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지사 선거가 끝났다. 새 인물이 취임하고 4년 동안 우리를 대표하여 제주도정을 이끈다. 새로운 미래가 열린 것이다. 그런데 도지사 그러면 행정의 수반이라는 의미로만 여기게 되어 도백이라 하는 것이 친근하게 느끼는 까닭인지 ‘도지사’라 하지 않고 ‘도백’이라 부르는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그때마다 이 명칭이 어디서 왔으며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궁금했다. 의미는 그 존재의 가치를 정하는 척도가 된다. 이름을 바로 세워야 의미가 곧게 되며 그에 따른 가치를 확실히 할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정명(正名)인 셈이다. 그래서 이 명칭의 유래와 의미를 되새겨보고 싶어졌다. 먼저 ‘도백(道伯)’을 사전적으로 풀이를 하자면 ‘관찰사(觀察使)’를 한 도(道)의 장관이란 뜻으로 일컫는 말이라 돼있다. 그리고 덧붙여 ‘도지사(道知事)’를 예스럽게 일컫는 말이라 하였다. 관찰사는 감사(監司)․도백(道伯)․도신(道臣)․방백(方伯)․외헌(外憲)․도선생(道先生) 등으로도 불리었다고 한다. 도백은 관찰사에서 비롯됐다는
▲ 그 시절 농부들이 수확을 하는 장면이다 일이 잘 되기 시작했다. 미 공군은 제주도(모슬포)에도 기지가 있었는데 미 공군 군목인 죠지(George B. Gerner, 군산미군공군기지 군목도 겸하고 있었음)는 제주도의 긴박한 필요성을 알고 가톨릭 병사들과 함께 십만 달러를 모금, 송금해 주었다. 그 결과 맥그린치 신부는 한림에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성당, 고산에 6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성당, 귀덕에 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성당을 지을 수 있었다. 순식간에 가톨릭 신자가 3000명이 됐다. 당시 맥그린치는 미국 가톨릭 원조단체에 의해 지원된 음식과 옷을 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누어 주는 일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무상 원조방식에 대하여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농부와 어부, 공무원들과 함께 어떻게 하면 주민의 생활수준을 높일 것인가에 대하여 끊임없는 토론을 했다. 교사와 사업가들과 하던 토론도 줄곧 그 주제였다. 그러나 그들은 언제나 비관적이었다. 맥그린치는 그 시절 제주도민들에게 우선 필요한 것은 자본지원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해결 능력과 그 방법을 아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향 아일랜드의 농업에 비해 이곳 주민들의 농사기
▲ 배후주 제주경실련 공동대표 교육개혁의 기본철학은 대체로 세 가지 물줄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즉 지덕체의 고른 발전 및 인성의 함양을 추구하는 본질주의적 입장, 능력신장과 경쟁력 강화에 역점을 두는 경제주의적 입장, 교육기회의 평등과 뒤진 자에 대한 교육적 관심을 강조하는 평등주의적 입장이 그것이다. 간략하게 인성지향, 수월성지향, 형평성지향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수사적(修辭的) 차원에서 본질주의적 접근을 강조하나, 실제로 경제주의와 평등주의간의 이념적 대결이 치열한 양상이다. 그러나 인성, 수월성, 형평성은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주요한 가치이며, 따라서 이들 간의 관계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조화와 조합의 문제다. 이를 위하여 세 가치의 시기적 배열 내지 시기적 조합을 제안한다. 즉, 유·초등교육에서는 본질주의적 접근에 입각하여 인성교육에 큰 비중을 두고 창의성의 씨앗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며, 중등교육에서는 형평성과 수월성을 조화롭게 배합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하고, 대학교육에서는 보다 수월성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 입장이 그것이다. 현 교육정책은 신자유주의적 관점으로 전 교육단계에서 수월성 위주의 정책을 전개하
