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식위천(以食爲天)’, 사람이 살아가는 데 먹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는 말이다. 옛 중국인은 먹는 것을 하늘로 삼았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의식주가 부족해 생계를 꾸려나갈 수 없다면 구걸하게 되고 거지가 된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거지에 관한 여러 가지 조사의 대부분은 이런 상황에 주의하고 있다. 현장에서 여러 가지 구걸하는 추태를 대면했을 때 그들에게 물었다. “당신이 이렇게 구걸하는데, 가장 기초적으로 가지고 있어야할 체면도 없고 염치조차도 필요 없다는 말이요?” 대답은 지극히 자연스러우면서 단순하고 명쾌하였다. “배고픔을 참을 수 없는데 체면을 살필 겨를이 어디 있단 말이요. 체면을 생각하면 굶어 죽고 얼어 죽게 생겼는데, 이런 상황까지 이르렀는데 체면이 뭐가 필요하오!” 이런 솔직한 대답을 들으면 사람들은 놀라면서도 이치에 맞는다고 생각하게 된다. 논리에 맞는다고 생각하여 그들을 동정하게 된다. 그런데 거지의 다른 면을 보면 어떻게 될까. 돈을 위해서는 어떤 나쁜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돈이 생기면 주색잡기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한다. 먹고 마시며 오입질도 하고 도박도 한다. 매우 많은 거지들이 때때로 놀랄만한 금액을 집에 붙이기도 한다.……말문이
제주도립미술관은 오는 23일부터 7월 21일까지 이건희컬렉션 한국 근현대미술 특별전 '시대유감'(時代有感)을 연다고 15일 밝혔다. '시대유감' 전(展)은 국립현대미술관의 이건희컬렉션 지역순회전이다. 격동의 한국 근현대 역사와 시대 속 여러 감정들의 결정(結晶)이라 할 수 있는 작품들을 통해 시대를 초월해 작가와 관람객이 함께 호흡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이건희컬렉션 50점을 중심으로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40명 작가의 작품 86점을 선보인다. 농촌과 도시의 질박한 서민의 삶을 통해 토착적 사실주의를 구축한 박수근(1914∼1965), 전쟁으로 인한 이산(離散)이라는 정서를 개성적으로 표현한 이중섭(1916∼1956), 맑고 투명한 동심의 세계를 보여준 장욱진(1917∼1990), 자연을 빛나는 색채로 표현한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유영국(1916∼2002), 예술적 사유와 정신적 성찰을 통해 불각(不刻)의 아름다움을 성취한 조각가 김종영(1915-1982) 등 한국 근현대미술을 수놓은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시대유감' 전은 ‘시대의 풍경’, ‘전통과 혁신’, ‘사유 그리고 확장’, ‘시대와의 조우
제주도 해녀박물관과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박물관은 15일부터 내년 2월 2일까지 독도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독도 그리고 해녀' 공동 기획전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울릉도와 독도로 출어한 제주 해녀의 역사와 활동내역, 조업방식의 변화 등 울릉도와 독도에 적응해가는 해녀의 문화사를 다각도로 보여준다. 울릉도와 제주도를 이어주는 인트로 영상을 시작으로 '제주해녀의 독도 출어 연보', '해녀 어구의 변화', '독도 최초의 주민 최종덕과 제주해녀', '울릉도에 정착한 제주해녀 생애사' 등 4가지 주제를 선보인다. 두 박물관은 앞으로 독도 출향 물질 역사를 기억하는 제주 해녀를 심층적으로 조사·연구해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정재철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이번 전시는 독도 영유권 강화에 기여한 제주 해녀의 역사를 다시 한번 재조명하는 전시"라며 "앞으로도 두 기관의 협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문도연 기자]
새해를 맞아 새로운 연재를 시작합니다. 고광표 작가의 '돌하르방이 전하는 말'입니다. 제주의 상징이자 제주문화의 대표격이나 다름 없는 석상 '돌하르방'을 통해 '오늘 하루의 단상(斷想)'을 전합니다. 쉼 없이 달려가는 일상이지만 잠시나마 생각에 잠기는 순간이기를 원합니다. 매주 1~2회에 걸쳐 얼굴을 달리하는 돌하르방은 무슨 말을 할까요? 독자 여러분의 성원을 기다립니다./ 편집자 주 "일 허젠 허난 속아수다" (일 하려고 하니 수고했습니다) "Thank you for your hard work." ☞ 고광표는? = 제주제일고, 홍익대 건축학과를 나와 미국 시라큐스대 건축대학원과 이탈리아 플로렌스(Pre-Arch )에서 도시/건축디자인을 전공했다. 건축, 설치미술, 회화, 조각, 공공시설디자인, 전시기획 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하는 건축가이며 예술가다. 그의 작업들은 우리가 생활에서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감정에 익숙한 ‘무의식과 의식’ 그리고 ‘Shame and Guilt’ 등 현 시대적인 사회의 표현과 감정의 본질을 전달하려 하고 있다.
