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제6차 폐렴 적정성 평가 결과 제주도내 병원 6곳이 최고 등급인 1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주 의료기관들이 2년 연속 폐렴 진료 신뢰도를 유지하고 있다. 심사평가원은 18일 전국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599곳을 대상으로 폐렴 입원 진료의 적정성을 평가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평가는 2022년 10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급 의료기관에 입원한 성인 폐렴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평가 항목은 모두 다섯 가지로 산소포화도 검사 실시 여부, 중증도 판정 도구의 사용 여부, 객담 배양검사 처방률, 첫 항생제 투여 전에 혈액 배양검사를 실시했는지 여부, 그리고 병원 도착 후 8시간 이내에 적절한 항생제를 투여했는지가 포함됐다. 이번 평가에서 제주 지역 6곳을 포함해 전국 311개 병원이 1등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체 평가 대상의 51.9%에 해당한다. 1등급 병원은 서울, 경기, 강원, 충청, 전라, 경상, 제주 등 모든 권역에 고르게 분포했다. 특히 제주에서는 지난 5차 평가(2021년 10월부터 2022년 3월)에서도 동일한 6곳이 1등급을 받은 바 있다. 전체 지표는 지난 4차
여름 햇살이 퍼지는 제주시 아라동 첨단과학기술단지 한복판. 여러 사무건물들 사이 간판이 낯선 작은 편의점 하나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레몬비'(Lemon B). 대형 프랜차이즈 편의점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생소한 이름, 하지만 그 안의 풍경은 익숙하다. 진열대에 가지런히 놓인 상품, 조용히 흘러나오는 노랫소리, 그리고 "어서 오세요"라는 인사. 올해 53세인 박현수 레몬비 대표는 유치원 교사 출신 아내와 함께 제주에 살고 있다. 10년 연애 끝에 2022년 결혼했고, 아내는 오랜 기간 교직에 몸담다 그의 제안으로 제주로 내려와 지금은 레몬비 본사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제주살이를 처음 시작할 때는 주말 부부로 지내며 서울과 제주를 오갔지만 그는 '아내가 교사직을 내려놓고 제주로 내려와 준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말한다. 함께 살아가고, 함께 회사를 꾸려가는 지금의 삶이 그에게는 무엇보다 든든한 기반이다. 프랜차이즈 편의점 브랜드 '레몬비'. 이름처럼 상큼하게 들리지만 그 안에는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안정적인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야 했던 씁쓸한 퇴사, 무급으로 시작한 배움의 시간, 외면과 묵살 속에서도 끝까지 놓지 않았던 '사람'과 '신
제주시가 지방세 체납자들의 금 현물 거래를 통한 자산 은닉 정황을 포착하고 증권 계좌에 대한 압류 조치를 단행했다. 제주시는 취득세 등 지방세를 100만원 이상 체납한 2765명을 대상으로 국내 13개 증권사의 금 현물 거래 계좌를 전수 조사한 결과, 금과 주식 등의 금융 자산을 보유한 체납자 41명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중 5억4000만원 상당은 압류 및 징수가 가능한 자산으로 확인됐다. 시는 해당 증권사를 제3채무자로 지정해 채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번 조치는 금 현물 거래 계좌가 체납자들의 대표적인 자산 은닉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 시는 특히 최근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자산 다변화 추세 속에서 금 거래를 활용한 비협조적 납세 행위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증권 계좌와 가상자산, 부동산 신탁 등 비전통적 자산 보유 방식에 대한 세무 조사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지방세는 지역 공공서비스 재원의 핵심"이라며 "고의적 체납과 자산 은닉 행위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하고 강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정부의 '분산에너지 특구' 최종 지정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관련 부처의 조직 개편 여부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8일 국정기획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 분야를 환경부와 통합하거나 산업부의 에너지 부문과 환경부의 기후 대응 기능을 합쳐 별도의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을 담당하는 에너지위원회는 산업부 소속이다. 조직 개편이 현실화될 경우 해당 위원회의 소관 부처도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17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에너지 부문을 떼어내 기후에너지부로 개편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현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5월 제주를 포함해 부산 등 7곳이 분산에너지 특화지역(분산특구) 최종 후보지로 선정됐다. 이 중 제주에서는 전기차를 에너지 저장장치(ESS)처럼 활용하는 'V2G(Vehicle to Grid)' 실증 사업이 예정돼 있다. 전기차에 저장된 전력을 충·방전 방식으로 활용해 전력 시장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다만 도가 추진한 수소나 열로의 전력 전환 시범 사업 등은 이번 특
