이다. 일반계열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적응이 어려워 힘들어하는 장애인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현재, 사립학교에 특수학급이 없어도 되는 것일까? 공립학교는 대부분 학교 안에 특수학급이 있어서 장애인 학생들에게 학교생활이 편할 수 있도록 지원을 많이 해준다. 또한 각종 장애인 대회를 참여하여 학생들의 자신감을 키워주고 비장애인 학생보다 더 많은 현장학습을 통해
▲ 강민수/ 잉글리시 멘토스 대표 <제이누리> 연재만화를 보다가 신체발부(body parts)에 대해 써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날의 제목은 “콧구멍”이었다. 주인공이 어느 개업식에 갔다가 고사 상에 절을 한 후 지폐를 돼지머리 코가 아니라 동료의 코에 찔러 준다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10년 이상 영어를 공부했다는 사람들에게 콧구멍이 영어로 뭐냐고 물어보면 정확히 대답하는 사람이 드물다. 열에 아홉은 nose hole이라고 하는데, 정답은 nostrils(나스트릴스)이다. 사실 영어와 한국어의 신체발부는 일대일 대응이 안 되는 곳이 여러 군데 있다. 먼저 머리는 head, hair, brain 등 세 가지로 대응한다. 난 머리(head)가 아프다. = I have a headache. 그녀의 머리(hair)는 금발이다. = She is a blondie. 그는 머리(brain)가 좋다. = He is smart. 밑으로 내려가서 목은 neck이나 throat로 대응한다. 그의 목(neck)은 짧다. = He has a short neck. 그는 자신의 목(throat: 숨통)을 잘랐다. = He cut his own
[격동의 현장-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제이누리> 창간 2주년을 맞아 제1화-신구범 전 제주도지사에 이어 제2화를 선보입니다. 제2화의 주인공은 '파란 눈의 개척자', '제주근대화의 선구자'로 불리는 성이시돌 목장의 P. J. 맥그린치 신부입니다. 제주축산을 넘어 한국축산, 근대화의 시초 역을 다진 80중반 노구의 서양 신부가 60년 동안 제주에서 일군 꿈을 양영철 제주대 교수의 집필로 매주 월요일 풀어냅니다. 제1화-신구범 전 제주지사에 이은 여러분의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 편집자 주 그의 고국은 아일랜드(ireland)다. 그의 나이는 이미 팔순을 넘겨 여든 다섯. 스물 다섯의 나이에 고국을 떠나 그가 60년간 살아온 땅 역시 ‘아일랜드’(island)다. 한반도 남녘 섬 제주도-. 그곳은 그가 아일랜드를 떠나 꿈을 키워온 아일랜드다. 그의 한국이름은 임피제. 본명은 패트릭 제임스 맥그린치(Patrick James McGlinchey). 지난 24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이시돌 목장으로 그를 만나러 갔다. 널따란 이시돌 목장처럼 큰 풍채도 그렇지만, 이제는 기력이 다한 듯 숨이 가뿐
▲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 나는 지난 9월 16일 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통하여 <자존과 번영의 100만 제주시대>라는 우리의 꿈을 천명하며 2014년 제주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또한 ‘제주판 3김’으로 불리는 우근민, 김태환, 신구범의 동반퇴진 주장을 일축하고 개인적으로도 불출마 의사가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내가 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지난 날 나는 ‘도지사의 책무는 통찰력을 발휘하고 확고한 결정과 추진력으로 도민들이 확실성과 안정감 속에서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라는 공인으로서의 당연한 신념에 따라 도지사직을 수행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현실정치 속에서 이러한 당연한 신념이 오랫동안 무시되고 방기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분노를 우리가 두려움과 방관으로 외면하고 질식시키고 있다는데 대한 죄인 의식 때문이다. 프랑스의 저명한 레지스탕스 출신이며 유엔주재 프랑스 대사를 지냈고 세계 인권선언 초안 작성에 참여했던 언론인 스테판 에셀(Stephane Hessel)은 그의 나이 93세 때 ‘분노하라(INDIGNEZ-VO
