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석 JDC 홍보부장 도내에서 운영 중인 외국인 전용 시내면세점 1곳의 기간 만료에 따른 특허가 조만간 결정될 전망이다. 특허권을 두고 대기업 3곳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이와는 별도로 추가로 1곳의 시내면세점을 허용키로 했다. 이를 두고 제주지역 공기업간 치열한 맞대결 양상으로 비쳐지고 있다. 시내면세점이 과연 장밋빛일까. 경쟁우위 전략의 대표적인 도구인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의 ‘5가지 경쟁요소 이론(Five Forces)’으로 살펴보자. 중소‧중견기업이 운영 중인 전국 11개 면세점 중 4곳이 특허권을 자진 반납했다. 1곳은 허가 취소, 3곳은 적자 상태다. 대기업 위주의 독과점적 시장 구조로 진입장벽이 높다. ‘빅 브랜드’는 동일 권역의 여러 곳에 입점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두 대기업 면세점에 입점해 있는 명품 브랜드가 제주지역의 타 면세점에 신규 입점하기는 어렵다. 알선 수수료와 사전 송객 계약 등 왜곡된 관행도 수익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공급자와 구매자의 교섭력에 의해 수익성이 좌우되는 시장이다. 유사 면세점, 쇼핑몰 등의 대체재의 위협도 시장의 경계를 허물 수 있다.
▲ 허향진 제주대 총장 그날 처음 만났고, 만나고 열흘 뒤 어이없게도 당신과 영원한 작별을 해야 했습니다. 지난 15일, 우리는 지상에서 마지막 아름다운 나눔을 행하신 한 어머님을 떠나보냈습니다. 구좌읍 송당리 올해 81세 김경수 어머님. 아무도 당신의 이름을 몰랐고, 아무도 당신의 가슴 속 깊은 곳에 그런 오래된 스스로의 약속을 품고 있었는지 몰랐습니다. 아무도 몰랐던 당신의 이름을 얼마 전에 우리는 비로소 알았습니다. 생의 말년에 당신은 이제 자식을 위한 삶은 그만해도 되겠다며, 가난한 학생들을 위해 평생 모은 쌈짓돈 1억원을 제주대학교 발전기금으로 선뜻 내놓으셨습니다. 스스로 결정한 마지막 소원이었고, 부탁이었고, 그것을 당당하게 실천하셨습니다. 아무리 가진 것이 많아도 훌훌 비우고 떠난다는 건 누구에게도 쉽지 않음을 압니다. 이 돈의 가치는 단순히 환산할 수 없는,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날, 병상에서 겨우 움직여 불편한 몸을 이끌고 대학에서 만난 그 자리에서 한평생 거칠고 거친 흙밭을 일구던 당신의 마른 손을 잡았습니다. 묵묵히 한 길을 걸어오신, 그 숭고한 노동의 자취가 새겨진 손에서 전해지는 온기에 저절로 가슴이 뜨거워졌습니
기와 한 장이 나를 조각 맞추기 게임으로 몰아넣었다. 원도심 답사가 심각한 취미로 자리 잡은 지난 가을 어느 날이었다. 대개 혼자 발품을 팔다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만 같이 다녔는데, 그 날의 동행은 한옥 전문 대목장인 친구 성문순이었다. 조선시대 유사시 총사령관의 작전본부였던 터에 축대는 물론 기왓장이 무더기로 널려 있었다. 잘 만들어진 초석과 기둥도 방치되어 있었다. 그날의 수확은 수성소임신이월(守城所壬申二月)이라 새겨진 기와를 찾아낸 것이다. 제주성을 지키는 어떤 건축물이 임신년 이월에 지어졌다는 이야기다. ▲ 수성소임신이월이라고 새겨진 기와 사진을 본 윤봉택 선생이 이런 메시지를 보내왔다. "정말 좋은 자료를 발굴했다"며 "제주성에 수성소가 있었다니 흥분된다. 대부분 수성소는 큰 성에만 있는데, 이 자료로 인하여 제주성에도 수성소가 있었음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 말했다. 매장문화재 발굴 신고를 하라는 권고를 잠시 미루고 추가답사와 관련 자료 조사에 들어갔다. 이와 비슷한 발굴은 이미 두 번 있었지만 조각이 나서 연결고리를 찾기 힘들었다. 제주목관아 터 발굴 현장에서 성소임신이월(城所壬申二月)이라는
