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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한상범이 본 제주찰나(8)] 반짝이는 잔물결에서 모든게 하나가 되다

 

윤슬-.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이 단어는 현재 거의 사어(死語)가 되다시피해 평소에 잘 쓰지 않는 말이다.

 

그런데 이 윤슬은 제주도에서 처음 썼던 말로 일부 사전에는 제주방언에서 유래되었다고 명기되어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이나 우리말 큰사전에도 등재되어 있는 순수 우리말로 나와 있지만 어원은 확인할 길이 없다.

 

윤슬은 다른 말로 '물비늘'이라고도 하는데 물비늘 역시 순수 우리말이다.

 

햇살을 받아 잔잔하게 퍼지는 윤슬, 참 이쁜 말이다.

 

우리는 늘 보는 풍경에 익숙해지다 보면 어느 순간 정서적 감흥, 감동이라는 것이 무뎌지기도 한다. 그리고 어떤 이에게는 현실적 생존과 고통의 터전이기도 한 그런 처절한 삶의 현상에서 아름다운 풍경에 대한 감상과 감흥, 감동은 오히려 사치스럽다 할 수도 있겠다.

 

아니 팍팍한 삶이 먼저라서 감흥, 감동이라는게 나하고는 어울리지 않은 저만치 멀리 떨어진 남 얘깃거리 밖에 안될 수도 있다.

 

그런 마음에 비추어보면
고향을 떠나 한참만에 돌고 돌아 다시 돌아온 그리운 나의고향 제주바다의 윤슬은 고달픈 현실속에서 잊고 있었던 과거의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과거 어릴적 익숙하게 뛰어놀던 바다의 고향빛이며 해녀인 엄마의 뱃속에서 태동되어 이 땅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 뿌리와 근본의 빛이다. 또한 자연의 위대함을 뒤늦게 알면서 삶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는 안식과 평안의 빛으로 이제는 다가온다.

 

참으로 감사할 일이다.

 

늦게라도 내 뿌리인 고향에 돌아와 앞으로 이 천혜의 환경이 오염되지 않고 자연의 은혜와 축복이 빛나는 터전에서 주어진 모든 삶을 사랑하며, 모든 것에 감사하며 부끄럽지 않게 고향에서 삶을 마무리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참으로 감사할 일이다.

 

윤슬과 마주칠 때 나의 마음과 육체는 햇살 속에서 물결과 함께 반짝거려 눈이 부시다. 몽롱함과 나른함 속에 조용히 나의 내면이 흔들리며 깨어난다. 평온함에 감사하고 동시에 모든게 함께 연결되고 하나되는 알지 못할 묘한 합일(合一)에 들게 한다.

 

이런 풍경이 사실 내 맘 깊은 곳에 오랜동안 뿌리처럼 응축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제와 뒤늦게 새롭게 증폭되고 발견되는 것은 그동안 고향이 아닌 객지에서의 삶이 팍팍했던 이유이다. 마음의 여유가 없었음이리라.

 

그래서 나에게 고향바다의 윤슬은 더욱 더 의미있고 특별히 감사하게 다가오는 멋지고 아름다운 풍경인 것이다.

 

술자리에서 내가 입도하면서 그린 첫 그림을 사겠다던 마음씀씀이 고마운 김모 친구가 있다. 이 작품은 그 친구의 말대로 인연따라 그 친구에게 시집을 갔다.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늘 자연의 빛, 제주의 빛에 감사하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한상범은? = 제주제일고, 홍익대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나와 홍익대 미술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담묵회 창립회원, 아티스트그룹 '정글' 회원, 민족미술협회 회원, 한국미술협회 노원미술협회 회원, 디자인 출판 일러스트작가, 한강원 조형물연구소 디자이너, 서울 제주/홍익조형미술학원 원장, 애월고 한국화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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