올해 제주에서 전국대회 1개, 지역대회 5개 등 모두 6개의 승마대회가 열린다. 제주도는 2024년도 농림축산식품부 축산발전기금 승마대회 활성화 지원 선정 결과에 따라 올해 모두 6개의 승마대회 개최를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대회는 전국대회 1개, 지역대회 5개로 '제6회 제주도지사배 전국승마대회', '2024년 제주도 승마협회장배 승마한마당', '제9회 제주도 교육감배 전국유소년 승마대회', '2024년 제주승마축제', '제4회 쉬멍타는 승마대회', '제9회 헌마공신 김만일배 전도승마대회' 등이다. 제주도는 지난해 5월 농림축산식품부가 공모한 승마대회에 신청해 6개가 선정됨에 따라 4억24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승마대회용 임시 마사(승마대회에 참여하는 승마용)와 심판용 부스(냉난방 시설이 완비된 이동형 심판 부스)를 구매해 승마대회를 지원한다. 강재섭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상반기 2개 대회, 하반기 4개 대회가 열릴 예정으로 승마인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앞으로도 승마인구 확대와 승마산업 활성화를 위해 신규 지원사업도 지속 발굴해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 승마대회 일정
백신은 항생제와 더불어 인류를 심각한 전염병으로부터 보호해주고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시켜준 혁신적인 발명품이다. 백신은 인간에게 특정한 바이러스나 세균에 대한 면역력을 갖도록 투여하는 의약품이다. 물론 사람뿐만 아니라 가축에게도 전염병 예방을 위한 백신이 사용되고 있다. 백신 접종 시에 바이러스나 세균 등의 특정 병원체를 그대로 사람에게 주사하면 진짜로 감염되어서 병에 걸리거나 죽을 수 있기 때문에 병원성이 없는 유사한 물질이 백신으로 사용된다.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체가 우리 몸에 들어오는 것은 자신의 유전자를 복제하여 개체수를 늘리기 위한 것이다. 병원체는 세포벽이나 단백질 껍질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인체의 면역 체계는 병원체의 내부가 어떤지 들여다 볼 방법이 없다. 따라서 우리 면역 체계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바깥 껍데기에 붙어있는 단백질이 사람의 것이 아니면 적으로 인식하여 공격하는 것이다. 이러한 세균이나 바이러스 껍질에 있는 단백질을 항원이라고 하고, 항원이 우리 인체에 들어오면 적으로 인식하고 이에 대응하는 항체가 만들어져서 항원을 제거하는 것이 면역이다. 특정 병원체의 껍데기 조각이나 단백질을 백신으로 사용하면 유전자가 없기 때문에 감
광동제약은 지난 11일 제주도체육회를 찾아 ‘2024 제주메세나 도민문화향유사업’ 활성화를 위해 기부금 1억원을 후원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기부는 체육·문화·예술 등 다양한 문화예술사업을 지원해 제주 도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돕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졌다. 기부금은 오는 19일 열리는 ‘제58회 제주도민체육대회’ 식전 문화예술공연에 활용될 예정이다. 지난 11일 제주도체육회 회장실에서 진행된 기부금 전달식에는 광동제약 구준모 F&B영업본부장, 제주메세나협회 양문석 회장, 제주도체육회 신진성 회장 등이 참석했다. 광동제약은 제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매년 1억원 상당의 건강 음료를 기부하고 있다. 또 제주개발공사와 함께 ‘희망&나눔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통해 도내 주거 취약계층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제주삼다수 재단 장학금 후원, 제주 콩 농가 지원, 유기 동물 보호 프로젝트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광동제약 구준모 F&B영업본부장은 “제주삼다수 유통사로서 제주 도민에게 문화예술이 주는 풍요로운 삶을 선사하고자 문화 지원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에 관심을 두
