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토박이 여성 도판화가 김현자 ... 사소한 일상을 담다

  • 등록 2025.07.02 1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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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의 '길 가는 그대의 물음' ... 제주문화이야기(40) 섬, 흐르는 시간 속에서 ①

 

우리는 그림을 보통 종이나 캔버스에만 그리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흙판을 말려서 유약으로 그림을 그리고 구워 완성하는 것을 도판화(陶版畵)라고 한다. 결코 쉽지 않은 이 도판작업의 주인공은 여성화가 김현자다.

 

그녀는 최근 어른들을 위한 동화 그림처럼 도판화 그림전을 열었다. 2025년 6월 '섬, 흐르는 시간 속에서'라는 이름으로 아라갤러리에서 섬에 사는 우리들의 아주 사소한 일상을 눈여겨본 작품들을 선보였다.

 

김현자는 미술교사 출신으로 현재 전업작가로 살면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있다. 화가이자 소설가로서 그녀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바로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는 일상의 저편이다.

 

도판화가 김현자는 제주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로서 제주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했다. 제주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미술 교사 시절부터 제주에 있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정년 후에도 도판화가 이자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1988년부터 한국미술협회제주도지회 회원으로서 ‘즐거운 섬 연작’ 작업을 해오고 있다. 문학에도 조예가 깊어 2012년 한라신춘문예를 통해 등단, 제주의 선사시대와 해방 직후의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 '슬이의 노래'를 발표하였다.

 

1992년 제주 한국화회 창립 회원으로 2025년 현재에 이른다. 2011년부터는 옹기문화 연구회 회원으로서 제주 흙을 활용한 도자작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2014년 제주대학교 산업대학원 학위 논문으로 옛날 제주 옹기에 대한 고찰을 해 현재의 제주 음식을 담는 도자 식기에 관하여 연구하고, 음식 그릇을 디자인함으로써 제주 음식에 도자예술의 중요성을 모색 접목하였다.

 

2015년부터는 제주대학교 공과대학 산업디자인학과 졸업생으로 이루어진 ‘수 그라프트’ 및 제주도예가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도자의 쓰임과 제주의 정서를 담아낸 작품들을 제작했다. 최근에는 도예에 회화를 접목한 도자회화 작업 (도판화)을 주로하고 있다.

 

전시장에서 도판 전시 때 소개했던 김현자의 짧은 글들을 몇 편 보면, 그녀의 감수성이 묻어난다.

 

<섬의 아침은 소란하다>

바다는 밤새

해무를 끌어다

온 섬에 풀어놓았다.

뒤쫓아 온 햇살이

부서지며 내렸다.

 

<처음은 다 어렵다>

작업실을 처음 마련했다

‘하다 창작실‘.

do의 하다와

many라는 제주어의 중의적 단어지만

난 마음속에 do를 더 심어 놓는다.

게으른 나를 깨우는 죽비소리

 

<‘하루’의 정원>

처음 들인 강아지 ‘하루’

빠삐용, ♀, 여섯 살.

작업실 마당은 온전히 ‘하루’ 차지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유정은?

= 최남단 제주 모슬포 출생이다. 제주대 미술교육과를 나와 부산대에서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술평론가(한국미술평론가협회), 제주문화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제주의 무신도(2000)』, 『아름다운 제주 석상 동자석(2003)』, 『제주의 무덤(2007)』, 『제주 풍토와 무덤』, 『제주의 돌문화(2012)』, 『제주의 산담(2015)』, 『제주 돌담(2015)』. 『제주도 해양문화읽기(2017)』, 『제주도 동자석 연구(2020)』, 『제주도 산담연구(2021)』, 『제주도 풍토와 문화(2022)』, 『제주 돌담의 구조와 형태·미학(2022)』 등이 있다.

 


 

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 jci61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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