▲ 이시돌 목장내 조형물 연재를 다시 시작한다. 선거·정치의 계절엔 잠시 피하는 게 도리이고, 또 읽히지 않을 소재라고 봤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이번에는 연재를 좀 더 객관화 시키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이 이시돌 목장과 맥그린치 신부, 지역주민들의 노력을 살려봤다. 이 글은 제주가톨릭교구 초대 교구장인 하롤드 대주교의 일대기인 <동방의 빛>에서 발췌하였다. 이 책은 에드워드 피셔가 저술하였으며, 이를 1989년 10월8일 광주소재 가톨릭센타에 있는 빚고을출판사에서 백선진님에 의하여 번역, 출판됐다. 282페이지에 거쳐 27장으로 이루어졌으며, 당시 광주교구 교구장인 윤공희 대주교의 추천사가 실렸다. 그리고 미국 뉴포트(Newport)의 대주교인 쉰(Fulton J. Sheen) 신부의 서문으로 미뤄 미국에서 출판되었다고 생각된다. 1989년 교황 바오로 2세의 한국방문을 기념, 출판됐지만 지금은 절판됐다. 어느 수녀님의 도움으로 이 책을 구하여 옮긴다. 그동안의 연재내용과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또 다른 새로운 시각을 엿볼 수 있다. 번역된 글이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은 약간씩 고쳤음을 밝혀 둔다. ▲ 이시돌 목장을 일군 4
▲ 제나라 '춘추오패' 환공(왼쪽)과 미국 16대 대통령 링컨 영어 문맥에서 라이벌(rival)이라고 하면 선의의 경쟁자가 아니라 앙숙에 가깝다. 제주어로는 ‘돍광 지넹이’ 사이다. 사이가 이럴진대 감히 라이벌을 등용할 수 있는 포용력과 자신감을 가진 지도자는 흔치 않다. 2005년 미국의 사학자 도리스 굳윈(Doris Goodwin)은 책을 한권 펴냈다. “Team of Rivals"라는 제목의 아브라함 링컨(Abraham Lincoln) 전기였다. 직역하면 “라이벌들의 팀” 정도가 될 것이다. 저자가 이런 제목을 붙인 이유는 간단하다.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 라이벌들을 내각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정치 인생에서 가장 치열하게 다투었던 정적(political opponents)들을 국무장관(secretary of state), 재무장관(secretary of the treasury), 법무장관(attorney general) 같은 요직에 앉혔다. 가히 파격적인 인사였다.엄청난 반대에 대해 링컨은 이렇게 설득했다. “내각에는 당에서 가장 강한 분들이 있어야 합니다.
보고 싶었던 장면이 있다. 20년 전인 1994년 9월 서울살이를 접고 제주에 터 잡고 살게 된 뒤부터 줄곧 보고 싶었던 장면이다. 하지만 그 장면을 보지 못했다. 1995년 민선 1기 6·27선거가 끝나고 나서도, 98년 6·4선거에서도, 2002년 6·13선거에서도, 2004년 6·5 재선거에서도, 2006년 5·31선거에서도, 2010년 6·2선거에서도 보지 못했다. 그런데 2014년 6·4선거에서 그 장면을 봤다. 솔직히 잠시 가슴 속에서 무언가 치밀어 오르는 느낌을 가졌다. 울컥했다. 개표가 마무리되고 제주도지사 당선인이 가려진 4일 자정을 지나 지난 5일 한낮 격전을 치렀지만 패장이 된 장수 신구범과 승자 원희룡 두 사람이 손을 잡았다. 패장인 신 후보가 원 당선인 캠프를 찾아갔고, 원 당선인은 그를 반갑게 맞았다. 두 손을 꼭 쥔 두 사람의 얼굴은 화색이었고 시종일관 두 사람은 덕담을 주고 받았다. 원 당선인은 “선배님”이라며 깎듯한 호칭을 잊지 않았고, 신 전 지사 역시 당선인에 대한 예우를 갖추는 것은 물론 “이제 새 시대
