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중학교와 고등학교 수돗물에서 이물질이 나와 급식이 취소되고 대체식과 생수가 제공됐다. 26일 제주 교육당국에 따르면 전날 제주 A고교와 B중학교 등 인접한 두 학교 수돗물에서 검은색 이물질이 발견됐다. 두 학교는 이날 오전에도 이물질이 확인되면서 이날 점심 급식을 전량 폐기하고 빵이나 토스트 등 대체식을 나눠줬다. 식수로는 생수를 제공했다. A고교는 저녁 급식도 취소했다. 학교 측은 "전날 제주시청 상하수도과 점검 후 '이물질이 보이긴 하나 물은 더럽지 않다. 물을 계속 틀어놓으라'고 해서 물을 틀어놨으나 이날도 해결이 되지 않았다"면서 "다시 점검 등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 조리한 점심 급식은 전량 폐기 조치했으며, 만일에 대비해 다음주 급식 조리를 위한 살수차 동원 등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도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와 제주도 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는 26일 제주노동자종합복지관에서 제주지역 비정규직 및 감정노동자의 인권보호와 노동권익 향상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 기관은 협약을 통해 △제주지역 비정규직 및 감정노동자의 권익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 지원 및 홍보 △인적자원 교류를 통한 자문 및 전문가 지원 △정보 공유를 통한 공동 연구 및 사업 추진 등을 협력하기로 했다. 김경보 센터장은 “이번 협약이 도내 비정규직 및 감정노동자에 대한 지원 서비스를 강화하고 노동권익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주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는 제주지역 노동자의 노동권익 향상을 위한 상담 및 교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도가 우주산업 전진기지로 조성하는 하원테크노캠퍼스 지구를 제주 제1호 기회발전특구로 지정해 달라고 산업통상자원부에 26일 신청했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기회발전특구는 대규모 기업 투자의 지방 유치를 위해 규제 특례, 세제·재정 지원·정주여건 개선 등을 지원하는 특정지역을 말한다. 기회발전특구가 되면 산업단지 입지의 개발에 관한 통합지침의 면적 제한 기준에 제한 없이 산업단지로 조성할 수 있다. 하원테크노캠퍼스 면적은 30만㎡가량으로, 산업입지 개발에 관한 통합지침에 따른 제주의 연평균 수요면적(1만㎡)의 10배를 웃돈다.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되면 기업에 소득세·법인세 감면, 부동산 취득세·재산세 감면, 개발부담금 감면, 상속세 감면 등의 혜택이 있다. 도는 하원테크노캠퍼스에 입주하는 한화시스템과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등의 투자 규모를 1111억원, 고용인원을 415명으로 추산했다. 도는 우주산업 클러스터가 구축되면 연관기업 9개 사가 입주할 수 있다고 의사를 표명하는 등 잠재적으로 20개 사가 넘는 기업이 하원테크노캠퍼스에 들어올 것으로 기대했다. 김인영 제주도 경제활력국장은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되면 제주 우주산업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원활히 추진돼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이누리=문도연 기자]
제주 동부지역에서 땅이 흔들렸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되면서 소방 당국이 원인 확인에 나섰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6일 오전 10시 47분께 서귀포시 표선면 토산리에서 "건물이 흔들린다"는 첫 신고를 시작으로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와 제주시 구좌읍 등 동부지역에서 동일한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오전 11시 45분까지 접수된 신고는 모두 11건으로 제주지역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차와 창문이 심하게 흔들렸다"는 등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제주도는 제주시 구좌체육관 일대에서 진행 중인 2024년도 테러대응 관계기관 합동훈련 중 진행된 폭음탄 훈련으로 흔들림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 시각 관측된 지진이 없고, 민간기업 발파작업도 없어 폭음탄 훈련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 신고와 관련한 인명피해나 건물 훼손 등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누리=문도연 기자]
제7대 제주도 감사위원장 후보자인 강기탁 변호사가 법률로 보장된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일하게 하는 감사'기구를 만들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25일 오전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강 후보자는 감사위원장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강 후보자는 "법률로 보장된 직무상 독립성이 현실에서도 굳건히 자리잡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감사위원장으로서 외부의 어떠한 부당한 간섭도 차단하는 방패막이 역할을 하고, 감사의 필요성과 요건에 해당하면 성역 없이 감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또한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마련된 제도적 장치가 외부환경으로 훼손되지 않도록 감사위원장에게 부여된 권한을 소신껏 행사하겠다"며 "독립성에 대한 의구심 해소를 위해 어떤 방안의 제도적 개선책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도 사회적 논의를 거쳐 중·장기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강 후보자는 '일하게 하는 감사'기구가 되겠다는 점도 피력했다. 이를 위해 "합법성 감사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제도적 문제점을 찾아내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는 대안제시형 감사(성과감사)를 확대하겠다"며 "행정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위법성이나 부당성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사전컨설팅 감사와 일상감사 등 예방적 감사를 활성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강 후보자는 "'일하게 하는 감사'를 현실화하려면 감사담당자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감사담당자들에게 수준 높은 맞춤형 교육과 연수 기회를 실질적으로 제공해 전문지식과 실무경험을 습득하도록 하고, 감사·조사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여 감사 사례나 노하우가 축적되고 공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2022년도 조직진단 결과에서도 92명의 정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된 바 있는 반면 현재 정원은 61명"이라며 "감사인력 충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도와 도의회·전문가 등과 업무 협의나 의견 청취를 거쳐 감사인력의 지속적 충원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감사위원회 내부 기강확립과 협업체계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사람의 잘못을 따지는 기구 구성원들은 자기성찰적인 지기추상의 자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내부기강 확립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면서도 "협업은 다양한 전문성이 요청되는 감사 환경에서 전문성의 기반이라는 점도 명심하겠다"고 다짐했다. 강 후보자는 2022년에 수립된 제4차 감사위원회 발전기본계획에 대해서는 "발전기본계획을 꼼꼼히 살펴 차질없이 추진하되 미흡하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내부적 논의를 거쳐 발전기본계획 수정이나 변경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강기탁(56) 감사위원장 후보자는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출신이다. 제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93년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사무차장으로 활동하며 노동인권 변호사의 길을 걸어 왔다. 2011년 귀향한 뒤 2018년 제주도지사 선거에 도전하기도 했지만 더불어민주당 당내 후보경선에서 탈락했다. 2021년엔 차관급인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에 선임됐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안전한 사회를 건설하고자 피해 지원 대책을 점검하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사회적 참사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독립 국가기구다. 한편 감사위원장은 제주도의회 인사청문 대상 중 유일하게 제주특별법 제131조 제5항에 따라 도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임명할 수 있다. [제이누리=문도연 기자]
