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경호 전 제주도의회 의원 살림살이가 그리 넉넉지 못한 어느 집에 한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어찌어찌해서 동네 아이들 사이에서 ‘짱’이 되었다. 그런데 그 아이는 불안했다. 계속해서 오래오래 ‘짱’이 되고 싶은데 사정이 녹녹치 않기 때문이다. 동네 아이들이 자신을 ‘짱’으로 여기게 한 것은 ‘말(言) 펀치(Punch)' 하나인데, 이게 언제 ‘뻥’이라는 것이 들통 날지 모를 일인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짱’의 자리를 내려놓아야 했다. 그래서 아이에게는 ‘말펀치’ 이외에 동네아이들의 환심을 살 그 무엇이 필요했다. 아이가 궁리 끝에 생각해 낸 그 무엇은 동네 아이들에게 피자 같은 맛있는 군것질을 사주거나, 스케이트장 입장료를 호기롭게 대신 내주거나, 필요하다면 15금(禁)정도의 동영상 유에스비(USB)를 돌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아이에게는 그런 것들을 실행할 만큼의 돈이 없었다. 부모님이 주는 용돈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다. 오래오래 ‘짱’의 자리를 누리려는 이 아이의 철부지 욕심은 급
▲ 강경식 제주도의원 희망찬 을미년 새해가 밝았지만 제주는 안타깝게도 지난해 말 시작된 예산전쟁의 후폭풍이 거세게 불며 혼돈의 상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예산삭감으로 지금처럼 파국을 일으킨 책임을 갖고 있는 도의회 구성원이자 예결위 소속 의원의 한사람으로서 먼저, 도민여러분께 석고 대죄하는 심정으로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지금까지 5년여의 의정활동 기간 동안 저는 깨끗하고 당당한 의정활동, 합리적이고 열정적인 의정활동을 하려고 애써왔습니다. 그러나, 의정활동기간 동안 의원으로서 자괴감이 들고 도민여러분께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심정이 들기는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그 첫 번째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아픈 상처와 눈물을 닦아 드리지 못할 때였고, 두 번째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예산정국입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농민들이, 장애인들이, 유관기관과 단체들이 도의회와 도청을 항의 방문하며 눈물을 흘리며 울분을 토하고 있습니다. 언론에서, 그리고 많은 도민들이 이구동성으로 연일 비판하고 있지만 안타깝고 민망하게도 예산과 관련하여 도와 의회는 도민은 안중에 없는 조금도 물러섬이 없는 치열한 자존심 싸움, 진흙탕 싸움, 아슬아슬한 치킨게임
▲ 조용석 JDC 홍보실 부장 외국인 전용 시내면세점이 연일 언론의 머리기사로 장식되고 있다. 지난달 31일에 마감한 면세점 특허 공공에 3개사가 신청했다고 한다. 제주에서 판매장을 운영 중인 2개 기업 간 경쟁에 중견 건설사가 가세했다. 제주의 시내면세점 시장과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대기업 간 경쟁에서 공공성에 대한 고민은 찾아보기 힘들다. 비즈니스 모델의 다양한 변수에 대한 복잡한 셈법만이 있을 뿐이다. 대기업 독식의 제주 시장 구도에 변화의 조짐이 생겼다. 정부가 신규 시내면세점 1곳을 추가로 허용할 예정이다. 정부가 구체적 내용을 확정해 발표하면 시내면세점 진출을 선언한 제주지역 공기업들의 밑그림도 점차 드러날 전망이다. 면세점 시장은 급성장 중이다. 중국이 향후 연 6~7%의 경제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에 따라 관광객 증가 추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다. 하지만 시내면세점 시장 진출이 곧바로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실패 가능성이 더 크다. 진입장벽이 높고 막대한 자금을 기반으로 한 대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존 시내면세점 특허 결과 선정되는 판매장 입지에 따라 신규 면세점 입지도