제주올레 20코스를 따라 걷다 보면 눈부신 풍경을 자랑하는 구좌읍 세화해변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곳이 최근 대량의 해조류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백사장과 해변 일대에는 파래와 미역, 썩은 해초더미가 널려 있어 물놀이를 위한 해변 개장 사실이 무색할 정도다. 18일 <제이누리> 취재에 따르면 세화해변은 개장한 지 일주일이 넘어도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긴 상태다. 백사장과 해변에는 검게 변한 해초들이 썩으며 악취를 풍기고, 썩은 해조류 위로 파리 떼까지 들끓는 등 일반적인 해수욕장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일부 방문객은 아이들과 함께 왔다가 곧장 발길을 돌렸다. 마을 주민 A씨는 "한여름인데도 해수욕장 같지 않다. 파래와 미역 때문에 바닷물이 시커멓게 변했다"며 "마을에서 치워도 또 밀려들기를 반복하니 도무지 끝이 안 보인다"고 토로했다. 제주시 누리집 '제주자치도에 바란다' 민원 게시판에도 관련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세화해변이 좋다고 왔는데 해초 더미 때문에 물에 들어갈 수가 없다", "며칠 전에도 치우는 걸 보긴 했는데 중간에 멈춘 듯하다", "파리 들끓고 악취 나는데 이런 곳을 왜 개장했느냐"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일부 민원인은 "차라리
제주 곳곳 해수욕장의 특성을 살린 해양레저 활동부터 제주 전통문화 공연, 치유 프로그램, 해변 예술 행사까지 다채로운 제주 해수욕장 축제가 펼쳐진다. 제주도는 이달 초부터 다음달 말까지 도내 해수욕장에서 지역 고유의 문화적 특색을 담은 ‘2025 제주 해수욕장 축제’를 순차적으로 연다고 18일 밝혔다. 오는 19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성세기해변에선 제주 동부 해안의 맑은 바다를 배경으로 해양체험, 지역문화공연, 주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펼쳐질 예정이다. 이어 25일부터는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에서 3일간 이호테우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에서는 제주 전통 어로방식인 ‘테우(떠 다니는 배)’ 체험과 해양 민속문화 전시를 통해 제주 고유의 해양문화 유산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다음날인 26일부터는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해수욕장에서 2일간 해녀체험 프로그램과 민속공연 등 해양과 문화를 아우르는 축제가 열린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해녀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제주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문화적 향연을 즐길 수 있다. 다음달 접어들면 2일부터 이틀간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해수욕장에서 ‘하얀모래축제’가 열린다. 넓은 백사장을 배경으로 해양레저체험, 문화공연, 가
전 세계 전문가들이 모여 식물·미생물의 상호작용과 관련한 논의를 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오는 2027년 제주서 열린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 한국식물병리학회, 한국관광공사,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세계 식물-미생물 상호작용 국제학술대회 유치 조직위원회는 지난 17일 독일 쾰른에서 열린 ‘2025 세계 식물·미생물 상호작용 국제학술대회(IS-MPMI)’에 참가, 2027년 해당 대회를 제주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도와 공사 등은 한국식물병리학회의 전문성, 한국의 농업·생명공학 발전의 위상, 제주 마이스(MICE) 산업 여건 등을 앞세워 2027년 개최를 이끌어냈다. IS-MPMI는 1982년 1회 대회를 시작으로 현재는 2년마다 열리고 있다. 전 세계 약 52개국 1500여 명의 전문가들이 모여 식물·미생물의 상호작용과 관련한 기초 연구, 작물의 생산성 증대와 효율적인 식물병 제어를 논의하는 국제학술대회다. 2027년 제주 개최는 대한민국에선 처음이자 아시아 국가에선 역대 두 번째로 열리는 것이다. 오창식(서울대 교수) 식물-미생물 상호작용 국제학술대회 유치 조직위원회 위원장은 “국내 식물-미생물 상호작용 연구 역량을 전 세계에 알리고, 글로벌 연
여름밤 한라산 어승생악 정상에 올라 야경을 감상하는 야간탐방 프로그램이 처음 운영된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다음달 야간 특화 프로그램 '어승생악 달빛 아래, 별 하나 나 하나'를 처음 선보인다고 18일 밝혔다. 참가자들은 자연환경해설사와 함께 오후 7시 어리목광장에서 출발해 어승생악 탐방로 1.3㎞를 따라 정상에 오르게 된다. 정상에서는 별자리 관측과 달빛 명상을 통해 여름밤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해넘이와 야경, 밤바다 풍경을 감상하며 여름밤 낭만을 즐길 수 있다. 프로그램은 8월 중 매주 금요일(광복절 제외) 총 4회 운영된다. 참가 신청은 오는 22일부터 한라산국립공원 누리집 '프로그램 예약' 메뉴에서 할 수 있다. 회차별 20명씩 선착순으로 받는다. 문의는 어리목탐방안내소(☎ 064-710-7835, 7850)로 하면 된다. '작은 한라산'이라고도 불리는 어승생악은 정상에서 제주 서부 오름군과 제주시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천혜의 전망대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가 "제주시 분할에 대한 도민 공감대 형성이 먼저"라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제주 행정개편 주민투표 일정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제주시·서귀포시의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적용하기 위해선 늦어도 다음달 말까지 주민투표 실시 여부가 결정돼야 하는 상황에서다. 