제주 애월고 미술과의 박혜린, 오진선 학생이 프랑스 낭트생나제르미술대학에 진학한다. 26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애월고 미술과 올해 졸업생인 박혜린, 오진선 양이 프랑스 낭트생나제르미술대학의 2024년 입학 콩쿠르(concours)에서 예비과정(en classe préparatoire internationale)에 최종 합격했음을 지난 23일 통보받았다. 두 졸업생들은 지난해 7월 낭트생나제르미대 아트 서머스쿨에 참가한 이력과 포트폴리오 작품을 비롯한 창작·예술적 역량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불어·영어로 진행된 구술시험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낭트생나제르미대는 국제적 명성이 높고 프랑스 문화부와 낭트시에서 재정 지원을 하는 공립고등교육기관으로, 프랑스 예술학교 중 5번째 최우수학교다. 도교육청은 지난 2022년 프랑스 낭트생나제르미대와 교육교류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낭트생나제르미대 아트 서머스쿨·국제예비과정 입학전형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이 제도를 통해 학생들의 본과 진학과 석사과정을 돕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올해는 2명이나 합격생을 배출하여 너무 기쁘다. 양 기관 간 상호 신뢰와 우호 협력 정신에 기반하여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학생들의 진학과 글로벌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애월고는 제주시 애월읍 애월리에 있는 제주 유일의 미술과 특수목적고다. 2022~23년에도 각각 1명의 졸업생이 낭트생나제르미대에 진학한 바 있다. [제이누리=문도연 기자]
제주도가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을 위해 구체적인 행보에 들어갔다. 하지만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을 두고 도와 정부가 입장차를 보여 우려의 시각도 등장하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을 위해 주민투표 건의와 투표에 따른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준비중이라고 24일 밝혔다. 2006년 7월 1일 제주특별자치도로 출범한 제주도는 제주시·서귀포시·북제주군·남제주군 등 4개 시·군과 기초의회를 폐지하고 17여 년간 제주도 단일 광역자치단체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단일광역 체제 운영에 따른 행정의 책임성 약화, 권한 집중 등의 문제가 지적되면서 도는 광역-기초자치단체 이원화로 개편을 추진 중이다. 도는 개편 이유에 관해 "도민들이 기초자치단체의 부활을 요구하고 있다"며 "행정시에 법인격과 자치권이 없어 민주성과 주민참여 약화, 지역간 불균형, 행정서비스의 질 저하와 행정변화에 대한 능동적 대응에 한계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지사에게 권한이 집중되면서 도 의존도 심화, 민원처리 지연, 행정시의 법인격 부재에 따른 책임 소재, 직접 협약 체결이나 기부금 모금 주체가 될 수 없는 문제 등 제도적 한계가 심화돼 도민의 자기 결정권을 바탕으로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을 해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현재 행정체제개편추진단은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대안으로 선정된 동제주시·서제주시·서귀포시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위한 주민투표 건의 준비 등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위한 사전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우선 단일 광역체제와 기초자치체제에 맞는 사무배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도 실정에 맞는 민편의·복리증진·균형발전 차원의 사무 배분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도는 양질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는 사무는 광역사무로, 지역주민과 밀접하고 신속한 맞춤형 민원 해결이 필요한 사무는 기초사무로 배분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폐기물처리시설, 대중교통, 상하수도 사무는 기초사무지만 도민 혼란과 불편이 예상돼 주민편의와 복리증진 차원에서 광역사무에서 수행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위해 필요한 △재정, 조직, 도의원 정수 등 분권특례 유지 대응방안 △주민투표 홍보 및 도민 참여 제고방안 △제주특별법 및 자치법규, 관계 법령 정비 방안 △기초자치단체 설립에 따른 조직·인력 배치, 재정배분, 청사 확보, 재산배분 등을 검토하는 전담팀과 전문가 워킹 그룹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만의 새로운 재정 조정제도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기초자치단체 상호간 균형발전을 위해 제주형 형평화 재정조정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도는 기초자치단체 개편을 위해 올해 상반기 중 사무배분을 제주 실정에 맞게 재편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기초자치단체 설치 필요성, 운영방안 등이 포함된 주민투표 건의안과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 법률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는 이와 함께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정부와 국회의 협력과 지원방안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을 바라보는 행정안전부의 입장이다. 도가 지난 19일 개최한 '제주특별자치도 성과와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여중협 행안부 자치분권국장은 "주민투표가 행정체제 개편에 있어 법적으로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정부나 국회에서 정책 수립을 할 때 참고자료로 활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 국장은 "주민투표 실시를 위해서는 대상이 어느 정도 구체적이어야 한다. 새로운 행정체제로 바뀌어야 하는 논리와 근거가 더 보강돼야 할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새로운 행정체제를 도입할 경우 다른 법과도 복잡하게 얽혀있는데, 이에 관해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행정체제 개편에 대해 관련 학계의 의견과 국회에서도 다양한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 그런 노력이 같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제이누리=문도연 기자]
법원이 제주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공사 중단 결정을 내리면서 제주도가 추진하던 하수처리 정책이 난관에 봉착했다. 하수대란까지 우려되고 있다.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행정부(이재신 부장판사)는 23일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주민 5명이 도를 상대로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공공하수도설치(변경)고시는 본안 사건의 판결 선고일로부터 20일이 되는 날까지 그 효력을 정지하라"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공사가 중단됐다.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에 위치한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은 동부지역(조천읍, 구좌읍) 1일 하수처리용량을 현재의 2배로 늘리기 위해 1만2000t을 증설하는 사업이다. 도는 하수 처리량이 다시 한계에 이르자 453억원을 투입해 일일 2만4000t 처리 규모로 동부하수처리장을 증설하기로 하고 2017년 9월 착공했다. 그러나 문화재청 심의 누락, 환경영향평가 문제 등의 논란에 휩싸이며 공사가 미뤄졌다. 그 사이 관광객과 인구 증가로 시설 용량은 포화상태가 됐다. 현재 동부하수처리장의 하루 평균 하수량은 1만1722t으로, 시설 용량의 98%를 차지할 정도여서 증설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해 6월 오영훈 제주지사가 주민들과 공사 재개를 합의했으나 일부 주민들은 소송에 나섰다. 지난 1월 법원은 도를 상대로 제기한 공공하수도설치(변경) 고시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며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광주고법은 지난 23일 원고 측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공공하수도설치(변경)고시 무효확인 항소심 선고일부터 20일까지 고시 효력을 중단시켰다. 아직 항고심 판결은 첫 변론 기일조차 잡히지 않았다. 도는 이날 "즉시 항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시설은 2025년 9월 준공 예정이었으나 소송이 장기화됨에 따라 준공 시점도 확실하지 않다. 도가 최종 패소할 경우 일정은 더 미뤄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도내 하수처리장은 제주(도두), 동부(월정), 서부(판포), 대정, 색달, 보목, 남원, 성산에 위치하고 있다. 제주시의 경우 제주와 동부, 서부 3개의 시설에서 하수를 처리한다. 현재 3개 처리장 모두 증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제주하수처리장도 지난해 4월 공공하수처리현대화사업에 착공했다. 하루 하수처리 능력을 기존 13만t에서 22만t으로 확충할 계획으로, 2028년 10월 완공이 목표다. 서부하수처리장의 경우 2017년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2021년 3월 착공했다. 주민들과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공사가 중단됐으나 수차례 주민 면담을 거쳐 2021년 9월 공사를 재개했다. 하루 처리 용량을 2만4000t에서 4만4000t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공사는 80%가량 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도는 하수처리체계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제주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증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26만6000t인 일일 하수처리량을 40만1000t까지 늘릴 계획이다. 한편 '월정리 용천동굴과 월정하수처리장 문제 비상대책위원회'는 24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증설반대는 월정리 총회에서의 결의사항"이라며 "불법 증설을 강행하기 위해 주민들을 고소와 소송으로 위협하는 시공사의 행위를 묵인, 동조하는 것은 민주도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제이누리=문도연 기자]
