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헌 제주소방서 노형119센터 2팀장. 최근 한 공기업의 입찰에 참여한 업체에 대한 과세 자료를 넘기는 대가로 뇌물을 받은 입찰비리사건이 벌어졌다. 최근의 재판에서는 비리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세무공무원, 경찰, 업자 등 4명이 혐의가 인정했다. 이와 같이 매스컴에서는 하루에도 몇 건씩이나 크고 작은 공무원 비리가 보도되고 있다. 공공 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부정비리를 막기 위해서 여러 지자체는 각종 부패에 대한 촉각을 바로 세우고 다양한 제도를 만들어 노력한다. 한 예로 우리 제주특별자치도는 ‘원지사-핫라인’을 운영한다. 이는 도민들이 각종 비리를 신고, 제보하면 도지사 및 청렴감찰관이 실시간으로 확인한 뒤 신고 내용에 대한 조사 및 해결까지 원스톱으로 진행되는 시스템이다. ‘원지사-핫라인’은 올 해 초 도입 이후 접수건수가 50여건에 달하는 등 의미있는 초기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정부 지자체에서도 다양한 자정 노력을 기울이지만 청렴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적 개선뿐만 아니라 우리 개개인의 노력 또한 중요하다. 이 때 문득 떠오
사극은 팩션이다. 팩트만 갖고는 흥미가 없으니 픽션을 보탠다. 그렇지만 항상 픽션의 수위가 문제다. ▲ 현재 방송중인 SBS TV드라마 '대박' 붕당간 정쟁이 치열했던 숙종, 영조 때를 배경으로 한 TV사극 ‘대박’이 인기를 끌고 있다. 숙종(최민수)과 이인좌(전광렬)의 강렬한 연기가 드라마를 이끌고 있다. 그런데 35년 후 반란을 일으키는 이인좌가 일찌감치 등장한 게 아무래도 개운치 않다. 이인좌가 누구인가? 영조가 왕위에 오른 지 4년째 되던 무신년(1728년) 경기·충청·경상·전라도를 무대로 일어난 반란의 주모자다. 난을 일으키기 전까진 기록에 나타나지 않는 몰락한 남인 출신 양반이다. 이런 이인좌가 1693년 주인공으로 벌써 나타난 것이다. 숙종은 왕이 된 지 19년째로 나이 33세였다. 이인좌는 태어난 해를 모른다. 극 중에선 최소 30세는 된 듯하다. 그러면 난을 일으킬 땐 이미 65세 노인이 된다. 숙종과 함께 극중 인물로 나란히 서기엔 왠지 어색하다. 이 드라마는 영조(연잉군, 1694~1776)가 1724년 왕위 오르고, 4년 후 이인좌가 난을 일으킬 때까지 끌고 갈 모양이다. &ls
▲ 이미경 제주도 투자정책과 주무관. 지난 해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암살’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독립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역대 7위의 관객 동원 수를 기록할 만큼 재미를 갖춘 오락영화이긴 하였으나 최근의 공직사회에 나름의 교훈을 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의 교훈이 담긴 한 마디 대사는 바로 영화 말미, 변절한 독립운동가인 염석진(이정재 분)의 대사이다. 염석진은 왜 일본군 앞잡이 노릇을 하며 살았냐는 질문에 “몰랐으니까. 해방이 될 줄 몰랐으니까. 알면 그랬겠나!” 라고 답한다. 이 대사를 이 영화의 교훈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의 과오를 시대 탓, 남 탓 등 환경의 탓으로 돌리는 공직자의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염석진의 대답은 공직자가 흔히 말하는 ‘예전부터 그래왔던 관행이라서...’, ‘다들 그렇게 하기에...’ 와 다르지 않다. 그래서는 안 된다는 청렴교육과 청렴의식 개선 운동에서 말하는 것은 귀 기울이지 않는다. 공직사회의 부패에 대해 사실대로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1500여 명이 넘는 숫자가 매월 제주에 입주한다. 최근의 이주 붐에는 초기의 '셀러브러티 Celebrity(유명인사)'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제주에 수많은 인파들이 몰리는 현상을 한 두 가지 원인으로 분석하는 일이 난망하긴 하지만 이들 유명인사들의 역할을 과소평가할 수는 없는 일이다. TV에서 앞다투어 이들의 제주 생활을 소개하고 일종의 붐까지 만들어 냈으니 말이다. 