올해로 93세인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산다. 지금이야 내가 ‘모신다’고 할 수 있지만, 아흔이 되기 전까진 사실상 어머니가 우리를 돌보셨다. 어머닌 여느 제주도 할머니들처럼 과수원의 김을 매고, 마당을 가꾸고, 길가의 잡초도 뽑으셨다. 집안의 모든 식물들은 어머니 손길로 사철 꽃을 피워냈고, 물때가 되면 바다에 가서 보말까지 잡아오셨다. 가끔은 시장에선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자연산 오분작을 잡으실 때도 있었다. "어떵 이 귀헌 것들이 나 눈에 들려신고 이(어떻게 이 귀한 것들이 내 눈에 보였을까)? 어떵사 지꺼진지, 니 주잰 솔째기 곱정 놔뒀져(얼마나 기쁘던지, 너 주려고 살짝 숨겨 두었다). 아이덜 생각허지 말앙 싱싱헐 때 어서 먹어불라(아이들 생각하지 말고 싱싱할 때 빨리 먹어버려라). 닌 두린 때부터 안질이 안 조아부난 눈을 애껴사 헌다(넌 어려서부터 눈이 안 좋았으니 눈을 아껴야 한다)" 어머니는 50년간 대포 바다에서 물질을 하신 상군 잠수다. ‘숨비질 배왕 놈 주지 아녀’라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제주해녀 생애사 조사보고서’에도 소개가 되었으니, 동네의 대표 해녀인
▲ 박윤기 제주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 을미년 청양의 해가 밝았다. 올해의 청양은 화평과 행운을 의미한다고 하니 작년에 다사다난하였던 궂은 일과 슬픈 일을 떨쳐 버리고 국운과 상생이 널리 펼쳐지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지난 해 우리 노동위원회는 노동조합과 회사간에 발생한 노사분쟁을 적극적으로 조정하거나 공정하게 심판하려고 노력하였다. 그 결과 조정성립률 66.7%, 초심유지율 95.0%, 판정수용률 60.4%로 당초 목표에 대비하여 초과 달성한 부분도 있지만 일부 사업장에서는 노사 불신이 심하거나, 교섭대상이 아닌 사항이 혼재되어 있어서 노동위원회 조정과 심판과정에서 해결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우리 노동위원회가 하는 일 중 회사가 근로자를 해고나 징계를 줄 때 절차를 준수하였는지 징계사유나 양정은 적정한 지를 판정하는 ‘부당해고 심판제도’라는 것이 있다. 즉 회사가 직장내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 처분을 주면서 규정상 징계사유나 절차 등을 준수하면서 정당하게 징계권을 행사하였는지를 판정하는 것이다. 정당한 징계권한을 넘는 행위는 권한 남용으로서 최근 회자되는 ‘갑질’이 된다. 여기에서 ‘갑질’
▲ 영화 <국제시장>의 한 장면 한국전쟁 시기인 1951년 10월 영국의 일간지 타임(Times)은 사설에서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하여 비관적인 전망을 하였다. “폐허가 된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건전하게 발전하기를 바라는 것보다는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길 바라는 것이 더 이성적일 것이다(It would be more reasonable to expect to find roses growing on a garbage heap than a healthy democracy rising out of the ruins of Korea).” 사설이 게재되었을 시기에 한국의 경제적 상황은 최빈국 대열에 속할 정도로 매우 나빴다. 이후 1955년 한국을 찾은 ‘유엔한국위원회’의 메논(Menon)도 한국경제의 재건을 기대하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 피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평했다. 결코 과도한 것이 아니었으며 당시의 한국 상황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적절하고도 합당한 평가였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국민들은 기적이라고 칭할 만한 놀라운 경제성장과 성숙한 민주주의를 이룩하였다. 영국의 시사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계열사인 인텔