제주올레 어린이걷기축제가 처음으로 다음달에 열린다.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만 5살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제1회 펠롱펠롱, 제주올레 어린이걷기축제'를 연다고 11일 밝혔다. 펠롱펠롱은 어린이들이 경쾌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나 작은 빛이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현상을 말할 때 쓰는 제주어다. 이번 축제는 서귀포청년회의소와 함께 다음달 11일 오후 2∼6시 제주올레 6코스 구두미포구에서 자구리공원까지 약 4㎞ 구간에서 열린다. 종점 장소인 자구리공원에서는 다채로운 공연과 먹거리, 어린이가 주체적으로 운영하는 벼룩시장 등이 열린다. 또 '유퀴즈 온더 블럭'에 출연한 '시 쓰는 제주소년' 민시우의 두 번째 동시집 '고마워' 속 문장들을 세워 아이들이 자연과 함께 시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 민시우는 축제 홍보대사로 위촉돼 공식 포스터용 그림도 그렸다. 제주올레는 어린이가 주인공이 되어 재미있고 풍성한 축제를 만들기 위해 어린이기획단 1기를 모집했다. 기획단은 개·폐막식을 알리는 어린이 MC, 축제를 홍보하고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어린이 기자단, 올레댄스 공연, 어린이 벼륙시장 기획 등의 활동을 한다. 축제 참가 신청은 오는 19일까지 이벤터스(https://eve
거지를 보는 관점에 모순이 존재한다. 복잡하고 여러 특징을 가진 사람이 모인, 모순에 가득 찬, 어중이떠중이가 모인 구성원이기에 그렇다. 신비한 조합이 모순된 관점을 가지게 된 원인이다. 각양각색의 거지 유형을 식별하면 그 일부를 알 수 있다. 거지의 여러 가지 걸식 방법으로 분류하면, 거지를 크게 11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 첫째, 지팡이를 짚고 그릇을 들고 다니면서 거리에서 동냥하는 사람이 가장 많다. 그 다음으론 길거리에서 무릎을 꿇고 다니면서 동냥하는 거지, 그 다음으론 큰소리로 ‘동냥 줍쇼’ 외치며 다니는 거지가 많다. 여기에는 네 가지 부류가 있었다. 동항(東項), 서항(西項), 홍항(紅項), 백항(白項)으로 구분된다. 억지 부리며 강압적으로 구걸하는 거지는 홍항이고 애걸복걸하며 구걸하는 거지는 백항이다. 동항과 서항은 어떠했는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둘째, 전문적으로 경조사를 거행하는 점포, 매장, 가정에 가서 금일봉을 요구하는 거지다. 거지에게는 근거지가 있었다. 자기 경계를 넘지 못했다. 다른 근거지에서는 구걸하지 못했다. 규정과도 같았다. 금일봉 액수의 대소는 큰일을 치루는 가정의 크기에 따라 달랐다. 이외에 거지는, 신부를 맞을