그 붐 혹은 후유증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셀러브러티는 좋으나 싫으나 그 이름값으로 울고 웃는다. 사소한 일로 대중의 관심을 끌고 별것 아닌 일로 사람들로부터 욕을 먹는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뉴스거리가 되어 파파라치의 사냥감이 되기도 한다. 유명인사가 된다는 것이 부러우면서도 그로 인한 이름값이 달갑지 않은 이유다. 셀러브러티에게 사회 지도층의 덕목으로 여겨지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요구하는 것이 정당한지는 모르겠으나 약간의 솔선수범은 손가락질 대신 찬양을 받기 쉽다. 자발적인 권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뭔 말이 이리 장황하냐 하면 우리 사회가 그 같이 당연한 관계나 희망사항으로부터 늘 동떨어져 있는 현실이 더 많기 때문에 뻔하고 당연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 이창훈 농업기술원 감귤육종센터. 감귤육종은 육종목표에 근접한 부모 품종을 선정하여 인위적인 교배를 통하여 기존 품종보다 우수한 개체를 선발하거나 자연적인 돌연변이 개체를 탐색하여 부모보다 더 우수한 유전자가 발현되는 과정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선발과정을 거쳐 품종으로 만들어진다.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리차드 도킨스가 쓴 ‘이기적인 유전자’에서 이기적 유전자는 유전자 풀 속에 그 수를 늘리고, 기본적으로 자신의 생존 기계에 프로그램을 짜 넣는 것을 도와줌으로써 목적을 달성한다고 하였다. 또한 이타적 행동은 아이의 유전자가 받는 이익 때문이 아닌 부모의 유전자가 받는 이익만으로도 진화가 가능하다고 하였다. 우리는 우리가 자식들에게 이타주의를 가르쳐 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간 윤리에 대한 교훈을 도출할 수 있다. 왜냐하면 자식들의 생물학적 본성에 이타주의가 존재하고 있다고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청렴 유전자는 우리 부모 세대가 다음 세대에 물려줄 유전자임은 분명하다. 자연적이든 인위적이든 우리는 물론 우리 다음 세대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인 것이다. 청렴한 사회가 이루어져야 할 미래의 제주는 우리 다음 세대의 몫이며. 그들에게 청렴한
▲ 왼쪽부터 강창일, 오영훈, 위성곤 당선인. ‘선거는 축제’임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선거가 끝난 마당에 부부가 나란히 꽃목걸이를 걸고 꽃들보다 더 화안하게 웃을 수 있으랴. 만약 선거가 ‘국회의원’을 거머쥐기 위한 싸움이나 특정지역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라면 이웃들이 화환을 걸어주면서 얼싸안고 환호하며 기뻐하진 않으리라. 실제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기간 동안 ‘선거는 축제다’라는 전시회를 서울랜드와 청계천에서 열었다. 후보자간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선거가 궁극적으로는 ‘민주주의 축제의 한마당’임을 알리기 위한 의도였다. 가수, 작곡가, 작가, 만화가, 디자이너 등이 총출연하여 희망, 약속, 참여, 축제 등 선거가 가지는 소중한 가치를 그림으로 표현하였다. 지나가던 행인의 눈에도 선거가 아니면 맛볼 수 없는 횡재였다. 하지만 지난 13일 동안 제20대 국회의원을 뽑기 위해 제주에서 벌어진 공식 선거운동기간 중에 매스컴을 장식한 후보들의 입에서는 비방, 과시, 허위, 흑색, 투기, 신고, 개입, 심판 등과 같은 전쟁용어들이 마구 튀어나왔다. 결코 아름다운 축제일
