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을 가리키는 politician은 셰익스피어 시대에 처음 쓰였다. ‘신중한’이란 의미의 형용사 politic에서 유래됐다. 그러나 그 단어는 점차 부정적 의미로 변모했다. ‘교활하다’거나 ‘철저히 자기 잇속만을 차린다’는 뜻으로 굳어져갔다. 그래서 politician은 모사꾼의 의미로 뒤바뀌었다. 정치인(statesman)이 아니라 정상배(政商輩)라는 의미다. 셰익스피어는 어떤 사람을 모욕적으로 묘사할 때 politician이라고 했다. 리어왕은 politician을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지칭했다. 햄릿은 무덤 파는 광대가 해골을 던지며 장난치는 것을 보면서 "그 해골이 politician의 것이면 얼마나 좋겠냐"고 말했다. 그런 정치꾼은 인간을 두 부류로 나눈다. 도구가 아니면 적이다(A politician divides mankind into two classes: tools and enemies). 독일의 철학자 니체의 말이다. 처음엔 귀를 의심했다. 나이가 들어가며 침침해지는 눈 탓을 할 생각도 했다. 그런데 떡하니 인터뷰 기사까지
▲ 양성철/ 발행.편집인 아내와 아들은 하염 없이 울었다. 황망히 아버지를 여의고, 어이없게 남편을 잃은 그들은 그저 그렇게 눈물만 흘렸다. 3대 독자였던 그 아버지가 세상을 하직하는 바람에 그 집안에 남자라곤 졸지에 4대 독자인 아들뿐이다. 청년회장과 애월리장을 지낸 그 아버지이자 남편 박도천(64)씨는 언제나 열성이었다. 그러나 그는 지난 8일 오전 9시10분쯤 제주시 애월읍 하가리 자운당 입구 사거리에서 변을 당했다. “제주도에 소나무 재선충병이 창궐, 이러다 온 섬이 초토화될 판”이라는 소식이 지속됐고, 급기야 도지사가 “지금은 온 도민이 나서야 할 때”란 도민호소까지 한 마당이기에 그는 청년회 회원들과 함께 집을 나섰다. 비록 민간인 신분이지만 “공무원들에게만 맡길 일이 아니다. 우리 제주도를 우리가 지켜야 한다”는 향토애가 발동해서였다. 그러나 그는 고사목 제거 작업을 하다 쓰러지는 나무에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실려갔다. 목이 부러지고 뇌손상 증세가 나타나 사경을 헤매던 그는 결국 사고 5일만에 숨지고 말았다. 민간인이 관 주도 재선충 방제 현장을 찾아 돕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1
인간은 망각(忘却)의 동물이라고 하니 그럴 수 있다. 세상일이 워낙 변화무쌍하니 범인(凡人)들이 그 세세한 변화의 계기와 시작점을 기억한다는 건 사실 무리다. 하지만 모두가 다 잊더라도 잊어서는 안되는 경우가 있다. 그것도 한 나라, 한 지역을 이끈 지도자가 자신이 내놓은 정책으로 인해 해당 국가와 지역에 엄청난 변화가 나타났다면 아마 그의 뇌리에 그 정책에 대한 기억은 꽂히고도 남는다. 한때 ‘업적’이라고 자부하던 그 정책이 비록 ‘졸작’으로 후일 판명났다손 치더라도 그가 그걸 잊을 리는 만무다. 1998년 민선 2기 지사로 선출됐던 이는 2002년 6월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자 의욕적인 정책을 내놓았다. 2002년 1월 제주국제자유도시가 출범했지만 아마도 그에게 당시의 제주 행정체제는 곳곳에서 암초와 같은 걸림돌이었고, 효율성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보였던 것 같다. 마침 각종 비리로 얼룩진 사건들이 터지면서 '시·군의회 무용론'이 일던 때였다. 더욱이 도지사였던 그는 그 시절 기초단체장인 제주시장과 각종 정책추진과정에서 갈등을 빚었다. 11년 전이다. 2002년 9월17일 도지사였던 그는 제주발전연구원에서 작성한 ‘제주도 행정계층구조 개편을 위한 기본계획
‘분열’(分裂)의 국어사전적 의미는 “찢어져 나뉘는 것”이다. ‘갈라짐’을 말한다. ‘조장’(助長)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더 심해지도록 부추기는 것”이다. 결국 "분열을 조장한다"는 건 “찢어져 나뉘는 걸, 갈라지는 일이 더 심해지도록 부추기는 일”을 의미한다. 제주도는 지난달 31일 공식 해명(보도)자료를 통해 본 <제이누리>를 “공연히 도민사회의 분열을 조장한” 매체로 지목, “강력한 법적 대응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주일 가까이 인내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사과의 움직임이 없는 것은 물론 어이 없는 방법으로 여론의 반전을 꾀하는 움직임이 포착돼 이제 화답한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얘기다. 제주도 공직사회에 숱하게 회자됐다. “조/ 배/ 죽!” 우근민 도지사와 실·국장이 참석하는 회식 자리 건배구호다. 주변을 지켜보던 하급 공무원으로부터 전해들은 그 건배구호는 너무도 기가 찬 내용을 함축하고 있었다. “(조)직을 (배)신하면 (죽)음이다.” 도지사가 잔을 들고 그 구호를 외치면 나머지 실·국장들은 “네! 형님”으로 화답해야 한다. 그들은 마치 조폭무리라도 되듯 ‘조직’이고, ‘배신’하면 ‘죽음’이 놓여 있는 살벌함의 세계