▲ 일본 아베 신조 총리 ‘일본헌법 9조 노벨평화상 추천 한국위원회’가 ‘9조회’와 다카노스 나오미(鷹單直美·38)씨를 2015년도 노벨평화상 공동후보로 추천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씨를 포함한 일본 원로 지식인 9인으로 구성되어 있는 ‘9조회’는 일본 우익의 헌법 개정을 막기 위하여 노력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지성인 모임이다. 다카노스 나오미는 2013년 8월 ‘헌법 9조 노벨평화상 실행위원회’를 설립하여 ‘일본헌법 9조’를 지켜온 일본국민들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해달라는 서명운동을 벌여온 두 아이의 어머니다. 다카노스 나오미씨는 2013년 1월 노벨위원회에 ‘일본헌법 9조’를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편지를 보냈다. 하지만 노벨위원회에서 '노벨평화상 수상 대상은 개인이나 단체로 한정돼 있고 헌법과 같이 추상적인 것은 후보가 될 수 없다'는 답신을 받았다. 그러자 그는 ‘일본헌법 9조’를 지켜온 일본 국민을 후보로 추천하였다. 다카노스 나오미씨는 ‘일본헌법 9조&rsqu
▲ 홍순영 제주도농업기술원 농학박사 언제부터 인가 우리주변에는 채소(菜蔬)보다는 야채(野菜)라는 말에 더 익숙해져 있는 느낌이다. 방송에서도 ‘야채’라는 표현을 쓰는 경우가 있고, 동네마다 채소가게는 없지만 야채가게는 있으며 마트에 채소코너는 없지만 야채코너는 있다. 식당에서 식사 중 “채소 좀 더 주세요”라는 말 보다 “야채 좀 더 주세요”라는 말은 쉽게 한다. 야채 이름을 넣은 과자류, 유제품은 있지만 채소 이름은 없다. 하지만 ‘쌈 채소’라고 하지 ‘쌈 야채’라고는 안한다. 당근, 무를 ‘뿌리채소’라고 하지 ‘뿌리야채’라고는 하지 않는다. 배추를 ‘잎배추’라 표현하지 ‘잎 야채’라고는 안한다. 그렇다면 채소와 야채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대한민국의 모든 농업관련 전문서적에는 ‘채소’는 있지만 ‘야채’는 없다. 채소 품종, 채소재배, 채소병해충 등등. 공직기관에서도 ‘채소수급조절’, ‘채소류
▲ 이시돌 목장 초기 소를 방목하던 장면이다. 이시돌 목장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자 맥그린치 신부는 당초 생각대로 주민 소득을 높일 방안을 골몰하기 시작했다. 이시돌 목장을 확장하면서 고용을 늘리는 것도 좋지만 지역 사람들로 하여금 목축업을 직접 하도록 하면 소득이 크게 늘 것이라고 봤다. 주민들이 직접 목장을 경영할 수 있는 충분한 경험이 있고, 의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계획을 전해 들은 마을 사람들의 생각은 달랐다. 양돈은 커녕 소를 키우는 기술은 고사하고 돼지와 소, 땅을 구입할 돈도 땡전 한 푼 없는데 세상 물정 모르는 외국인 신부의 착각이라고 허허롭게 웃었다. 맥그린치 신부는 포기하지 않았다. 돼지와 소, 땅은 모두 외상으로 주면 될 것이고, 기술은 가르쳐 주면 될 것이고, 사료 역시 외상으로 주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개척농가의 구상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다행히 그 시절 맥그린치 신부는 우리나라에서 민간단체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잉여농산물 원조인 PL480 제2관에 의하여 옥수수를 일 년에 수만 톤을 받았다. PL480으로 이시돌협회는 1963년부터 1967년까지 약 4년 동안 옥수수를 금액으로 치면 322만 달러어치를 지원받았다.