▲ 신용인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제주특별자치도법 제312조 제3항은 지방공기업 외의 사기업에 대해 제주 지하수를 이용한 먹는샘물 등의 제조판매를 금지하여 공수화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이 규정은 1995년 1월 5일 제주도개발특별법 개정으로 신설된 후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 제주특별자치도법에도 계속 이어져 왔다. 그러나 한진그룹의 계열사인 제동흥산(주)은 그보다 훨씬 전인 1984년 8월 30일 이미 먹는샘물 제조업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기득권 인정의 차원에서 예외적으로 이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고 있다. 한진그룹은 이러한 기득권 인정을 기화로 먹는샘물의 국내시판, 지하수취수허가량 증량 등을 추진함으로써 지하수 공수화 원칙을 위협하며 제주사회에 끊임없이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공수화 원칙의 예외 때문에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만일에 이번에 증량을 허용하면 갈등이 해결될까? 천만의 말씀이다. 한진그룹은 조금 씩 그러나 집요하게 더 큰 것을 요구할 것이고 그로 인해 갈등은 끝없이 계속될 것이다. 최악의 경우 공수화 원칙이 무너지고 삼다수가 한진그룹에 인수되는 비극적인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갈등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뭘까? 예외를
▲ 제주대 영어영문학과 2학년 강혜희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인생이 한 번에 뒤바뀌는 ‘한 방’을 노리는 기회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영감을 주는 그 어떤 것‘들’이 될 수도 있다. 나에게 기회란 후자에 가깝다. 나에게 작든 크든 소소하게나마 영감을 주는 것은 나에게 모두 다 기회였다. 하지만 누구라도 공감하듯이, 기회가 적절한 타이밍과 만나는 기회로부터 개인이 얻는 것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가지게 된다. 나에게 ‘2013 세계지식포럼(world knowledge Forum)’ 은 그야말로 타이밍을 만난 기회의 향연이었다. 지방에 있는 대학생들이 으레 공감을 하듯, ‘지방’ 이라는 점은 때때로 커리어 면에서도 마이너스적 요소가 되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세계지식포럼의 경우에는 참가비와 숙박비, 교통비가 대학생이 충당하기에는 망설여지는 가격이었기 때문에 올해 처음으로 시작한 제주대와 매일경제신문사의 제주대 학생들의 행사 참가를 위한 모금운동인 ‘펀드레이징’은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었다. 내게 세계지식포럼이 진행된 3일은 단
▲ 강태석 제주도 해양개발과장 최근 크루즈 관광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럴 때 제주를 아시아의 국제 크루즈 허브로 도약시키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2013제주국제크루즈포럼이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제주그랜드호텔에서 열린다. '아시아 크루즈 관광의 기회와 도전'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2013제주국제크루즈포럼은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관광공사 및 (사)창의연구소가 공동 주관하는 국제행사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싱가포르, 홍콩, 러시아 등 아시아 6개국에서 참가한다. 세계 3대 크루즈선사를 포함한 크루즈선사 관계자, 정부 및 지자체, 학계 전문가 등이 한자리에 모여 아시아 크루즈 관광산업 확대 및 발전을 위한 논의의 장이 마련된다. 제주가 크루즈 아젠다 발신지로서의 선구자적 지위를 확립해 아시아 크루즈 관광 리더로서의 제주를 선언적으로 알리게 된다. 궁극적으로는 마이스(MIICE) 산업발전에 기여를 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대규모 국제 크루즈 이벤트인 이번 포럼의 개최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세 가지 목표를 정하고 있다. 첫째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실질적인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다. 이번 포럼에서는 제주산