예상치 못한 정치판의 격변이 온 언론을 뒤덮고 있다. 드라마와 같은 상황이 현실에서 벌어졌으니 우려와 기대, 탄식과 환호 속에 인구에 회자되는 것은 당연하다. 결과를 두고 수많은 분석이 난무한다. 중앙무대의 정치적 셈법을 보여주는 이야기도 나오고 현 정권의 레임덕 이야기도 나온다. 당연한 분석이자 수긍가는 측면도 많다. 그러나 정치가 어떻게 사회적 흐름을 반영했는지에 대해서는 비교적 이야기들을 아끼는 분위기다. ▲ 20대 총선을 읽는 다른 시각 하나 [제이누리 그래픽] 총선 결과를 보면서 왜 새누리당이 국민의 마음을 읽는데 실패했는지, 더민주당이 잘 하지도 않고 국민의 당이 충분한 설득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승리가 돌아간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공천 파동, 유승민 고사, 대통령의 국회 비난, 당 대표의 역할 부재 등 다양한 원인이 제기된다. 그 같은 행태의 이면에 숨겨진 속성은 무엇일까. 새누리당이 연속해서 정권을 잡으면서 대구경북 등 지역정치 풍토는 중앙정치 무대의 주류였다. 지연과 학연 등으로 대표되는 지역의 정치논리가 전국적인 정치무대로 확대됐다. 종북을 키워드로 한 진영논리를 외피로 삼아 정치인들의 자질과 무관한 정치가 일상화됐다. 지역의
▲ 오창용 대정119센터 소방장. 공직자의 6대 의무 중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공직자에게 중요시되는 의무는 청렴의 의무가 아닐까 한다. 공직자의 청렴은 민주주의를 더욱 성숙시키고, 나라를 부국강병하게 하기 때문이다. 평생 겸손함을 강조하며 청렴하게 살아온 다산 정약용은 그의 저서인 목민심서에서 ‘청렴이란 공직자의 본질적인 임무고 모든 착함의 근원이요 모든 덕의 뿌리이다’라고 지적했듯, 공직자에게는 고금을 막론하고 청렴이 강조되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에는 청렴의 의미를 '검소한 것' 이라고만 생각했지만, 현대에서 청렴의 의미는 기본적인 도리인 예절·질서 등 넓은 개념을 포함하고 있어 그 중요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공직 사회의 부패도는 그 사회의 청렴도를 측정하는 기준이 된다. 우리나라 공무원법에도 청렴의무를 법령으로 정하고 있고,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에서는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각종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공직자가 청렴하지 않으면 국민으로부터 신뢰 받을 수 없고, 신뢰 없는 조직은 존재할 수 없다. 왜나하면, 청렴하지 못한 공직자와 그 조직은 국민의 신뢰를 잃어 도태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동적인
▲ 양윤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유난히도 치열했던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제주지역 세분의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축하의 말씀과 더불어 앞으로 제주도민을 대변하여 활발하면서도 올바른 의정활동을 펼쳐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또한, 아쉽게 낙선하신 후보자님들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과 더불어 그동안 공약으로 내세웠던 제주도의 현안해결에 적극적으로 앞장서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에서 20대 국회의원 당선자분께 정중히 바랍니다. 우리들은 아픈 과거를 가슴 한켠에 묻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사상이나 이념과는 무관했지만 아무런 영문도 모른채 사랑하는 사람들이 억울한 죽임을 당하고, 행여 살아남았어도 평생 벗어낼 수 없는 아픔을 억누르며 그 긴 세월을 극복해오면서도 화해와 상생에 근간하여 슬프고 아픈 4·3의 과거에 대한 진실규명과 희생자에 대한 명예회복에 진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극적으로 채택된 4·3특별법에 근거하여 결정된 희생자 및 유족 판정에 대하여 일부 단체들이 ‘희생자 재심사’문제를 제기하며 4·3흔들기를 지속적으로 자행하고 있는 현실입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2항으로 구성돼 있다. 