▲ 조기호 제주권역재활병원장 제주지역 공공재활 의료 발전의 소명을 띠고 개원 준비를 하고, 진료를 시작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년이란 시간이 흘러 지난날을 돌아보게 한다. 세월이 지나면 나름대로 젊은 날의 꿈과 사랑 그리고 좌절과 실패에 대한 기억들을 가지고 있겠지만, 못다 한 일, 힘들었던 일들은 백설 속에 묻어 두고, 다시 초심으로, 제주 지역 공공재활 의료 발전만을 생각하며 을미년 한해도 달리고자 한다. 허준의 동의보감에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卽不通, 不通卽通)’이란 말이 있다. 아픈 것은 통하지 않기 때문이요, 아프지 않는 것은 통하기 때문이라는 뜻으로, 요즘 말로 바꾸면 물이 흐르듯 소통해야 개인도, 조직도, 사회도 모두 건강하다는 의미이다. 병원이 성공 할려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환자와 통하지 못하는 병원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함에 있어서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 하는 경향이 강하고, 상대방의 입장보다는 자기 자신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려 한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진정한 병원 발전과 성공을 위해서는 환자와의 소통이 우선되어져야 한다. 따라서 제주권역재활병원은 진료를 시작하면
▲ 이재근/ 제이누리 논설실장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이 출구를 닫아버린 것 같아 걱정이다. 옥쇄(玉碎)라도 하려는 것인지 퇴로를 스스로 차단하는 행보가 아쉽다 못해 걱정이다. 도정을 보는 시각을 좁히더니 스스로를 코너에 몰고 있는 느낌이어서 정말 걱정이다. 구 의장은 15일 제주도의 도의회 사무처장 인사에 대한 수용불가 입장을 천명했다. 지방자치법 위반은 물론 "인사횡포를 자행했다" 며 분노를 표시했다. 이 말대로라면 도의 일방통행식 의사소통이 문제라는 정당한 비판쯤으로 들어볼 만 했다. 이유있는 항변이라는 생각도 들만했다. 2시간후 제주도로부터 반박 성명이 나오기까지다. 도의 반박성명은 인사 협의차 도 의회를 방문했지만 구 의장이 수용하지 않았다는 요지다. 여기까지는 도나 의회의 설명이 일치한다. 그런데 도가 공개한 다음 내용은 뜻밖이다. 현 도의회 사무처장을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으로 이동시키거나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면 유임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는 내용이다. 도의 입장이라는 점에서 구 의장이 발표한 내용과 다소 다를 수 있다. 사실의 진위 여부와 별도로 기획조정실장으로 보내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굳이 '인사전쟁'이라 부를 사안이 아니라는 생
제주에는 새해가 세 번 있다. 올해는 1월 1일 신정, 2월 4일 입춘, 2월 19일 설날이다. 일년을 15일 단위로 나누어 표시한 24절기의 첫날인 입춘을 제주사람들은 새해가 아니라 새철 드는 날이라 부른다. 봄 춘(春)이라고 쓰나 이 날의 날씨는 대개 춥다. 칼바람에 폭설까지 동반해 일년 중 가장 추운 날도 있다. 입춘이 중국의 화북 지방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 탐라국 입춘굿 놀이. [제이누리 DB] 우리나라에서 지금의 입춘은 입춘대길(立春大吉)이나 건양다경(建陽多慶) 같은 축원의 글을 써 대문에 붙이는 정도로 가볍게 지난다.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합니다'라는 인삿말이다. 입춘의 기원문(입춘첩)은 꼭 입춘대길 뿐만 아니라 각자 맘에 드는 구절을 써 내걸면 된다. 그러나 제주사람들에게 입춘맞이는 아직도 각별하다. 입춘 사흘전 까지 약 일주일 동안 섬 전체가 들썩인다. 열에 한두 집이 이사를 하는, 세계 어디를 가도 보기 힘든 진풍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이사 뿐만 아니라 헌 데 고치고 묵은 것은 버린다. 또 새 것을 만들거나 들이는 이 시기를 신구간(新舊間)이라 하는데 묵은 해와 새해의 교체기라는 뜻이다