2024년 '장한장애인대상'에 양승혁(56)씨, '장애인어버이대상'에 문재심(57)씨가 선정됐다. 제주도는 올해 장한장애인대상 1명, 장애인어버이대상 1명, 장애인도우미대상 개인·단체 각 1명, 장애인복지특별상 2명을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10일 밝혔다. 도는 매년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기념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모범적으로 생활하는 장애인과 장애인복지 증진에 크게 기여한 개인·단체에게 시상하고 있다. 장한장애인대상으로 선정된 양승혁씨는 중증 지체장애인으로, 한국장애인제주DPI 부회장과 장애인인권센터소장, 제주장애인영상미디어센터장 등 장애 관련 여러 기관장을 역임하며 장애인 문화예술 인프라 구축과 장애인 인권 향상에 기여한 공이 커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 현 전국장애인체육진흥회 지사장 및 주식회사 천운 대표이사로, 장애체육인의 권리 향상과 장애인 체육선수 발굴·육성, 장애인 체육시설 확충 등 장애인 체육발전에 기여했다. 더불어 장애인기업인으로 취업취약계층 채용으로 고용확대를 통한 지역발전에도 공헌했다. 장애인어버이대상을 받는 문재심씨는 지체장애에도 중증 뇌병변·지적장애 자녀의 6개월부터 시작된 병원 진료와 12년간의 특수학교 등·하교를 도맡아 무사히
제12회 제주4·3평화문학상 당선작이 결정됐다. 제주4·3평화문학상 운영위원회는 지난 1일 본심사를 통해 시 부문 김은순의 「사월은 예감도 예고도 없이」, 논픽션 부문 하상복의 「칼라스의 전사-관용의 사상가, 볼테르」를 제12회 4·3문학상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장편소설 부문은 당선작을 결정하지 못했다. 4·3문학상을 주관하고 있는 제주4‧3평화재단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 26일까지 전국 공모를 진행했다. 그 결과 국내.외에서 303명이 2002편(시 1880편, 장편소설 115편, 논픽션 7편)이 접수됐다. 시 부문 당선작 「사월은 예감도 예고도 없이」는 작가의 <마고할미의 눈물> 연작시의 한 작품이다. 심사위원단은 당선작에 대해 “ ‘한날한시 엉켜버린 죽음’에 대한 애가이자, ‘죽음의 언덕을 밟고’ 오는 새 시대에 대한 염원을 잘 드러내고 있다. 현재성과 더불어 절제되고 내밀한 언어가 진정성을 느끼게 하며, 향토적 색채와 자연과의 친화를 통해 의미망을 넓혀가는 시의 전개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논픽션 당선작 「칼라스의 전사-관용의 사상가, 볼테르」는 18세기 프랑스에서 일어난 칼라스 사건과 관련한 계몽사상가 볼테
닫혀있는 듯 보이나 결코 그렇지 않다. 그저 차마 못내 드러내지 못했을 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그렇듯. 자폐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가 있는 한 여성이 끝내 꿋꿋이 삶을 털어냈다. 스스로의 삶을 일기 형식의 그림으로 풀어냈다. 제주 출신 김현정(29)씨가 오는 1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3전시실에서 여는 '바람의 빛깔, 나의 일기를 그리다' 개인 전시회. 김씨는 일상에서의 사회적 상호작용, 의사소통, 그리고 자신의 행동과 관심에 대해 그림을 그렸다. 그의 가족은 ASD 장애를 겪는 특별한 삶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마음을 담아 그림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가슴 절절한 사연이 소개된다. 그림에는 물건을 정렬하는 모습, 특별한 소리에 과민한 행동,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는 의사소통의 한계, 다른 사람과 눈맞춤이나 상호작용의 어려움 등이 담겨 있다. 하지만 그건 어려움일 뿐 모자란 것도, 부족한 것도, 따지고 보면 장애도 아닌 것을! 김씨 가족은 자폐증의 다양한 증상이 이해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전시를 기획하고 전시실 공간을 직접 구현했다고 전했다. 전시를 보러 온 한 심리학자는 “자폐스펙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