▲ 이순신의 대해전을 그린 영화 <명량> 이순신 장군의 집무실이자 회의실이던 운주당(運籌堂)은 한산도에 복원되어 있다. 운주는 '사기(史記)' 의 운주유악(運籌帷幄)에서 나온 말로 군막 속에서 전략을 짠다는 뜻이다. 운주당을 지켜본 유성룡은 항상 열린 소통의 공간이었다고 썼다. "이순신이 한산도에 있을 때 운주당이라는 건물을 세웠다. 이순신은 이곳에서 밤낮으로 장수들과 함께 전투를 연구했는데, 아무리 지위가 낮은 병사라고 하여도 군대에 관한 일이라면 언제든지 와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모든 병사들이 군대에 관련된 일을 잘 알게 됐다. 또한 이순신이 전투를 시작하기 전에 장수들과 의논하여 계책을 결정했으므로 전투에서 패하는 적이 없었다." 이순신이 관직을 박탈당하자 원균이 이 운주당을 꿰어차 앉았다. 같은 장소라도 누가 운용하느냐에 따라 쓰임새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유성룡이 회고한다. "원균은 자기가 사랑하는 첩과 함께 운주당에 거처하면서 이중 울타리로 운주당의 안팎을 막아버렸다. 여러 장수들은 그의 얼굴을 보기가 드물게 되었다. 또 술을 즐겨먹고서 날마다 술주정을 부리고 화를 내며 형벌을
▲ 조선 말기 의병. 1907년 일본군이 병력을 증강하고 의병부대에 대한 무력진압에 나선 가운데 영국 언론인 멕켄지는 의병활동을 취재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그는 러.일 전쟁 때도 [Daily Mail]지 특파원으로 종군취재를 해 세계의 찬사를 받았던 인물이다. 그가 남긴 사진이다. 갑오년에 이은 을미년도 역사상 간지(干支)로 기억되는 해다. 120년 전인 1895년 민비(후일 명성황후)가 일본인들에 의해 시해되고(을미사변), 친일정권에 의해 단발령이 내려지고(을미개혁), 이 두 사건 때문에 의병이 일어났다(을미의병). 바로 전해인 갑오년과 연장선에 있는 역사적 사건들이다. 갑오년엔 동학농민전쟁이 일어나고 이어 한반도가 청일전쟁터가 됐고 갑오경장이 행해졌다. 이후 간지로 기억되는 을사늑약(1905), 경술국치(1910), 기미독립운동(1919) 등이 일어났지만 120년 전 을미년처럼 3가지 사건이 동시에 일어나 ‘을미’ 이름이 붙어 불린 적은 없다. 1895년 초 일본은 독(毒)이 올라 있었다. 청일전쟁 승리에 따른 시모노세키조약으로 랴오둥 반도를 차지했으나 러시아 주동으로 독일·프랑스가 소위 ‘3국 간섭&
▲ <인디언, 영혼의 노래> 책 표지 <인디언, 영혼의 노래>란 책이 있다. 어니스트 톰슨 시튼과 줄리아 M. 시튼 부부의 저작이다. 1937년에 초판이 나왔다. 부부는 인류학자다. 어니스트 톰슨 시튼은 세계적인 동물학자이자 박물학자였고, 줄리아 M. 시튼은 미국의 인디언 연구가다. 7명의 인디언과 7명의 백인 도움을 얻어 인디언의 사상과 문화에 대한 기록을 정리한 것이 이 책이다. 책은 주목할 만한 진술을 전한다. “백인의 문화와 문명은 본질적으로 물질적인 것이다. 그들은 ‘얼마나 많은 부를 가지고 있는가’를 성공의 척도로 삼는다. 인디언의 문화는 본질적으로 정신적인 것이다. 그들은 ‘동족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었는가’로 성공의 기준을 삼는다. 그들의 사는 방식, 사고, 모든 행위에는 정신적인 의미가 들어 있으며 정신적 세계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행해진다.” 정신세계에 주목하는 인디언들의 삶은 인터넷과 각종 SNS에 많이 퍼진 ‘말 달리던 인디언 이야기’로도 짐작할 수 있다. 말을 타고 달리다 이따금 말에서 내려 자신이 달려온 쪽을 한