▲ 정경호/ 전 제주도의원 소몰이―. 여러 마리의 소를 몬다는 뜻이다. 그런데, 필자는 오래전 어느 재벌이 소떼를 몰고 북녘 땅을 찾았던 소몰이를 연상하지 않는다. 그 재벌의 소몰이에는 최소한 애틋한 인간의 정이 묻어있었기 때문이다. 필자가 연상하는 소몰이는 그 옛적 서부영화에 나오는 애리조나 카우보이의 소몰이이다. 그 카우보이의 소몰이에는 오직 형이하학적 목적만 있을 뿐이다. 그 소들을 다른 목장에 팔아넘기기 위해 몰고 간다거나, 쇠고기 공장으로 몰고 간다거나 하는 그런 목적의 소몰이인 것이다. 왜일까? 요즘 필자의 머릿속에 자꾸 그런 소몰이가 그려지니 말이다. 얼마 전, 언론에 다소 해괴하다 할 수 있는 기사가 보도된 적이 있었다. 내년 도지사선거의 예상후보군 중 어느 한분이 일만(一萬) 명의 지지자를 이끌고 새누리당에 동반입당 하려한다는 설(說)이 퍼져있다고 보도한 것이다. 독자들은 그분의 그 행위가 그 당에 있을 도지사후보경선에 대비한 포석일 것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했을 터이다. 그 설은 제법 구체성을 띄고 있었는데, 그 예상후보 측근들을 중심으로 입당원서 할당량이 떨어졌고, 그 입당원서를 몇 월 며칠까지 수합한 뒤 대규모 이벤트와 함께 입당
▲ 강민수/ 일글리시 멘토스 대표 나는 가끔 고등학생들에게 영자지를 맛보기로 강독한다. 기사를 고를 때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먼저 한국이나 제주와 관련이 있을 것, 기사의 배경이나 인물이 얼마간 알려져 있을 것, 지나치게 전문적인 영역이 아닐 것 등이다. 무엇보다 재미가 우선이다. 공부라는 느낌이 없도록 해줘야 한다. 신문잡지 읽기가 또 하나의 과목이나 공부꺼리가 되고 말면 스트레스만 가중시킨다. “The Korea Herald”나 “The Korea Times” 기사는 처음 읽는 아이에게도 의외로 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다만 어휘가 좀 달릴 뿐이다. 수위를 높여 “The New York Times”나 “The Washington Post”를 읽혀도 반응은 비슷하다. “TIME”에 이르면 어려워한다. 영어를 배우는 목적은 결국 이런 기사를 읽기 위함이다. 영어의 종착역에 먼저 가보게 하면 아이들은 자신감을 갖게 된다. 최고 지성인들이 읽는 신문이나 잡지라고 해도 어휘와 배경지식만 있으면 얼마든지 읽을 수 있다는 거리 감각이 생기는 것이다. 사실 신
▲ 김성민 수필가/ 논설위원 金형이 중학생 시절에 제일가는 참고서는 ‘완전정복’이었다. 표지에 백마를 탄 나폴레옹이 알프스를 단숨에 넘을 것 같은 그림만 보아도 정복욕이 저절로 솟아났었다. 나중에 이 그림이 스스로 자신의 머리에 왕관을 쓰고 황제가 된 나폴레옹을 영웅(우상)으로 추앙하기 위해 다비드라는 화가가 야욕적으로 그린 정치선전물이란 걸 알았다. 병사들의 뒤에서 노새를 타고 알프스를 넘은 나폴레옹보다 다비드의 그림재주가 더 비루하게 생각되었다. 얼마 전에 다비드의 그림에 빗대어 볼만한 진경(眞景)이 도내 신문지상을 장식했다. 金형이 회장으로 있는 ‘제주특별자치도 ×××협의회’를 비롯한 관변단체들의 도정이슈에 대한 찬양광고가 그것이다. 광고의 문구마저 천편일률적인 소위 ‘그들의 입장’은 과연 주관적인 애향심의 발로인가, 아니면 모종(某種)의 ‘완전정복’을 도모함인가. 그들의 몰개성(沒個性)이 만들어 내었을 만만치 않은 민심(?)에 최소한의 의문이 든다. 산전수전 다 겪은 李형의 좌우명은 ‘시류에 순응’하며 사는 것이
요리하고 먹고 또 요리하고 먹고 그리고 낚시하기 이번 달엔 내 추석 이야기를 소개하겠다. 내 아버지가 영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왔다. 그래서 조금 더 특별한 추석이 됐다. 다른 한국 사람들처럼 우리도 9월18일부터 추석 연휴를 보냈다. 추석은 성산에 있는 처갓집에서 보냈다. 처갓집에서 차례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먼저 송편을 만들었다. 장모님이 송편 만드는 방법을 보여줬고, 나와 아버지는 장모님을 따라서 열심히 만들었다. 내 송편은 괜찮아 보였지만 장모님은 아버지가 나보다 더 잘 만든다고 했다. 사진을 보면 누구의 송편인지 맞출 수 있을까? 오랫동안 송편을 만들었다. 한 그릇이 끝난 후에 갑자기 다른 한 그릇이 나타났다. 나와 아버지는 같이 파업(?)을 했다. 장모님은 우리가 끝까지 해야 한다고 했지만 우리는 파업을 하고 커피를 마셨다. 시간이 조금 지나 우리는 다시 한 팀이 돼 ‘적 만들기’ 요리를 했다. 아버지는 꼬치에 소고기, 쪽파, 게맛살을 끼우고 장모님은 적에 계란물을 적셨다. 난 팬에서 적을 익혔다. 협업이 잘 돼 장모님의 잔소리는 사라졌다. 저녁이 되자 처남 가족이 부산에서 도착했다. 올해는 비행기대신 장흥에서 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