그 2항은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 대한민국 헌법 제1조, 그리고 '종이돌'(paper Stones) [제이누리 그래픽] 잠시 우리의 헌법 이야기를 논외로 하고 한 정치학자의 진술을 옮겨 본다. “민주주의는 적어도 정치적 자유를 유지하면서 갈등을 평화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식이다. 이것은 갈등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내전(civil war)보다 더 나은 방법임이 분명하다. 민주주의는 모든 사회적·경제적·정치적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는다. 언제나 청렴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민중(people)들이 평화와 자유 속에서 살도록 한다.” ▲ 아담 쉐보르스키 교수 미국의 정치학자 아담 쉐보르스키(Adam Przeworski)가 한 말이다. 미국 뉴욕대 정치학과 교수다. 폴란드 출신으로 이제 만 76세다. 민주주의의 본질, 민주화 이행의 조건, 민주주의와 시장의 관계 등에 관한 주요저작을 냈다. 한국정치학계에서 이론가로 꼽는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
최근 인도영화 ‘런치박스’를 봤다. 이 영화를 통해 국민 대부분이 행복한 나라, 부탄을 처음 알았다. 며칠 후 TV에서 또 부탄을 만났다. 한국에 유학한 부탄 청년이 국민총행복(GNH, Gross National Happiness)이란 걸 얘기했다. 생소한 단어로 인도영화에도 등장했다. 여주인공은 매일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에게 잘못 배달되는 런치박스(도시락)에 편지를 넣는다. 어느 날 그 편지에 이렇게 썼다. “남편이 외도를 해요. 따지려 했는데 용기가 나지 않아요. 나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한군데 있긴 해요. 딸이 학교서 배웠다는데 부탄에선 총생산지수가 아니라 총행복지수로 따진데요. 여기(인도)도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인터넷에 부탄을 검색하니 많은 내용이 떴다. 히말라야 산맥 동쪽에 있는 나라, 티베트·인도와 접한 사방이 온통 산으로 둘러싸인 인구 75만명 밖에 안 되는 왕국이다. 1972년 당시 국왕이 국정 목표를 국민 행복으로 삼았다. 국민총생산(GNP)이 아닌 국민총행복(GNH) 추구를 천명한 것이다. 2008년 국민행복을 위한 국가 정책 4대 기본 틀을 정했다. 첫째, 평등한 사회경제
일본 열도를 구성하는 네 개 본섬 중 가장 작은 섬이 시코쿠(四國)다. 이 섬에는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어져 온 순례길이 있어 불교성지로 유명하다. 순례 길에는 사찰 88곳이 터 잡고 있다. 전 구간은 1200~1400㎞다. 하루에 30㎞ 정도 부지런히 걸어야 45일 여 만에 완주할 수 있다. 그야말로 장대한 여정이다. 그럼에도 일본인들은 일생에 한 번 순례에 나서는 것이 소원일 정도라고 한다. 순례 길에서 '참 나'를 찾는 구도 행렬에는 일본인뿐 아니라 우리나라 등 외국 불자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동행이인(同行二人)’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가방 등을 지니고 ‘길 위의 여정’에 나선다. 헤이안(平安)시대 승려 홍법대사와 마음 속으로 동행하며 성지순례를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것이다. ‘옷 입은 원숭이’인 순례자들은 걸음걸음마다 ‘내 안의 나’를 성찰하며 하루하루를 매순간 모양을 달리하는 가아(假我)가 아닌 진아(眞我)로 살겠다고 다짐한다. ‘동행이인’은 초심을 잃지 말라는 채찍인 셈이다. 오늘부터 4·13총선 공식 선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