제주에서 음주 측정 거부로 입건된 40대 관광객이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50차례에 걸쳐 112에 허위 신고를 일삼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귀포경찰서는 25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와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측정 거부) 혐의로 40대 관광객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술에 취한 상태로 24일 오전 5시부터 1시간 동안 "흉기로 손목을 그었다"는 등 50차례에 걸쳐 112에 허위 신고한 혐의를 받는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허위 신고임을 확인하고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조사 결과 A씨는 허위 신고 5시간 전 서귀포시 성산읍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음주 측정을 거부해 조사를 받고 풀려났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A씨가 음주 측정을 하려 했던 경찰에 불만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행법상 혈중알코올농도가 0.2% 미만이라면 음주측정을 거부하는 것이 더 강한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제이누리=문도연 기자]
제주도가 고령사회에 대응코자 노인복지 문제 등 고령 친화적 정책추진에 들어갔다. 제주도는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비전으로 2024년 노인복지 및 고령사회 시행계획을 마련해 올해 1586억원을 투입한다고 25일 밝혔다. 고령 인구에 친화적인 제주를 조성하기 위해 외부 공간환경 조성, 교통편의 지원, 일자리·주거지원 확대, 지역사회 내 돌봄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중점전략으로 △안전하고 편안한 거주 생활환경 확대에 22개 과제(958억원) △노년기 사회경제 활동참여 확대 17개 과제(51억원) △노화·노인·노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개선 11개 과제(167억원) △지역사회돌봄 강화 및 지역공동체 활성화 17개 과제(410억원) 등 총 67개 세부과제를 추진할 방침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어르신 행복택시 운영(79억원) △고령자 경제활동 지원(노인고용촉진 장려금)(17억원) △노인보호 전문기관 운영(10억원) △독거노인 응급안전안심서비스(9억원) △장기요양요원 처우개선(109억원)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노인복지와 고령사회 시행계획은 '제주특별자치도 고령친화도시 구현을 위한 노인복지 기본조례'에 따른 것이다. 지난 2022년 수립된 '제2차 노인복지와 고령사회 기본계획(2023~27)'의 달성을 위해 연차별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지역은 2017년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고령인구 비중은 17.4%다. 통계청 장래 인구 추계에 따르면 2027년 제주지역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6%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강인철 제주도 복지가족국장은 "고령친화 제주 구현을 위해 주거·돌봄·여가문화 기반을 확대해 노인들이 보다 긍정적으로 활동적인 노년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노령화지수는 15세 미만의 유소년 인구 100명에 대한 65세 이상의 노령 인구의 비율을 뜻한다. 노령화지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사회에 노령인구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통상적으로 노령화지수가 30을 넘어가면 노령화 사회로 분류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제주지역 노령화지수는 △2024년 138.8 △2027년 177.9 △2030년 221 △2040년 307.5 △2050년 378.5다. [제이누리=문도연 기자]
제19회 제주포럼이 다음달 29일부터 31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제주)에서 열린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협력’이 주제다. 이번 포럼에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일본 총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옌스 스톨 텐베르그(Jens Stoltenberg)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영상), 까으 끔 후은(Kao Kim Hourn) 아세안(ASEAN) 사무총장, 레베카 파티마 스타 마리아(Datuk Dr Rebecca Fatima Sta Maria)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사무국장, 아르미다 알리샤바나(Armida Salsiah Alisjahbana)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 사무총장(영상) 등 국내외 전·현직 고위급 저명인사들이 참여한다. 또 유엔 정무평화구축국, 미 평화연구소 등 국내외 30여개 기관, 300여 명의 글로벌 리더 및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국제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 국제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국내외 4000여 명이 제주포럼 참관을 위해 제주를 찾을 예정이다. 특히 올해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제주포럼의 세계지도자 세션이 부활한다. 이 세션에는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총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까오 끔 후은 아세안 사무총장 등 전·현직 국가 정상, 국제·지역기구 지도자들이 참여한다. 첫 날인 29일에는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일·중 지방외교 리더십’ 특별세션에서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류 사오밍(刘晓明) 중국 하이난 성장, 이케다 타케쿠니(池田竹州) 일본 오키나와 부지사가 지방정부의 리더십을 조명하고, 교류협력 강화를 위한 대화의 장을 마련한다. 둘째 날 30일에는 세계지도자 세션과 개회식에 이어 공공외교 플랫폼으로 기능할 여러 세션이 마련된다. 특히 송민순·유명환·김성환·윤병세 전 외교부장관이 참여해 글로벌 중추국가 구상 실현을 논의하는 세션이 눈길을 끈다. 마지막 날 31일에는 ‘글로벌 협력을 위한 지방외교’ 세션을 연속으로 구성해 세계 지방정부의 연대와 교류 강화 방안을 모색한다. 청년이 주체로 나서 직접 세션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프로젝트도 4년째 계속된다. 또 제주도는 제주포럼 청소년 누리소통망(SNS) 현장 기자단 활동을 지원하고, 국제회의 기획에 관심있는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제주포럼 진로탐색 프로그램 참가 기회도 제공한다. 제주도는 포럼 참여자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지역관광 기회를 제공해 평화의 섬 제주의 명소를 소개할 계획이다. 참가 신청은 다음달 24일까지 제주포럼 공식 누리집(www.jejuforum.or.kr)에서 사전 온라인 등록하면 된다. 변덕승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제주포럼의 국제적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해 철저하게 점검하며 세계 각국의 연사와 청중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다양한 채널을 통한 홍보도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강기탁 제주도 감사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25일 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어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와 관련해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국민의힘 현기종·강충룡 의원은 2018년도 민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활동과 2021∼22년 가습기살균제 사건,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활동 등을 거론하며 "특정 정당 활동 때문에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있어 편향된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는 시각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 후보자는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의문"이라며 "저는 2019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서 그 이후로는 활동한 바 없다"고 답변했다. 