긴 세월이 흘렀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다. 따지고 보면 무수히 많은 말과 약속, 이벤트를 목도했지만 어쨌건 이젠 선택의 시간이다. 선택은 그동안 그렇게 흘러온 정치과정에 대한 판단이다. 결단이다. 물론 유권자의 몫이다. 선거판 얘기를 거론하자니 미국의 정치학자 아담 쉐보르스키(Adam Przeworski)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과거 거론한 적이 있지만 그래도 지금 시점에서 재론할 만하다. 미국 뉴욕대 정치학과 교수다. 폴란드 출신으로 이제 만 74세다. 민주주의의 본질, 민주화 이행의 조건, 민주주의와 시장의 관계 등에 관한 주요저작을 냈다. 한국정치학계에서 이론가로 꼽는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의 스승이기도 하다. 최 교수의 미국 유학시절 박사학위 논문을 지도한 이가 바로 그다. 그는 2010년 말 아프리카의 5개 신문과 인터넷 미디어 아프로온라인(Afronline)과 인터뷰 자리를 가졌다. 코트디부아르·튀니지·이집트·리비아 등 아프리카 지역에서 민중의 정치적 열망이 번지면서 정치적 위기와 대중혁명으로 나라마다 체제가 흔들리고 있을 무렵이었다. 그 자리에서 그는 ‘선거’(election)와 &
도지사후보마저 공항에서 발이 묶이던 2일 김포발 제주행 비행기는 한 대도 예외 없이 결항이었다. 암수술을 받은 아내를 동반하고서 발을 동동 구르는 남편은 "5개월 전에 예약을 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소리 나게 울먹였다. "서울에는 병원밖에 아는 곳이 없어 공항근처 찜질방에서 대기하겠으니, 제발 내일 아침에 비행기 좀 타게 해달라"는 남편은 새벽 3시부터 공항에서 대기하겠다고 사정한다. 그러고는 돌아서다가 갑자기 카운터로 다가가더니 "투표도 꼭 해삽니다. 제주도는 투표가 정말 중요해서 일부러 오늘 퇴원해수다"라며 제주도 사투리로 통사정을 한다. 다행히 새벽 6시 20분에 출발하는 첫비행기의 예약확인증을 받은 그는 상기된 얼굴에 안도의 웃음기를 머금었다. 어쩌면 투표보다 병색이 남아 있는 그의 아내를 위해 발휘된 순발력인지도 모르겠다. 온종일 제주도는 출발 133편, 도착 137편, 국제선 왕복 2편이 모두 결항돼 국내외 관광객과 도민 등 2만명에 가까운 이들의 발이 묶였다. 비좁은 제주공항은 오늘도 아수라장을 이루었을 것이다. 어쩌면 위급한 병이나 당면한 경조사, 사업이나 회의 등으
점심 후에 제주도에 사는 분들과 차를 마셨다. 그분들은 50대 여성들이 제주 선거 현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50대 여성들이 원 후보를 많이 지지한다는 말이었다. 흥미로웠다. “50대 여성들이 왜 원 후보를 지지할까요?” “공부를 잘 했잖아요. 학력고사 수석에 법대 수석, 사법고시 수석에다 서울에서 국회의원까지 한 건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말하자면 ‘엄친아’에요?” “하하 그런 셈이죠.” 이해가 갔다. 50대 여성 대부분이 인생 황금기인 30,40대에 직업처럼 몰입했던 일이 자녀의 학교 공부였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공부 잘 하는 사람은 모두 선망의 대상인 것이다. 옆자리에서 우리 대화를 듣던 여성 노인이 말을 거들었다. 그분은 경험에서 우러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말하자면 당신이 신구범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였다. “자식 키울 때는 자식만 보이지. 그렇지만 가장이 최고 중요한 거라. 가장이 잘 해야 집안이 든든하지. 신구범씨는 아들 셋을 법관, 의사, 교수로 잘 키웠잖아. 도지사도 겨우 4년 했지만, 다른 사람이 10년 한 것
▲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 오인범 세월호 참사로 인하여 여전히 많은 국민이 슬픔에 휩싸여 있다. 목숨을 잃은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을 많은 사람들이 내 아이처럼, 한 가족처럼 아파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가정이란 무엇일까?” 우리의 경제가 빠르게 발전하고 급변하는 불안정한 사회 속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것은 가정이라고 생각한다. 