18일 국회에 따르면 윤 후보자는 이날 열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서귀포시)의 사전 질의에 대한 인사청문회 답변자료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주민투표 결과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제주시를 둘로 나누는 행정구역 조정에 대해 도민 사회의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윤 후보자는 이에 대해 "공감대 형성 여부를 면밀히 살펴보겠다"고도 밝혔다. 제주는 2006년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시장을 도지사가 임명하는 '행정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제주시를 동제주시·서제주시로 분리하고 서귀포시까지 포함한 3개 기초자치단체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후 행정체제개편위원회와 공청회 등 공론화를 거쳐 3개 시 부활안이 확정됐고, 내년 지방선거부터 이를 적용하겠다는 것이 도의 계획이었다
경희대 학생들이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에서 20여일간 생활하며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마을의 전통 음식 레시피를 기록·재해석하는 체류형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서귀포시 성산읍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는 다음달 6일까지 경희대 학생 12명이 참여하는 체류형 프로젝트 '런케이션 인 고성'을 진행한다고 17일 밝혔다. '런케이션 인 고성'은 성산읍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와 성산읍 고성리 도시재생주민협의체가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다. 자원 활동에 나선 학생들은 마을 내 숙소에 머물며, 동부종합사회복지관을 거점으로 마을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마을 전통음식 레시피를 동영상 등으로 기록하고 재해석하는 시도를 하게 된다. 이 활동에서 나온 결과물은 전산화해 마을의 자산으로 남길 계획이다. 서귀포시는 성산읍 고성리를 대상으로 '행복한 쉼터, 건강한 일터 워케이션 마을 고성'이라는 비전 아래 2024년부터 2027년까지 4년간 웰니스 관광을 접목한 상생·체류형 워케이션 마을을 조성하는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지난 15일 뙤약볕이 내리쬐던 오후 제주시 애월읍 광령1리. 한적한 들판 외곽, 평범한 농촌 마을 한켠에 큼지막한 컨테이너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천막 위에는 '폐기물 종합재활용 처리시설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라는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이곳은 마을 주민들이 밤낮을 번갈아 지키며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반대운동의 거점이다. 무더운 여름, 대형 선풍기 한 대에 의지해 컨테이너 안팎을 오가는 주민들의 얼굴에는 깊은 피로가 내려앉아 있었다. 고령의 주민 A씨는 "이건 단순한 민원이 아니라 행정에 속고 환경권을 빼앗긴 정의의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2년 전, 당시 이장이 동네 후배가 새시 재활용 공장을 하겠다고 해서 단순히 설명을 들었다는 확인서에 이름만 적어줬을 뿐"이라고 말했다. 당시에는 건축 폐새시나 목재 등 2~3개 품목을 재활용하는 단순한 공정이라고 여겼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실제로 인허가가 내려진 사업 내용은 전혀 달랐다. 폐합성수지, 폐유리, 폐목재 등 1000여개 품목의 다양한 폐기물을 파쇄·분쇄하는 종합 폐기물 처리시설이었다. 이 시설은 170마력짜리 대형 파쇄기와 10마력 이상의 중형 분쇄기 3대를 운영하는 중형 공장 수
제주시 애월읍 한담해변에 복원된 장한철 생가 초가가 사실상 방치돼 있다는 보도<본지 7월 15일자 '독자의 소리'> 이후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도민과 관광객들이 여전히 출입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며 "행정의 약속이 말뿐"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17일 제주도청 누리집 '제주자치도에 바란다' 민원 게시판에는 "정낭을 열었다더니 다시 잠가뒀다"는 내용의 제보가 올라왔다. 실질적인 개방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민원을 제기한 서모씨는 "15일 언론 보도와 신문고 답변에서 개방했다는 말을 믿고 현장을 찾았지만 정낭 세 개는 여전히 꽂혀 있었고, 마당에는 폴리스라인 같은 금줄까지 설치돼 있었다"며 "답변과 현실이 왜 이렇게 다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씨가 현장에서 촬영해 게시한 사진에는 생가 주변에 공사장용 안전고깔과 통행금지용 금줄이 그대로 설치돼 있었다. 해당 민원은 하루 만에 수십 명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방문객 사이에서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 이상현 문화관광해설사는 같은 게시판을 통해 장한철 생가의 관리 실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제주도가 이 공간을 보존한 데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