또한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공직자 윤리와 정치적 중립성 유지를 위해 오해받지 않도록, 편향성을 지적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올해 총선에서 정치인을 후원한 것은 그 후보자가 고등학교 동창이어서 한 것이지, 정치적 차원에서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현 의원의 "향후 정치적 행보를 하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 강 후보자는 "없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후보자께서 민주진보 진영에서 다양한 활동을 했다"며 "2012년 민주통합당 도당위원장을 했고, 2018년도에는 도지사 후보까지 했다. 감사위원장으로서 정치적 중립의무를 다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강 후보자는 "정치활동을 했지만 공직자가 된다면 공직자라는 윤리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겠다"며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정치적 중립의무를 충실하게 지켜왔다"고 답변했다. 강 후보자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대안 제시형 감사 확대, 감사역량 강화, 감사담당 인력 확충, 감사위원회 내부 기강 확립 및 협업체계 구축 등을 약속했다. 강기탁(56) 감사위원장 후보자는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출신이다. 제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93년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사무차장으로 활동하며 노동인권 변호사의 길을 걸어 왔다. 2011년 귀향한 뒤 2018년 제주도지사 선거에 도전하기도 했지만 더불어민주당 당내 후보경선에서 탈락했다. 2021년엔 차관급인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에 선임됐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안전한 사회를 건설하고자 피해 지원 대책을 점검하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사회적 참사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독립 국가기구다. [제이누리=문도연 기자]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영훈 제주지사가 항소심에서도 '당선 무효' 위기를 모면했다. 1심 선고 형량이 유지됐다.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이재신 부장판사)는 24일 공직선거법 등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영훈 지사와 정원태 제주도 중앙협력본부장, 김태형 대외협력특보에 대한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검찰과 피고인 등의 쌍방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대신 1심 재판부가 유죄로 판단했던 사단법인 대표 A씨, 컨설팅업체 대표 B씨에 대한 일부 혐의를 무죄로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와 B씨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고 A씨에게 벌금 500만원, B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지난 1월 열린 1심에서 오영훈 지사는 벌금 90만원, 정 본부장은 벌금 500만원, 김태형 특보는 벌금 400만원에 각각 처해졌다. A씨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B씨는 벌금 300만원에 추징금 548만2456원 등이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세 피고인에 대해 "범행 내용과 사건 가담 정도, 선거에 미친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은 적절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은 규율이 엄격하기도 하고 많기도 하다"며 "선거와 관련해서 다시는 이와 같은 일로 법정에 서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피고인들에게 말했다. 1심 선고 이후 검찰은 피고인 전원의 선고결과에 대해 항소했다. 오 지사와 정 본부장, 김 특보, A씨도 같은 이유로 항소했다. 검찰은 △2022년 4월 더불어민주당 제주지사 후보 당내 경선에 대비해 시민단체, 직능단체 등 도내 단체들의 지지선언을 선거캠프 공약과 연계시켜 언론에 홍보했다는 혐의 △6·1지방선거 선거운동 기간 전인 2022년 5월 16일 선거사무소에서 ‘상장기업 20개 만들기’ 협약식을 개최해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이들을 기소했다. 첫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 B씨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 4명은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한편 오 지사는 항소심 선고 직후 "재판부 판결을 존중한다. 일부 유죄 내용에 대해 법리적 설명을 더 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겠다. 저는 여전히 무죄 입장을 주장하고 있다"며 대법원에 상고할 뜻을 내비쳤다. 현행 선거법상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오영훈 지사의 당선은 무효가 된다. 그러나 2심에서도 벌금 100만원을 밑도는 형량을 유지, 이제 대법원에서 유·무죄만을 다투게 됐다. 대법원 심리는 형량의 가감을 다루지 않고 유무죄를 다투는 법률심이다. 반면 정 본부장과 김 특보는 2심의 형량이 확정될 경우 공무원 신분을 잃게 된다. [제이누리=문도연 기자]
1만여명에 이르는 전국의 해녀들이 제주에서 뭉친다. 오는 9월 정식 협회 출범을 앞두고 본격적인 실무협의에 들어간다. 제주도는 오는 25, 26일 이틀간 제주에서 전국해녀협회 설립을 위한 행정실무협의회 회의를 연다고 23일 밝혔다. 행정실무협의회에는 전국 8개(제주·강원·울산·부산·경북·경남·전남·충남) 연안시도 해녀업무 담당 공무원 10여 명이 참석해 전국해녀협회 설립을 위한 정보를 공유하고 협업 방안을 본격 논의할 계획이다. 회의에서는 한라일보 고대로 부국장의 ‘대한민국 해녀를 말하다’ 주제강연을 시작으로, 강승향 제주도 해녀문화유산과장이 해녀협회 설립을 위한 기본계획안 내용을 담은 ‘제주해녀 보전 정책 및 전국해녀협회 설립 추진계획’을 발표한다. 이어 전국해녀협회 설립 추진방안에 대한 시도 관계자들의 자유토론이 이뤄진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1만 여명의 해녀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문화적, 어업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 및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됐으나 지방자치단체들이 각기 조례를 통해 해녀 보전정책을 추진하기 때문에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전국해녀협회는 이에 전국 해녀들의 역량을 결집시키고 국가 차원의 지원정책이 수립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국해녀협회 창립총회는 올해 9월 열리는 제주해녀축제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정재철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전국의 해녀업무 관련 공무원들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인 행정실무협의회는 전국해녀협회 설립의 출발점”이라며 “앞으로 대한민국 해녀의 보전과 전승에 제주도가 앞장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에 기반한 웹툰 콘텐츠가 국경을 넘었다. 독일의 대학 강의실에서 강의와 연구의 소재가 됐다.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은 독일 보훔대에 제주 웹툰 콘텐츠를 제공해 한국학과에서 웹툰 번역 강의가 진행중이라고 25일 밝혔다. 제공된 작품은 제주웹툰캠퍼스에서 '2023 웹툰IP 제작 및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에 선정돼 제작된 10편이다. 모두 제주출신 웹툰작가 작품들이다. 웹툰 번역 강의 주임교수는 독일보훔대 한국학과 윤재원 교수다. 한국어 및 미디어 관련 수업과 언어학을 가르치고 있다. 조교는 알렉산드라 디크만과 율리아 자쿨스키로 웹툰 이외에 BTS 자서전, SF 소설 등을 번역해온 전문가들이다. 본 강의를 통해 제주 웹툰 콘텐츠가 독일어로 번역된다. 추후 제주웹툰캠퍼스 전시공간에 전시될 예정이다. 윤재원 독일보훔대 교수는 “웹툰 번역 수업을 통해서 학생들은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회화표현과 문학적 맥락을 습득하고, 한국어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통해 번역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기를 바란다"며 "제주 작가 작품들이 독일어 사용권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협업관련 문의는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064-766-0708)로 하면 된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주인공인 ‘화자(話者)’는 타인의 고통을 ‘눈팅’하면서 자신의 고통을 잠시라도 잊는 ‘부끄러운 짓’을 하던 중, 자신과 마찬가지의 ‘고통 눈팅족’인 말라(Marla)를 발견하고 심한 부끄러움을 느낀다. ‘치부’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 치부를 남들에게 들키기 전까지는 부끄럽지 않다. 그런데 말라는 주인공에게 치부를 들키고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말라의 등장으로 느꼈던 수치심은 당연히 말라가 사라지면 같이 사라져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하다. 주인공 ‘화자’는 그제야 남들에게 들키지 않은 치부도 부끄럽기는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영혼까지 갈아 넣는 노동의 대가로 장만한 ‘이케아’ 가구로 채워 넣은 작은 아파트가 얼마나 부끄러운 것이었는지를 절실하게 느낀다. 남들에게 들키지는 않았지만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낀다. 부끄러울 ‘치(恥)’는 누구에게 들켜서가 아니라 ‘자기 마음(心)’에 ‘귀(耳)’ 기울이면 스스로 알 수 있는 부끄러움이다. 남미 오지로 선교하러 간 사제들은 남미 원주민들이 벌거벗고 산다고 같이 벌거벗지 못한다. 주인공은 결국 이케아로 채워 넣은 안락한 아파트로 상징되는 ‘물질’에 얽매여 살았던 자신의 삶에 수치심을 느낀다. 그는 아파트를 불 질