▲ 예산안 본회의에서 도의 입장을 밝히는 원희룡 제주지사 제주도의회의 예산 대폭삭감에 대해 원 지사는 담담하게 수용했다.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다. 줄만큼 주고 본인이 원하는 바를 얻었다는 입장이 느껴진다. 구성지 도의회 의장의 '협치예산' 제안으로 촉발된 제주도와 도의회 간의 예산갈등이 일단 막을 내렸다. 수많은 논란을 야기시켰지만 예산안은 통과됐고 가장 우려했던 '준예산'사태는 막았다. 1682억원이라는 '분노의 칼질'에 대해 원희룡 지사는 담담하게 받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원 지사는 비상체제로 도정을 운영할 지언정 의회의 ‘예산 증액 관행’이라는 대마를 살려주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예산 대폭삭감의 대가로 도의회가 예산 증액을 포기한 상황에서 도가 ‘재의’등 다른 협상카드를 선택할 이유가 없어져 버린 것이다. 준예산 편성이라는 파국도 없이 법적인 힘을 빌지도 않은 채 소정의 목표는 달성됐다. 어찌보면 추후 추경예산 확보를 통해 필요한 예산은 확보가 가능하겠지만 ‘예산증액 관행의 중단’이라는 전례를 되돌리기는 어려워 진 것이다. 기존의 관행을 어떻게든 유지해보려는 도의회의 다양한 시
▲ 허정옥/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한라산에 눈이 쌓이면 백두산의 얼음을 생각하며 눈물짓는 이들이 있다. 바로 동토(凍土)의 땅을 탈출해서 따뜻한 남쪽 나라, 제주에 정착한 190여명의 북한이탈 주민들이다. 북한의 겨울은 만물이 얼어붙는 시기라 초근목피는커녕 찬물도 구하기가 어렵다. 수도관이 꽁꽁 얼고 강조차 얼어붙어 얼음을 녹이려 해도 땔감이 없다. 평양을 제외하곤 전기도 연탄도 끊긴다. 물과 불이 없는 집에 쌀이 있을 리 만무다. 겨울 추위에 배조차 곯으니 삶의 서러움과 쓰라림이 뼛속에 사무친다. 생명이 죽음보다 더 가혹한 저주로 느껴지는 곳, 저 북녘 땅처럼 냉혹한 삶터가 지상에 또 어디 있으랴. 이 세상에 사람으로 태어나면 먹고 사는 것뿐만 아니라 존엄하게 살아갈 권리가 주어진다. 바로 인간으로서 당연하게 누려야 할 인류 보편적 가치, 즉 인권(Human Rights)이다. 인권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권리이므로 국가나 국제사회가 합의하고 승인함으로써 보장되고 발현되어진다. 이 때문에 지난 18일 유엔총회는 북한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토록 권고한 ‘북한인권 결의안’을 흔쾌히 통과시켰다. 이
전 세계적인 석유생산량 증가와 수요 감소, 석유시장 주도권 쟁탈전 등이 얽혀서 유가는 당분간 하락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생산량을 조절하여 유가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해 온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014년 11월 27일 일평균 300만배럴 생산 유지를 선포한 이래 유가는 끝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압둘라 알-바드리 OPEC 사무총장이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를 OPEC이 취하지 않을 것이라는 암시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12월 16일 배럴당 50달러대까지 유가는 하락하고 있는데 텍사스산 원유(WTI)가 배럴당 55.91달러까지 하락하였다. 국제유가 하락은 전반적으로 글로벌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며 에너지 자원을 수입하는 국가들에게는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필리핀과 같은 섬나라들에게는 경제적으로 큰 이점을 준다. 일본이나 제주도 같은 섬 지역은 모두 유가 하락의 덕을 보게 되는 것이다. 곤경에 빠진 아베노믹스에 유가하락은 한 줄기 무더운 여름날의 단비 같을 것이다. 세상사라는 것이 누군가 이익을 보면 다른 누군가는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심각하게 큰 피해를 보는 국가 중에 대표적인 국가가 러시아일 것이다. 러시아는 유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