▲ 양성철/<제이누리> 발행·편집인 유엔(UN)은 1965년부터 국제수문 10개년 사업을 벌여 세계 수(水)자원의 관리를 위한 종합적인 해결방안을 조사했다. 많은 국가에서 물 부족 현상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1967년 세계물평화회의, 1972년 국제연합 인간환경회의, 1977년 국제연합 수자원회의 등을 연 이유다. 물 부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한 것이다. 1981년에는 '국제 식수공급과 위생에 대한 10년 계획(International Drinking Water Supply and Sanitation Decade)'을 수립하는 등 물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고민은 깊었다. 결국 1992년 6월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UN 환경 개발회의(UNCED : United Nations Conference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에서 국제사회는 지구의 환경 보전을 위한 ‘리우선언’과 그 실천계획인 ‘아젠다(Agenda) 21’을 채택했다. 그리고 같은 해 11월. 제 47차 UN 총회에서 매년 3월 22일을 ‘세계
▲ 양성철/ 제이누리 발행·편집인 정치학자들이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여기는 말이 있다. 정치학도들이 코흘리개 신입생 시절 <정치학개론>을 수강하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말이다. “정치는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란 개념규정이다. ‘정치’에 대한 다양한 개념정의가 있지만 정치학계에서 다수로부터 설득력과 타당성을 인정받는 진술이다. 캐나다 출신으로 하버드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시카고대에서 교수로 재직한 미국의 저명한 정치학자 데이비드 이스턴(David Easton)이 설파한 '정치'에 대한 개념정의다. 그냥 문장으로만 놓고 보면 간단한 수사(修辭)로 보이지만 그 개념정의엔 어마어마한 가치와 철학이 내재돼 있다. 정치-. 우리나라에서 이 단어만큼이나 부정적 요소를 내포한 게 있을까? 부정·부패·담합·패거리·철새·편가르기·지역주의···. 순간 떠오르는 부정적 단어만 놓고 봐도 우리의 정치에서 풍기는 인상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흡
▲ 양성철/제이누리 발행·편집인 제이누리 독자 여러분! 관심과 후원, 격려 덕에 이제 제이누리가 창간 첫돌을 맞습니다. 지난 1년을 회상하다 보니 쏜살같다는 표현은 이런데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조금 길게 얘길 드리려 합니다. 자랑이 섞일 것 같아 쑥스럽지만 보고라고 생각하고 양해바랍니다. 제주를 여는 창! 제이누리는 지난해 11월 2일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8개월여에 걸친 기획과 벤치마킹, 미디어법인 설립 등의 준비과정을 거친 결과입니다. 8월30일 미디어법인 JNN(주)설립, 9월1일 사업자등록 완료, 그리고 9월16일 인터넷신문 등록이 창간에 앞선 설립과정입니다. 출범준비 체제가 갖춰지자 드디어 지난해 11월 2일 제이누리는 세상에 그 얼굴을 드러냈습니다. 창간을 알리는 기념식장엔 50여년 외곬 인생을 보내오신 김영희 중앙일보 국제문제 대기자가 직접 참석, 축사로 거들었고 그 외 도내외 각계인사 등 1천여명이 오셔서 저희들의 앞날을 축원해주셨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창간과 동시에 제이누리는 새로운 시도에 나섭니다.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을 도내 언론사 가운데 가장 먼저 서비스하기 시작한 제이누리는 세계를 향한 비전을 선보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