민심의 회초리는 매서웠다. 4ㆍ10 총선은 야당 압승과 여당 참패로 귀결됐다.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175석, 여기에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진보당까지 포함하면 192석의 ‘거야’가 탄생했다. 총선에서 표출된 민의는 안정보다 견제와 변화였다. 선거기간 내내 정권심판론이 다른 이슈를 압도했다. 국민의힘이 ‘이(이재명)ㆍ조(조국) 심판론’으로 맞서며, 각종 초대형 공약을 쏟아냈지만 통하지 않았다. 여당의 참패는 집권세력 전체에 대한 심판 성격이 짙다. 국민은 소통과 타협을 외면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에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국민의힘에 있어서 윤 대통령의 낮은 국정수행 지지도는 구조적 족쇄였다. 이태원 참사와 해병대 채 상병 순직 등 국가적 재난과 비극에 책임지는 이가 없었다. 오히려 해병대 외압 수사 의혹 피의자인 전 국방장관의 호주대사 임명과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 등으로 무책임 이미지를 키웠다. 고물가와 의정(醫政) 갈등 등 민생 현안 해소에도 실패해 불통ㆍ무능력 이미지를 더했다. 원내 1당이 된 민주당은 스스로 잘해서가 아니라 현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의 반사이익을 얻은 측면이 상당하
데이비드 핀처 감독은 영화 ‘파이트 클럽’ 초반에 꽤 흥미로운 ‘갈등과 협상’ 장면을 배치한다. 생각과 이해관계, 상황이 저마다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살다보면 서로 부딪히는 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주인공인 ‘화자’도 영화 속에서 두번의 갈등 상황에 봉착하는데, 첫번째 갈등은 협상을 통해 무난하게 해결한다. 하지만 2번째 갈등은 해결하지 못하고 파국을 맞는다. # 갈등➊ = 주인공인 화자는 타인들의 극심한 고통을 보면서 자신의 고통을 시나마 잊고 숙면을 취하기 위해 타인들의 고통 ‘눈팅’에 나선다. ‘고환을 제거한 남자들의 모임’ ‘말기암 환자들의 모임’ ‘알코올 중독자 모임’ 등등이 그 대상이다. 그렇게 ‘고통의 메카’를 순례하던 주인공은 어느날 자신이 순례하는 온갖 고통의 메카에 말라(Marla)라는 저승사자 같은 눈화장을 한 여자가 자신과 똑같이 고통을 ‘눈팅’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주인공은 갑자기 자신의 치부를 들킨 것 같아 김이 새버리고 도무지 몰입이 안 된다. 짜증난 주인공은 말라를 붙잡고 협상을 시도한다. 주인공은 ‘우리 자꾸 마주치면 너도 불편할 테니 각자 모임 방문 요일을 정해서 서로 마주치지 않도록 하자’는 협상안을 제시한다. 말라는
3월에도 물가가 크게 올랐다. 2월, 3월 두달 연속 3%대 상승률이다. 3월 평균 상승률이 3.1%이지, 사과는 88.2%, 배는 87.8% 올랐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11.7% 뛰었다. 장보기가 무서울 지경에 이르면서 물가 문제가 총선의 최대 화두로 등장했다. 정부가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기존 예산 434억원 외에 1500억원을 투입해 과일과 채소 등 21개 품목의 납품단가와 할인 판매를 지원했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서 “물가 안정을 체감할 수 있도록 긴급 농축산물 가격 안정 자금을 무제한, 무기한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총선을 앞두고 더 많은 돈을 풀어 농산물 가격을 낮추겠다는 뜻이다. 유통구조 개선과 이상기후 대응 등 중·장기적 대책 대신 즉각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재정 정책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는 그동안 정부가 강조해온 ‘건전재정’ 기조와 배치된다. 정부의 각종 지원·할인 정책이 수요·공급 원리에 따라 움직여야 할 수요를 자극하면서 가격 상승을 부채질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철 과일이 아닌 사과나 배의 가격 통제에 집중하면 제철 과일을 출하하는 농민에게 손해를 끼칠 가능성도 있다. 도매상 납품단가와 유
“이끌기를 법으로만 하고 다스리기를 형벌로만 하면 백성이 법과 형벌을 면하려 할 뿐 부끄러움을 갖지 않는다. 이끌기를 덕(德)으로 하고 다스리기를 예(禮)로써 하면 백성들이 부끄러워하며 스스로 바로잡아 선(善)에 이른다.” 『논어』(論語) 위정편 제3장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실 ‘공정’과 ‘상식’의 대명사였다. 국내 최고 명문대인 서울대 법대 출신이란 점에서도, 검사시절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의 기개에서도, 그리고 검찰총장이 되고 나서도 권력에 굴하지 않는 풍모에 그렇게들 생각했다. 물론 동의하지 않은 이들도 있었지만 지지자들은 그랬다. 오늘(1일) 대통령의 담화를 보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대다수 국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져도 너무 동떨어진 것 같아서다. 대통령의 말이 그르다는 뜻이 아니다. 그 많은 수치와 통계적 이유를 들어 의사단체의 부당한 논리를 공박하는 지금의 판단 때문이다. 지금이 이런 수치와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시점인지 의문이 들어서다. 윤 대통령의 주장이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고, 또 틀린 말도 아니지만 지금 그런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시점이며,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기를 보일 때인지도 의문이다. 정부와 의료
“서북청년단이 온 이후 섬주민들과 육지에서 온 사람들간의 감정은 격화되었다. ··· 주민들이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고무되었을 수는 있다. 그러나 3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총칼에 개의치 않고 떨쳐 일어난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원인 없이는 행동도 있을 수 없다.”(동아일보 1948년 11월11일자) 세상이 미친 듯이 돌아갈지라도 역사는 기록으로 남아있다. 신문은 그래서 기록으로 전하는 역사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더욱 그 역사를 다시 짚어야 한다. 이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지 모를 일이 지금 횡행하기에 그렇다. 느닷없이 제주4·3 75주기를 맞아 제주란 무대에 등장하겠다는 ‘서북청년단’의 소식을 접하고 나오는 소리다. 무수한 양민들이 하루 아침에 제주란 공간에서 사라져버린 그 참혹한 비극을 추념하겠다는 시기에 나오는 황당무계다. 추념공간 어귀에서 그들이 집회를 열겠다고 한다. 그들은 누구인가? 지금 현존하는 서북청년단(西北靑年團)은 2014년 9월 결성된 서북청년단 재건위원회의 성과다. 그해 11월 28일 서울청소년수련관에서 서북청년단을 재건했다. "김구는 김일성의 꼭두각시였고 건국을 방해했다. 반공단체인 서북청년단원 안두희가 김구를
『사기(史記)』는 중국 고대 왕국으로부터 전한(前漢) 시기까지 중국 1000년 역사를 다룬 책이다. 중국의 역사가 사마천(司馬遷)이 기술했다. 총 130권 52만6500자에 이른다. 방대한 분량도 그렇지만 『사기』가 빛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천하 이치를 깨닫게 하는 역사서의 귀감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사마천은 『사기』 마지막 편 ‘화식열전’(貨殖列傳)에서 정치 지도자의 통치 형태를 5개 등급으로 나눈다. “고선자인지(故善者因之), 기차이도지(其次利道之), 기차교회지(其次敎誨之), 기차정제지(其次整齊之), 최하자여지쟁(最下者與之爭)!” 풀이하면 이렇다. “가장 좋은 것은 자연스러움을 따르는 순리(順理)의 정치며, 그 다음은 백성을 이익으로 이끄는 정치다. 그 다음은 백성을 가르치고 깨우치는 정치며, 그 다음은 백성들을 단속하여 가지런히 하는 정치다. 가장 못난 정치는 백성들과 더불어 다투는 것이다." 백성을 이해시키고, 스스로 따르게 할 일을 놓아두고, 오히려 백성과 갈등을 일으켜 고통스럽게 하는 통치 행태가 최악이라는 것이다. 그렇게도 자신이 없나? 무에 두려울 게 있다고 이리 호들갑을 떨어야 하는가? 이게 우리 존립의 근거인지 도무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
‘위대한 제주시대를 연다.’ 1995년 6·27 지방선거에서 승리, 민선 1기 제주도지사에 오른 신구범 도정의 출발은 이 슬로건 하나로 함축됐다. ‘경쟁과 자존, 그리고 번영’이란 ‘서브 타이틀’이 붙은 그 슬로건이 던진 화두는 사실 위력적이었다. ‘변방사고’에 머물렀던 제주인들에게 무한한 자긍심을 고취했다. 게다가 그 시절 등장한 다른 민선 지방정부가 내세우는 ‘늘푸른~’·‘맑고 아름다운~’·‘행복한 ○○ 건설’ 등의 천편일률적인 구호와는 아예 수준을 달리했다. 관선 지사를 거쳐 53세의 나이에 민선 1기 제주도백으로 오른 신 전 지사의 발상과 구상은 사실 그 시절엔 획기적이었다. 삼다수란 브랜드로 먹는샘물 국내시장에 진출해 현재까지 부동의 1위 상품으로 키워냈고, 지금으로선 금자탑으로 불리는 제주국제컨벤선센터를 만들어냈다. 제주만의 대표축제이자 세계인의 축제로 기획된 ‘세계섬문화축제’ 역시 신구범 지사시절 작품이다. 제주도가 매해 1천억원에 가까운 로또복권 배당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 역시 그가 지자체로선 처음으로 관광복권을 발행하는 기관의 지위를 만들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998년 민선 2기 제주지사로 우근민 도정이 출범하자 슬로건은 바뀌었다. ‘