▲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 78호 우리나라 국보(國寶) 및 보물 등의 일련번호가 폐지될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국보를 ‘문화재 중 인류문화의 견지에서 그 가치가 크고 유례가 드문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총 317개의 국보가 있다. 1호가 숭례문이다. 국보 번호 폐지 논의는 국보 1호에 숭례문이 적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서 비롯됐다. 일제는 1934년 8월 우리나라 보물(국보) 153건을 지정할 때 숭례문을 1호로 했다. 당시부터 임진왜란 때 왜군이 서울 입성에 사용한 문을 기념하기 위한 속셈이 라는 얘기가 돌았다. 이 때문에 1996년 이후 역사바로세우기 차원에서 국보 1호 교체가 논의됐지만 “혼란을 부른다”는 문화재위원회 반대로 무산됐다. 2008년 숭례문이 불타자 다시 1호 교체 주장이 대두했다. 지난해 숭례문 부실 복구 사태까지 겹치면서 번호 교체나 폐지 등 개선 작업은 미룰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 83호 “일제가 자신들의 승리를 기념해 1호로 정했다”는 것이 확실하다면 우리나라에선 이에 맞서 ‘1호 숭례문’을 지킬 논리도 명분도 없
▲ 일터인 바다작업장으로 가는 해녀행렬. [제이누리DB] 아버지는 동네에서 힘이 세기로 소문난 장정이었다. 사람들이 일을 하다가 힘에 부치면 아버지를 찾아서 ‘힘을 보태 달라’고 요청할 정도였단다. 게다가 만능 일꾼이라서 집을 짓는 건축이나 밭담을 다는 석수일, 밭을 가는 쟁기질은 물론 갈치나 자리를 잡는 어부 일도 능숙하였다. 우리가 사는 집도 아버지가 지으셨다. 술과 담배를 하지 않았던 아버지는 동트는 새벽에 밭갈이를 시작하면 해가 기우는 어스름까지 ‘이랴 이럇’ 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일이 끝나면 소를 어루만지면서 친구에게 하듯이 ‘속았다(수고했다)’며 다독였다. 남이 이틀 걸려 하는 일을 아버지는 하루 만에 해치웠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일을 할 때 별로 말이 없었다. 그저 일이 돌아가는 상황에 눈을 맞추면 손발이 척척 돌아가는 커플이었다.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서도 산남에서 1등 가는 보리, 유채, 고구마를 거둬냈다. 그처럼 아버지가 차별적으로 농사일의 경쟁력이 높았던 데는 남다른 비결이 있었다. 그것은 아버지의 밥에만 식구들 몰래 참기름을 듬뿍 뿌려놓는 어머니의 마음이었다. 고래(古來
‘재의냐 추경이냐 (... 이것이 문제로다)’ 기자가 제목을 이렇게 뽑았다면 십중팔구는 품질이 나쁜 기사일 가능성이 높다. ‘소유냐 존재냐’의 구도 위에 현재의 사안(事案)을 덧씌워서 핵심 쟁점이 마치 존엄의 우열을 따지기 어려운 두 개의 지향인 것처럼 대중을 혼란스럽게 만들거나, 어느 편의 오류도 정공할 배짱은 없으니까 대중의 명확한 판단을 흐리게 해서라도 미디어의 영향력은 유지하고 싶은 경우일 것이다. 대중의 입장에서 보면 다른 말이라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같으면 그건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미디어는 이런 대중의 급소를 노린다. 제주자치도가 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파행을 겪고 있다. 국비보조사업의 도비 부담금은 물론, 필수경비인 공공운영비를 망라한 무차별 삭감으로 도정이 생명력을 잃고 말았다. 원희룡 도지사는 재의를 요구하겠다고 하고, 구성지 의장은 추경안을 제출하라고 공을 미루는데, 애꿎은 도민은 맞받아칠 상대가 누군지를 모르겠다. 도내에 십 수개가 넘는 언론은 공을 치고받는 정선아리랑만 제주판으로 표절하여 중계할 뿐, 둘 중 어느 한쪽의 반칙은 지적을 못한다. 무섭거나 재미있거나 모르거나 성가시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