결혼, 육아, 보육 등의 어려움은 우리사회의 복지시스템도 달라지게 하였고, 가정해체 현상은 많은 요보호 아동과 한 부모가정, 조손가정이 생겨나게 하였다. 가정해체 문제만이 아니더라도 경제활동의 패턴들이 다양해지면서 기러기아빠와 같은 분거가족의 형태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가정의 변화 혹은 해체는 곧 우리 아이들의 양육환경을 불안하게 한다. 특히 가정의 해체로 인해 발생하는 요보호아동은 우리 사회의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래서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요보호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가정위탁보호 이다. 가정위탁보호는 부모의 학대, 방임, 질병, 기타 사정으로 친가정에서 아동을 양육할 수 없는 경우, 일정기간 위탁가정을
▲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강은숙 무언가를 배우려 해도 자율적인 이동과 교통수단 이용이 제한적인 장애인들의 여건 등 여러가지 이유로 설문대여성문화센터를 찾지 못하는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제주특별자치도장애인복지관 북부분관과 연계해 27일 '찾아가는 문화스쿨'을 운영한다. 이번 찾아가는 문화스쿨은 구좌읍 지역 여성장애인을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되며, 감성적 소통으로 즐길 수 있는 체험교육 등을 통해 예술활동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교육 욕구를 해소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계획되었다. 이번 교육은 센터 오카리나동아리의 공연을 시작으로 4대 명절의 하나인 단오절을 맞아 문화기획팀장(김동섭 학예연구관)의 '단오의 의미' 특강에 이어, 센터 수채화동아리와 함께 단오부채 만들기 순으로 운영된다. 특히, 공연 및 교육운영에 참여하는 오카리나·수채화동아리 회원들의 참여를 통해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과 친밀감 증진 등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소통과 공감의 희망풍경을 그려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 동안 설문대여성문화센터는 시간적, 지역적, 경제적 제약 등으로 교육참여 기회가 적은 추자면 등 도서지역과 농촌지역, 서귀포지역 장애인 등 소외계
▲ 김동섭 설문대여성문화센터 문화기획팀장 그 옛날 혹서(酷暑)의 밭두렁을 작은 곡겡이 하나로 일구고, 거친 바다 속을 잠수하며 전복, 소라를 잡았던 우리 어머니들, 삶의 무게만큼 밀려왔던 일상 속에서 이들의 사회 진출을 위한 여성교육의 필요성은 1969년 한국부인회 제주도지부에서는 여성회관 건립을 가져왔고 2010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 문화센터로 다시 문을 열게 하였다. 그간 다문화여성, 장애인 등 소외계층은 물론, 소외지역을 찾아가는 교육을 시행하는 등 최고 수준의 강사를 초빙하여 99개 과정 4879명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 중 33% 30개 과정을 주말 혹은 야간에 편성 운영하고 있으며, 교육 수료생을 중심으로 동아리를 구성, 심화교육 및 배운 재능의 사회·환원에도 기여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생산품과 향토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문화장터, 인문학특강, 행복특강, 책축제를 연중 개최하여 변방(邊方)에서도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는 전문가와 함께 할 수 있다. 이는 최선을 다하는 직원들의 노력과 시의 적절한 예산 투입으로 가능한 것인 바, 도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더불어 제주여성역사문화전시관에서는 설문대할망, 자청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