다음 달(2024년 5월 1일)부터 코로나19 감염병에 대한 위기 단계가 가장 낮은 ‘관심’으로 하향되면서 코로나19는 본격적인 엔데믹(endemic) 상황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치명적인 감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것이 팬데믹(pandemic, 대유행)이라면, 엔데믹은 코로나19 감염병이 풍토병화되어 계절 독감처럼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더라도 치명적이지는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빠른 진단과 백신 접종을 통해 팬데믹을 잘 극복할 수 있었다. 엔데믹을 맞아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를 진단하는 PCR 검사와 신속항원 검사에 대해 돌아보고, 연이어 여러 종류의 코로나19 백신의 특징과 차이에 대해 두 편의 글로 나누어 다뤄보려고 한다.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말은 바이러스의 생김새를 일컫는 것이다. 원래 코로나(corona)는 개기일식 때 달 그림자 밖으로 환하게 보이는 고온의 빛(플라즈마)을 말한다. 태양 코로나와 유사한 모양을 가진 바이러스를 통틀어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하고, 과거 우리를 괴롭혔던 사스(SARS)와 메르스(MERS) 바이러스도 코로나 바이러스의 일종이다. 따라서 2019년에 발생하여 전 세계로 퍼진 코로나 바이러스를 다른 것들과 구별하기 위해 COVID-19(corona virus disease 2019,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바이러스 또는 코로나19 바이러스라고 부른다. 코로나19 초창기에는 치료제도 없고 백신도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감염자를 빠르게 찾아내어 격리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 당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를 찾아내는데 PCR법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우리 국민 대부분이 PCR이란 용어에 매우 익숙해졌다. PCR은 polymerase chain reaction의 약자로 우리 말로는 중합효소 연쇄반응이라고 한다. 중합효소를 이용하여 유전자의 증폭(복제) 과정을 연속하여 반복함으로써 분석 대상자의 목적 유전자(개체 간의 차이를 나타내는 유전자)를 다량 확보하는 것이다. PCR법은 감염병 진단뿐만 아니라 과학수사, 농·수·축산물의 원산지 확인, 친자 확인 등에도 사용된다. 우리는 머리카락 한 올만 있어도 유전자 분석으로 범인을 잡을 수 있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머리카락 한 올에 들어있는 DNA의 양은 너무 적어서 분석하기가 매우 어렵다. 예를 들면 물 한 컵에 설탕 한 숟가락을 넣고 혀를 대면 단 맛이 감지되지만, 물이 가득 찬 욕조에 설탕 한 숟가락을 넣은 후 혀를 대면 단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욕조 물에도 한 숟가락의 설탕이 들어 있지만 농도가 너무 낮아 혀라는 분석 방법으로는 감지할 수 없는 것이다. 만약 설탕이 욕조에서 증폭되어 한 숟가락이 한 가마니가 된다면 충분히 감지하고도 남을 것이다. 설탕은 증폭할 수 없지만, 유전자는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복제 시스템을 이용하여 충분한 양으로 증폭시킬 수 있다. PCR 검사에서 대상자의 모든 유전자를 증폭할 필요는 없다. 사람의 경우 남성과 여성의 유전자는 약 1%만 차이가 있고,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자는 98% 이상 일치한다. 범죄 현장에서 나온 범인의 유전자 모두를 증폭시켜 분석한다면 98%의 확률로 모든 인간과 침팬지가 용의자가 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유전자를 증폭하되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 유전자 부위만 증폭해야 한다. PCR은 개체 간에 차이가 나타나는 목적 유전자만 다량 증폭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인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의 PCR에는 몇 가지 기술이 더 들어간다. 원래 PCR은 유전자 DNA의 특정 부분을 복제하는 것인데, 코로나 바이러스는 DNA 대신에 RNA를 유전자로 가지고 있다. 따라서 RNA를 DNA로 바꾸어주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를 역전사라고 하고, 이때 얻어진 DNA를 cDNA라고 한다. 또한 사스, 메르스 등의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유전자 부위를 증폭시키면 안되고, 오로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가지고 있는 특징적인 유전자 부분만 증폭해야 한다. 고전적인 PCR은 목적 유전자를 증폭시킨 후에 유전자 분석 과정을 거치는데 이 때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감염 의심자의 시료를 채취하여 PCR로 목적 유전자를 증폭한 후 유전자 분석까지 하게 되면 시간이 많이 걸려 감염자를 조기에 찾아내어 격리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실시간(real time)-PCR이 사용되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정적인 목적 유전자가 복제됨과 동시에 형광 물질이 색을 나타내도록 하였다. 실시간으로 유전자 증폭 과정에서 감염되었는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분석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다만 실시간-PCR도 전문 장비를 사용하여 유전자를 증폭하면서 분석을 수행하다 보니 아무리 시간을 단축했다 하더라도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감염 여부를 통보받을 수 있었다. 팬데믹이 지속되면서 감염자가 폭증하여 실시간-PCR의 검사 역량으로 검사 수요를 따라잡기 어려워지는 상황에 놓이다 보니 신속항원 검사를 같이 사용하게 되었다. 신속항원 검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이 단백질(항원)을 감지하는 방법으로 15~30분 내에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매우 빠르고 편리한 방법이다. 검사 키트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단백질(항원)에 대한 항체가 있어서 항원과 결합 시에 ‘T’ 부분에 붉은 색 띠로 나타나 양성 판정을 내리게 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항원 단백질이 없으면 ‘T’ 부분에는 띠가 나타나지 않고, ‘C’ 부분에만 붉은 색 띠를 나타내 음성 판정을 받게 된다. 감염자의 체내에 바이러스가 미량 존재하더라도 PCR 검사에서는 유전자를 증폭하기 때문에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항원 단백질은 증폭이 되지 않기 때문에 바이러스의 양이 적으면 음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잠복기에 있는 무증상자는 PCR 검사에서 양성으로 찾아낼 가능성이 높지만, 신속항원 검사에서는 음성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PCR 검사나 신속항원 검사 모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감지하는 정확도는 높지만 민감도(얼마나 적은 양을 감지할 수 있는지)에서 차이가 난다. 만약 백신과 치료제가 전혀 없던 코로나 유행 초기에 신속항원 검사를 통해 감염자를 찾아냈다면 분석 시간은 줄일 수 있었겠지만, 민감도가 낮기 때문에 아직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감염자를 음성으로 판정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었다. 즉 무증상 감염자로 하여금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다고 잘못 판단하게 함으로써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바이러스를 여기저기 확산할 가능성이 커지는 문제가 있어 치명률이 높은 코로나 초기에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실시간-PCR 검사로만 감염자를 찾아낸 것이다. 현재는 실시간-PCR 검사와 함께 기침, 열, 인후통 등의 코로나 의심 증세를 보이는 사람을 대상으로 신속항원 검사가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실시간-PCR 검사로 감염자를 조기에 찾아내어 격리함으로써 감염자수와 치명률을 낮추면서 백신 접종까지의 시간을 벌었고, 높은 백신 접종률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었고, 의료인,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의 희생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바로 이어서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에 대해 다뤄볼 것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 김동청 교수는? =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 대학원 생화학과 이학석사 및 서울대 대학원 농화학과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상㈜ 중앙연구소 선임연구원, 순천제일대 조교수, 영국 캠브리지대 방문연구원, 성균관대 기초과학연구소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청운대 인천캠퍼스 화학생명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식품기술사 자격도 갖고 있다.
새해를 맞아 새로운 연재를 시작합니다. 고광표 작가의 '돌하르방이 전하는 말'입니다. 제주의 상징이자 제주문화의 대표격이나 다름 없는 석상 '돌하르방'을 통해 '오늘 하루의 단상(斷想)'을 전합니다. 쉼 없이 달려가는 일상이지만 잠시나마 생각에 잠기는 순간이기를 원합니다. 매주 1~2회에 걸쳐 얼굴을 달리하는 돌하르방은 무슨 말을 할까요? 독자 여러분의 성원을 기다립니다./ 편집자 주 "제주엔 참 존거 많수다양" (제주엔 참 좋은 것이 많이 있군요) "There are so many good things about Jeju." ☞ 고광표는? = 제주제일고, 홍익대 건축학과를 나와 미국 시라큐스대 건축대학원과 이탈리아 플로렌스(Pre-Arch)에서 도시/건축디자인을 전공했다. 건축, 설치미술, 회화, 조각, 공공시설디자인, 전시기획 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하는 건축가이며 예술가다. 그의 작업들은 우리가 생활에서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감정에 익숙한 ‘무의식과 의식’ 그리고 ‘Shame and Guilt’ 등 현 시대적인 사회의 표현과 감정의 본질을 전달하려 하고 있다.
거지 구성원은 복잡다단하며 역사 속 거지 형상은 기이하기 그지없다. 색채 또한 각양각색이다. 불결하고 죄악으로 넘쳐난다. 그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곤궁에 있다. 의식주를 해결하지 못하여 목숨을 연명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 사람들이 걸었던 길이다. 지금도 여전히 가난을 견디지 못하고 거지가 된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거지왕국 중 점점 많아지는, 신비한 죄악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유혼(遊魂)은 거지 현상이 번식된 파생물이다. 거지 가사를 뒤집어쓴 범죄 무리로, 불량배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런 찌꺼기들이 거지 단체 중에 갈수록 많은 부분을 차지하면서 거의 주체가 되다시피 했다. 걸식이라는 명목을 가진 불량배요 범죄 집단이다. 바로 ‘직업 거지’다. 정당한 직업을 가질 수 있으면서도 직장을 구하지 않는다. 정당한 직업에 종사하지 않은 일부를 포함하는 ‘직업 거지’ 현상과 ‘거지 조직’의 형성은, 성격적으로 거지 집단을 완전하면서도 철저하게 사회문명이라는 유기체 내의 부스럼이요 악성 종기로 전락하게 만들었다. 그런 악성 종기는 여러 가지 사회범죄와 한 덩어리가 되었다. 함께 행동하고 의기투합해 인류문명사에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사회의 악이 되어 버렸다. 거지 현상은 만연성이 지극히 강한 두려운 사회악이 되었다. 오랫동안 정리할 수 없었고 근절될 수 없었다. 빈곤 때문에 걸식해야만 하는 본래 의미에서, 거지가 끊임없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더 이상 중요한 이유가 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경제, 문화가 발달하지 않음에 있다. 문명 수준의 높고 낮음에 따라 파생된 범죄는 왕왕 그런 가사를 쓰고 그런 분야를 점유해 이용하면서 여러 죄악과 한 덩어리를 이뤘다. 거지의 논리 사유 당나라 때 대시인 두보(杜甫)에게 추숭 받았던 유명한 문학가 원결(元結)은, 자는 자산(次山)이요 호는 만랑(漫郞), 오수(聱叟)로 719년에 태어나 772년에 세상을 떠났다. 시문은 정치 현실과 백성의 고통스런 삶을 집중적으로 반영하였다. 원결은 전문 문장 『개론(丐論)』 한 편을 써서 거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했다. 원결의 대의는 이렇다 : 천보(天寶) 7년(748) 중원절(中元節)에 당시 경도 장안을 유람할 때에 거지와 교류하였다. 거지와 친교를 맺는 것이 너무 쌍스럽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었다. 원결은 답했다. “옛사람들은 사는 곳에서 친구를 찾지 못하면 구름과 산을 벗으로 삼았고 이웃에 군자가 없으면 송백으로 벗을 삼았소. 군자와 함께하지 못하면 거문고와 술을 벗으로 삼았고 다른 나라를 두루 돌아다닐 때에도 군자를 만나기만 하면 교류하였소. 거지는 지금의 군자요. 그들과 벗을 맺지 못할까 염려될 뿐이요. 거지에게는 거지의 도리가 있소. 그 말 들어보셨소? 거지와 친구를 맺은 후 거지 친구에게 어떤 도리가 있느냐고 물으니 거지 친구가 답을 합디다.” “당신, 거지인 나와 친구를 맺었으니 부끄럽소? 세상에 부끄러워해야할 사람들이 많고도 많소! 모든 사람이 종실의 구성원이 되려고 구걸하오. 시집가기를 구걸하오. 명예와 지위를 구걸하고 남에게 안색을 구걸하지요. 심지어 부끄러움을 모르는 가노와 비녀처럼 권세가들 앞에서 무릎 꿇고 구걸하기도 하지요.……더 심한 것은, 구하는 것이 있어 다른 집의 노복을 에워싸 뱅글뱅글 돌면서 구걸하기도 하오. 목숨을 보전하려고 고관 희첩(姬妾)의 치마 아래 엎드리기도 하오. 종묘에는 구걸하지만 얻지 못하지 않소? 처자를 구하지도 못하면서 말도 못하지 않소. 이런 지경에 이르렀는데 어찌 부끄럽다 하지 않겠소! 거지는 남이 버리는 옷을 구걸하고 남이 버리는 음식을 구걸하오. 지팡이 짚고 길거리에서 구걸할 뿐이요. 천하의 사람과 같이 되고자 할 따름이오. 그렇지 않다면 세상에 어찌 낯짝을 내밀 수 있겠소. 의복과 음식을 구걸하는 것은 가난하기 때문이오. 가난해서 거지가 된 것이니 부끄러운 마음은 없소. 행동도 다른 사람과 같소. 다르지 않소. 이것이 군자의 길이오. 군자가 어찌 완전무결하기를 바라겠소? 다행히도 산림에 있지 않고 오지병과 지팡이를 가지고 있으니 거지와 같은 모양을 하고 거지의 언어를 배우며 거지와 만나고 있는 것이오. 거지가 부끄럽지 않소.” 원결은 거지의 말을 듣고 「개론(丐論)」을 써서 “「시규(時規)」를 보충하였다”라고 하였다. 이 글은 거지의 말을 빌려 당시 사회를 풍자하고 있다. 당시의 사회병폐를 질타하는 「개론」을 보면, 본래 의미를 유지하면서 가난해서 걸식하게 된 거지의 인격을 존중하여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치가 정당하며 날카롭고 엄숙한 말 중에 거지의 역사와 관련된 중요한 정보를 드러내고 있다. 당나라 때에, 적어도 원결이 살고 있던 당시에는, 어리석은 황제 이륭기(李隆基)가 정권을 잡고 있던 천보 연간에는, 중국의 거지 단체는 기본적으로 빈곤 때문에 길거리를 떠돌아다니며 걸식하게 된 백성이었다. 본래 뜻대로의 거지, ‘정종(正宗)’ 거지다. 적어도 그때에는 불량배가 아직 거지의 중심 구성원이 되지 않았다. 악한이나 도둑, 무뢰배들이 거지 왕국에 부정적인 수단으로 주도 지위를 차지하지 않고 있었다. 거지 단체의 구성원은 당(唐)대와 오대(五代)에 처음으로 범죄단체와 같은 성격으로 추락하기 시작하였다. 송(宋), 원(元)을 거쳐 명(明), 청(淸)대에 이르면 두르러졌다. 이전 사료에서 찾을 수 있는 거지의 자료를 보면, 거지와 관련된 여러 이문취사나 거지의 덕행 이외에 비교적 많은 부분은, 가난 때문에 사방으로 흩어질 수밖에 없었던 거지들이 어떻게 세상에서 경시받고 모욕당했는지를 기록하고 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백신은 항생제와 더불어 인류를 심각한 전염병으로부터 보호해주고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시켜준 혁신적인 발명품이다. 백신은 인간에게 특정한 바이러스나 세균에 대한 면역력을 갖도록 투여하는 의약품이다. 물론 사람뿐만 아니라 가축에게도 전염병 예방을 위한 백신이 사용되고 있다. 백신 접종 시에 바이러스나 세균 등의 특정 병원체를 그대로 사람에게 주사하면 진짜로 감염되어서 병에 걸리거나 죽을 수 있기 때문에 병원성이 없는 유사한 물질이 백신으로 사용된다.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체가 우리 몸에 들어오는 것은 자신의 유전자를 복제하여 개체수를 늘리기 위한 것이다. 병원체는 세포벽이나 단백질 껍질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인체의 면역 체계는 병원체의 내부가 어떤지 들여다 볼 방법이 없다. 따라서 우리 면역 체계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바깥 껍데기에 붙어있는 단백질이 사람의 것이 아니면 적으로 인식하여 공격하는 것이다. 이러한 세균이나 바이러스 껍질에 있는 단백질을 항원이라고 하고, 항원이 우리 인체에 들어오면 적으로 인식하고 이에 대응하는 항체가 만들어져서 항원을 제거하는 것이 면역이다. 특정 병원체의 껍데기 조각이나 단백질을 백신으로 사용하면 유전자가 없기 때문에 감염력은 없지만 우리 면역 체계를 자극하여 항체를 만들어낸다. 백신을 맞은 이후에 같은 병원체에 노출되더라도 백신에 의해 만들어진 항체가 즉각적으로 대응하여 해당 바이러스나 세균이 인체에서 증식하기 전에 제거하므로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이다. 모든 바이러스와 세균의 껍데기는 자신만의 고유한 항원 단백질을 가지고 있고 이것에 대응하는 항체가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백신은 오직 한 종류의 병원체에 대해서만 면역력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새로운 전염병이 나타날 때마다 그것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진 백신을 맞아야 하는 것이다. 백신이 없던 시대에는 전염병에 예방이라는 개념은 없었고, 전염병이 돌면 개개인의 면역력에 따라 감염 여부가 결정되고 병에 걸리면 낙후된 의료 수준으로 인해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였다. 백신의 개발은 인류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나 세균에 대항하는 효과적인 무기를 제공하여 전염병 예방과 수명 연장이라는 놀라운 선물을 안겨 주었다. 인류 최초의 예방접종에는 천연두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 사용되었다. 조선시대에 어린아이들에게 가장 위험한 재앙으로 호환, 마마, 전쟁을 꼽는데, 호환은 호랑이에게 물려가는 것이고, 마마는 천연두(두창)를 뜻한다. 그만큼 천연두는 어린아이들의 목숨을 많이 앗아간 치명적인 전염병이었고, 설사 감염되었다가 낫는다고 하여도 얼굴에 수포가 생겨 곰보가 되는 불행을 가져왔다. 기원 전 이집트에서도 천연두가 발병했다는 증거가 있고, 20세기 들어서도 최소 3억명이 천연두로 목숨을 잃었다는 보고가 있다. 천연두가 워낙 위험한 질병이다 보니 15세기 중국에서는 천연두 환자의 상처 딱지나 고름을 가루로 만들어 코로 흡입하게 하여 천연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가지도록 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들어가서 실제 천연두에 걸리는 위험한 일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18세기에 영국 의사인 제너는 자기 동네에서 소젖을 짜는 일을 하는 여성이 우두(소 천연두)에 걸리고 난 후에 사람을 전염시키는 천연두에는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를 감염시키는 우두 바이러스는 천연두 바이러스와 구조는 유사하지만 사람에게는 병원성이 매우 낮아 위험하지는 않았다. 이러한 우두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접종하여 천연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갖게 하는 종두법을 백신이 과학적으로 적용된 최초의 사례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조선 말에 지석영 선생이 종두법을 도입하여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다. 19세기 파스퇴르에 의해 광견병과 탄저병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면서 본격적인 백신의 시대가 열렸다. 백신으로 실제 살아있는 바이러스나 세균을 사용하면 전염병에 걸리게 되기 때문에 △병원체를 열이나 화학 약품으로 처리하여 죽이되 껍데기에 있는 항원 단백질은 남아있는 사균 백신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살아는 있는데 인체에 해가 없을 정도로 약하게 만든 약독생균 백신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의 독성은 없애고 항원 단백질은 갖는 톡소이드 백신이 일반적으로 사용되어 왔다. 또한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적으로 인식하여 면역력을 갖게 하는 것이 결국 껍데기에 있는 항원 단백질이므로 이것만 따로 분리해서 백신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유전공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유전자로부터 대량으로 항원 단백질을 생산하여 백신으로 활용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 백신 중에 mRNA 백신은 기존의 백신과는 다른 과학적 원리를 활용하여 만들어 지는데 코로나 백신과 진단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다뤄보려 한다. 백신은 전염병의 확산을 막는 강력한 무기이다. 예방접종이 이루어 지면서 천연두는 인류가 최초로 완전히 박멸한 질병이 되었다. 1980년 5월에 WHO(세계보건기구)는 천연두 근절을 선언하였고,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천연두 예방접종을 하지 않게 되었다. 천연두 외에도 홍역, 결핵, 수두 등의 전염병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는데 백신이 개발되고 예방접종이 이루어 지면서 이제는 감염자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물론 결핵 예방접종을 했더라도 다시 결핵에 걸리는 경우가 있듯이 백신이 모든 사람에게서 해당 전염병을 100% 예방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천연두, 홍역, 소아마비와 같이 백신이 없던 시대에 치명적이었던 전염병들이 현대에서는 거의 발병하지 않는 데에서도 백신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아이들은 전염병에 취약하므로 우리나라에서도 소아국가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소아국가예방접종은 국가에서 필수적으로 권장하는 것으로 B형 간염, 결핵,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폴리오, 폐렴구균, 로타바이러스, 홍역, 풍진, 수두, A형 간염, 일본뇌염 예방접종 등이 여기에 들어간다 백신이 전염병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아무리 얘기하여도 코로나의 사례를 예로 들며 백신을 맞아도 다시 걸리더라 또는 부작용이 심하다더라 하면서 걱정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백신은 한번 맞으면 인체의 면역 세포가 그것을 적으로 기억하고 항체를 만들어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번 접종으로도 병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백신을 맞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해당 병원체에 대한 면역 세포의 기억이 희미해지고 항체의 양도 점점 줄어드는 경우가 있어 몇 차례 예방접종이 필요할 수도 있다. 또한 바이러스는 돌연변이를 계속 일으키기 때문에 껍질의 항원 단백질의 구조가 바뀌어 기존의 항체가 인식하지 못하게 되므로 바뀐 항원에 대한 백신을 다시 맞아야 한다. 그래서 독감 백신도 해마다 맞는 것이고 코로나 백신도 새로운 돌연변이가 나타날 때마다 맞는 것이다. 백신은 임상 시험을 거쳐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우리 몸에 원래 존재하는 물질이 아닌 것을 인체에 넣기 때문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그 증상은 경미하고 지속 시간도 짧다. 사람의 체질과 상태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하여 예방접종은 반드시 병원에서 하게 되어 있고, 일정 시간을 머무르게 하면서 지켜보게 하고 있다. 간혹 사람에 따라 백신 접종에 따른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날 수도 있지만 백신을 맞았을 때의 이점이 부작용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권하는 것이다. 하지만 면역 억제치료를 받고 있거나 백신에 사용되는 항원이나 첨가제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백신을 맞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백신 접종은 전염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보호해 주는 중요한 수단이다. 집단 내에 면역을 가진 개체수가 많아질수록 전염의 고리가 끊어져서 백신을 맞지 못하는 사람들도 보호할 수 있다는 측면을 고려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백신 접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백신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되게 백신의 유통과 보관 과정이 철저히 관리되어야 하고, 부작용 발생 시에 그 원인을 파악하여 적절한 대책과 보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 김동청 교수는? =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 대학원 생화학과 이학석사 및 서울대 대학원 농화학과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상㈜ 중앙연구소 선임연구원, 순천제일대 조교수, 영국 캠브리지대 방문연구원, 성균관대 기초과학연구소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청운대 인천캠퍼스 화학생명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식품기술사 자격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